피부의 과민증상과 피부병은 서양 사람들에게 많이 발생했었으나, 요즘은 서양 음식을 받아들여 식생활에 변화를 가져오면서부터 동양 사람들에게도 흔히 나타나는 질병이 되었다. 일 년 사계절을 에어컨으로 조절된 방안에서 생활하게 되었고, 냉장고와 정수기를 갖고 있기 때문에 항상 시원한 냉수나 음료를 마실 수 있게 되었다. 폐肺와 대장大腸은 오행五行 상 금金에 해당된다. 한의학에 “과식냉음상폐過食冷飮傷肺”란 말이 있다. 다시 말하면 ”지나치게 찬 음식을 먹고 찬 음료를 마실 경우 폐가 상한다.”는 뜻으로, 폐기肺氣가 상하면 즉시 피모皮毛에 문제가 생긴다. 특히 자라나는 어린 아이들에게 찬 음식과 찬 음료를 마시게 하면 신체가 약해진다. 지금 당장 신체가 약해지는 것은 아니나, 후에 성년이 되어 질병이 발생하는 경우가 많다. 그래서 과민증상과 피부병은 면역력이 약해졌다는 증거이므로 면역력은 일상생활 습관과 밀접한 관계를 갖고 있다. 현대의 대표적인 피부병인 아토피도 결국 폐와 무관하지 않다. 아토피가 호흡기질환에 속하는 만큼 근원적인 치료법은 맑은 공기를 마시는 것에 있겠다. 인터넷에서 “흡연보다 더 폐에 나쁜 것이 바로 냉수로 폐질환의 원인이 된다.”는 글을 본적이 있다. 평생 음주와 흡연을 하지 않았던 유명한 스님이 폐에 물이 차서 폐암에 걸려 아무도 모르게 미국에 가서 수술을 받았지만 결국 열반하셨는데, 그 원인 중의 하나가 매일 새벽에 눈을 뜨면 냉수 한 사발을 마시는데 있었다고 설명한다.‘기림산방’의 김종수 소장은 생명활동을 할 수 있는 에너지(기운)를 보내주는 곳이 바로 뱃속의 오장육부로, 뱃속이 따뜻하여 생명온도가 있으면 뱃속의 장부가 건강하여, 질병과 노화가 없이 죽는 날까지 건강하고, 의식이 맑은 생활이 되어 지혜가 있고 건강한 자손을 얻을 수 있으므로 뱃속의 온도를 ‘생명온도’라고 명칭을 붙이게 되었고 이를 진정한 ‘건강온도’라고 설명한다. 모든 생명체는 자신의 생명을 유지시킬 수 있는 생명온도가 뱃속의 장부에 있다는 것이다. 이는 “체온을 1도 올리면 면역력이 5배 높아진다.”, “체온이 높을수록 임파구 수가 많아져 면역력이 높아진다.”, “암세포는 열에 약하다.”, “장이 따뜻해야 몸이 산다.”와 같은 맥락이다.그리고 오행五行의 상생상극相生相剋으로 보면 화火가 금金을 극한다. 그러므로 차가운 냉수나 음료, 음식도 비염, 천식, 각종 피부병, 설사, 치질, 혈변 등과 관련된 폐肺와 대장大腸에 문제가 되지만 화火의 기운이 강한 물질(술, 커피, 영지, 수수, 초콜릿, 쓴 나물 등) 또한 폐肺와 대장大腸이 약한 사람에게는 해로울 수 있다. 작년에 인터넷에서 서양의학으로 진단한 과민성 대장증후군에 관한 기사를 보았는데, 신기하게도 위에서 설명한 것과 일치하는 것이 많아 요약해서 소개한다.김모씨의 별명은 ‘장트러블타’다. 술자리에 간 다음날이면 어김없이 배가 살살 아프면서 설사를 한다. 김씨처럼 원인 모를 복통과 설사, 변비 등의 증세를 보이는 질환을 ‘과민성대장증후군’이라고 한다. 특히 차갑거나 자극적인 음식을 먹고 스트레스, 우울, 불안, 긴장 등의 정서적 자극을 받으면 장 근육이 이상 수축하거나 경련을 일으킨다. 초콜릿이나 유제품을 먹거나 음주 후 증상을 보이는 경우가 많으며, 특히 커피를 마신 뒤 설사를 하기도 한다. 찬 음식, 커피, 술 등 자극적인 음식은 자제해야 한다. 박동균 가천의대 길병원 소화기내과 교수는 “많은 양의 찬 음식을 먹으면 장 내 온도가 떨어져 각종 소화효소의 활동이 둔화하고 소화불량, 설사 등의 증상을 보일 수 있다”고 말했다. 고동희 한림대동탄성심병원 소화기내과 교수는 “어떤 음식이 증상을 심하게 유발하는지 관찰해 이런 음식의 섭취를 줄이는 게 좋다”며 “약물 치료는 환자에게 약물 의존성을 일으킬 수 있어 가장 바람직한 것은 생활습관을 변화시키는 것”이라고 강조했다.보시다시피 의사들이 언급한 과민성대장증후군에 해로운 것들이 수 천 년 전 동양의학에서 설명하는 것들과 상당부분 일치하는 놀라움을 확인할 수 있다. 참고로 필자의 강의를 듣는 한 학우님은 금金의 기운이 약해 화火의 기운이 강력한 커피 한잔을 먹고 난 후 바로 화장실로 달려가는 경우도 있었다. 고동희 교수의 말대로 자신의 증상을 악화시키는 음식을 스스로 발견하는 데는 동양의학에서 설명하는 체질과 음식에 관한 내용들이 상당한 도움이 되리라 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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