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체는 아니다. 하지만 일부 그들의 어깨엔 힘이 들어가 있다. 그들의 목은 뻣뻣하여 잘 돌아가지 않는다. 머리로 피가 잘 통하지 않아 머리가 굳어져 있다. 머리가 굳어져 있으니 생각도 멈춰 잘 돌아가지 않는 것 같다. 많은 시간을 책상머리에만 앉아 사무를 보니 온몸이 저리고 아플 수밖에 없다. 그래서인지 몸과 생각은 잘 바뀌지 않는다.
관습과 관례와 근거에 의해서만 일이 처리된다. 새롭거나 창의적이거나 확실하지 않은 것을 시행하다 잘못되면 다친다고 생각하기 때문에 좀처럼 움직이지 않는다. 전에 했던 대로 주어진 것만 잘 하면 된다. 굳이 나서서 무엇을 할 필요가 없다. 위로는 시키는 대로 잘 따르고 아래로는 지시하면 잘 따라오게끔 되어 있으니 새로운 것으로 무리할 필요는 없다. 잡음 나지 않게 잘 지내면 된다.
국민권익위원회가 실시한 2018년 공공기관 청렴도 조사 결과에서 함양군은 최하위 5등급을 받아 전국 꼴찌에 또 뽑혔다. 놀랍게도 4년 연속 수상하는 기염을 토했다. 군수가 4회 연속 구속되는 불명예도 모자라 일하는 공무원까지 못지않게 따라가니 말하는 입이 부끄럽고 화가 나지만 무엇을 할 수 있단 말인가?
함양종합사회복지관 입구에 안내문이 붙어있다. 엑스포축제 위원회의 사무실로 복지관 3층 전부를 2년 동안 사용하니 그동안 군민들이 배워오던 교양강좌는 일부 없어지고 조정된다는 것을 알리는 통고문이다. 천 명 이상이 등록하여 취미활동과 평생교육강좌를 공부해 오던 학생들은 교실을 빼앗겨 배우고 싶은 강좌를 배우지 못하게 되었다. 수강생들과 강사들에게 한번의 상의도 없이 일방적인 결정을 하고 통고했다.
배움이 없는 사회는 죽은 사회다. 군민의 행복이 우선되어야 하는 이 사실을 그들은 알고 있을까?
함양의 보도블럭은 아무리 멀쩡해도 연례행사로 뜯겨지고 다른 것으로 대체된다. 상림 입구의 방지턱은 왜 그리 높은지 차 밑바닥이 닿아 운전자들은 욕을 하며 다닌다. 거리에 새 아스콘을 깔면 무엇 하나. 몇 달 뒤엔 또다시 파헤쳐질 것을.
음식물처리수거통은 아파트 서너 군데를 빼고 주택가에는 없다. 분리수거를 외치지만 음식물의 악취는 계속된다. 주정차위반 경고문이 자동차에 다닥다닥 붙어있다. 하지만 주차장은 십년 전이나 지금이나 별로 달라진 게 없다. CCTV나 달고 감시차량만 열심히 다니게 하면 그만이다. 군민은 속수무책으로 버리고 걸리고 속수무책으로 벌금을 낸다. 어느 공무원도 시행된 업무에 대해서 책임지는 자세는 없다.
청렴도란 무엇인가? 깨끗함이다. 바른 몸가짐과 업무에 있어 공정하게 처리되고 창의적으로 일하는 자세를 말한다. 일찍이 우리 선조는 관직수행 능력과 청렴 근검 도덕 경효 인의등의 덕목을 겸비한 청백리를 뽑아 참다운 공직자상을 보여주며 후대까지 칭송했다.
해마다 깨끗한 공무원을 결의하며 사진 찍어 알리며 일회성 행사로 우리는 깨끗하다고 외친다. 뻣뻣한 목을 부드럽게 하고 머리를 좌우로 돌려 지혜를 찾을 때다. 행정편의주의를 벗어나고 일방적 통행방식을 바꾸지 않으면 안 될 것이다. 생각을 확 바꾸어 학습의 우선권을 먼저 보장해주고 분리수거함을 설치하고 주차장을 확보하고 곳곳을 파헤치는 쓸데없는 공사는 하지 않았으면 좋겠다. 공무원은 군민을 위하여 봉사하는 자리인데 군민 보다 높은 자리에 앉아 명령하는 자리라고 생각하는 의식이 바뀌지 않는 한 군민의 복지와 군민의 행복은 쉽게 오지 않을 것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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