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2월이 시작되면서 집으로 안내문이 왔다. <아나바다 알뜰시장>을 하므로 판매 가능한 물품을 보내달라는 내용이었다. 올해 유치원을 졸업하는 아들에게 말했다. “이젠 네가 커져서 안 쓰는 물건은 유치원 동생들에게 팔자”고.
첫 주에 한보따리를 보냈다. 일주일이 지난 뒤 아들이 “엄마, 알뜰시장 물건 갖고 가야해요” “저번에 보냈잖아” “교환권으로 받을 거야” 아들은 시장에 물건을 더 내 놓고 싶단다. 이번에는 쓰는 물건도 내 놓으려는 자세로 임한다. “엄마, 물건을 갖고 가면 친구들이 와~ 하는 물건을 갖고 가고 싶어요” 친구들의 관심을 받고 싶은가 보다. 캐릭터 물건들을 챙긴다. 펭귄모자도.
12월19일 천령 아나바다 알뜰시장이 열려 행사 도우미로 참여했다. 육아휴직 중이라는 아버지도 참석해 인상적이었다. 학부모 일부는 팝콘, 뻥튀기, 와플코너, 일부는 천령관 시장 물품코너를 운영했다.
어린 원생들부터 시장보기가 시작됐다. 아들이 팽이를 사 달라고 조를 때 알뜰시장에서 물건을 사자고 했는데 아들 반은 맨 마지막 장보러 온다. ‘팽이가 없겠구나!’
학부모끼리 자율적으로 담당구역을 정하고 행사진행을 의논한다. 어른들도 참여할 수 있는 이런 장터가 있으면 좋겠다. 괜찮은 물건은 버리기 아깝고 사는 건 비싸니 말이다. 재활용도 하고 좋은 일이지만 나서서 하는 이는 없다.
만 5세반이 갑자기 몰려왔다. 아들 반이다. 펭귄모자를 쓰고 온 아이가 눈에 띈다. 아들이 준 선물이라고 했다. 펭귄모자는 알뜰장에 내지 않고 친구를 주었나보다. 만5세 친구들은 물건을 깎을 줄도 안다.
집으로 돌아온 아들의 장본 물건을 보니 몇 개 없다. 친구들에게 주었다고 했다. 외동인 아들 선심이 후하구나. 장본 것 중 아빠에게도 선물을 건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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