둥굴레, 너는 `논어`를 벌써 읽었구나. 며칠 전 40, 50년 된 주목나무를 심으려고 구덩이를 팠습니다. 얼어붙은 땅속에 둥굴레가 잠자고 있었습니다. 주목나무는 `살아 천년, 죽어 천년`이란 애칭이 있는 데 여기 잠자고 있는 둥굴레는 `천년만년 살고 지고`입니다. 약초를 재배 할 때 다년생 초본의 뿌리가 7년 넘기기가 쉽지 않습니다. 명약인 인삼이 그러하고 도라지, 더덕, 잔대들도 한곳에서 장생 하기는 쉽지 않습니다. 그 이유 중의 하나가 토양 중의 양분 결핍입니다. 그래서 좋은 양분이 있는 땅에 옮겨 심어 연수를 더하게 됩니다. 그런데 둥굴레는 옮겨 심지 않아도 천년만년을 사는 지혜가 있습니다. 둥굴레는 7년 묶은 뿌리줄기인 근경이 스스로 죽으며 양분이 됩니다. 염낭거미와 가시고기 같습니다. 거미 중에 염낭거미는 번식기가 되면 나뭇잎을 말아 주머니를 만들어 알을 낳고 새끼가 부화하면 자신의 몸을 새끼들의 먹이가 됩니다. 가시고기도 수컷은 자신이 만든 둥지에 암컷이 알을 낳으면 부화 할 때까지 알을 케어하다가 죽어 자기 몸을 새끼들의 먹이로 삼는 희생으로 후대를 안전하게 이어갑니다. 둥굴레의 희생은 이러합니다. 둥굴레 한마디 근경을 심으면 매년 2개의 마디근경을 만듭니다. 6년이 되면 32마디근경이 되고 7년이 되면 7년 된 마디근경이 죽어버립니다. 그러면 16마디근경으로 된 무리가 2개로 분가합니다. 16마디근경은 다음해 32마디근경이 되며 또 7년 된 마디근경이 죽으므로 16마디근경으로 된 두 무리로 분가하는 것이 해마다 지속됩니다. 이 놀라운 번식 능력으로 `천년만년 살고지고`가 됩니다. 수확 할 때쯤이면 뿌리줄기가 엉켜서 대나무밭 같습니다.둥굴레는 잎, 꽃봉오리, 열매가 둥굴둥굴하고 뿌리줄기에 동그란 굴레 모양의 마디가 있어서 조선시대 이두식 명칭으로 두응구라豆應仇羅로 표현되었고 학명  Polygonatum odoratum var. pluriflorum (Miq.) Ohwi의 속명인 polygonatum은 poly(많다)와 gonu(무릎)의 합성어로 뿌리줄기에 마디가 많다는 의미이며 줄기가 대나무처럼 생겼고 마디뿌리가 번진다하여 옥죽玉竹이라 부릅니다. 생약명은 둥굴레, 왕둥굴레 등을 옥죽 또는 위유萎蕤라하고 층층갈고리둥굴레, 진황정 등은 황정黃精입니다. 잎과 꽃이 예뻐서 관상용과 조경용, 어린순은 식용, 땅속줄기는 식용 또는 약용으로 쓰입니다. 뿌리줄기인 근경은 옛날 흉년이 들었을 때 먹는 구황식품이었고 최근 차로 인기가 높으며 마시면 구수한 숭늉 맛이 나고 음료수 대용으로 갈증 해소는 물론 식욕이 떨어져 약해진 기운을 보충해주고 공복감도 덜어 주기도 합니다. 약으로 쓸 때는 뿌리줄기를 말린 것을 탕으로 하거나 증건하여 가루 내어 환제 또는 산제로 사용합니다. 100년 담금술을 마시면 신선이 되어 올라간다는 옛말이 있듯이 오래 묵힐수록 좋은 약술이 됩니다. 둥굴레의 근경은 혈관계통개선 작용, 강장작용으로 건강 생활과 신진 대사 촉진에 효험이 있습니다. 송구영신, 묵은해를 보내고 새해를 맞이하는 길목에서 무엇을 생각하고 무엇을 행해야 할까요? 둥굴레가 자신의 몸인 뿌리줄기 1개를 희생하므로 내년에 32마디로 된 독립개체를 만들어 새순을 내 듯이 다사다난했던 지난 시간의  경험들을 온고溫故하고 대망의 2019년 기해년己亥年의 희망은 지신知新합니다. 새로운 인터넷 정보와 매체를 통한 엄청난 양의 학문과 이론 그리고  나라와 국제 정세를 온고지신합니다. 한 해 동안 신문과 방송에서 평화, 통일, 혁신, 적패가 이슈였습니다. 이제는 백성이 평안하고 행복한 나라로 나아가는 평화 통일 그리고 나라가 안정되고 글로벌한 혁신과 적패의 정책이 온고지신하는 새해를 기다려 봅니다. 오늘도 둥굴레는 땅속에서 옛것을 익히고 새것을 아는 논어 위정편의 온고지신溫故知新을 읊조리며 행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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