요즘 학교에서의 삶은 나에게 많은 것을 생각하게 합니다. 지금까지 열정 하나로 외골수처럼 살아오다 이것저것 부딪히면서 내 자신을 다시 한 번 더 되돌아봅니다. 지난번에 나의 이런 심경을 중학교 때 영어를 담당하셨던 선생님 방에 올렸더니 선생님께서 아래와 같은 글을 주셨습니다. 이글을 대하면서 나의 모습을 점검하고 반성하는 계기를 삼고자합니다. [요즘 학생들에게 너무 실망하지 말게나. 어른의 입장 아니 교사의 입장에서 보면 학생은 항상 문제의 덩어리로 보이기 쉽지. 그들의 고민이 정녕 무엇인지 고민해본 일이 있는지? 그들의 일부는 priority(우선순위)를 모르고 방황하고 있을지도, 자기 자신을 철저히 알지 못하는데서 오는 방황이 아닐지. 學이란 무엇인가? 본받는 일(效)이지. 우리 선생은 과연 학생의 본받을 지식을 갖고 있는지? 우리 선생은 과연 학생이 본받을 도덕성을 지니고 있는지? 우리 선생은 과연 학생이 본받을 열성으로 그들을 지도하고 있는지? 이 차제에 자네와 내가 그런 반성하는 계기로 삼아보세나. 선생은 시행착오가 절대로 용납되지 못하는 직업이지만 나는 엄청난 시행착오를 하면서 오늘에 이르고 나니 자네에게 부끄럽게 생각하네. 우리 모두 멋진 선생을 위해 노력하세나.] 나는 학생들을 내가 정한 틀에 가두려고 하지 않았나 하는 생각을 해봅니다. 학생들에게 좀 더 가까이 접근해서 하나하나의 문제점들을 살피기보다는 일방적으로 나의 기준에 감정에 맞추어 살기를 고집하지 않았나 하는 생각을 해봅니다. 학생들을 생각한다하면서도 학생들이 저지른 작은 실수 하나에도 너그럽지 못하고 관대하지 못했던 나 자신을 반성합니다. 그리고 학생들에게 더 큰 애정으로 대하지 못한 것을 반성합니다. 나는 그렇게 생각하지 않는데 아이들은 나를 무섭다고 합니다. 내가 학생들을 애정 있게 대하지 못해서 나온 결과가 아닌가 생각합니다. 근엄하게 선생의 자리를 고집하기보다는, 항상 바른 것만을 고집하기보다는 아이들의 관심거리에도 관심을 가지고 같이 어울릴 수 있는 마음을 지니고 살지 못했던 나 자신이 부끄럽습니다. 학생들에게 쉽게 감정을 표출했던 나 자신을 반성합니다. 학생들을 대할 때는 한결같은 생활지도가 중요할 텐데도 나는 그때그때의 기분대로 학생들을 대한 적이 많습니다. 나도 감정을 지닌 존재라 그렇겠지만 그래도 학생들을 지도할 때는 한결같은 마음으로 지도해야하는데도 나는 감정대로 학생들을 지도한 적이 많았습니다. 지금은 그런 모습들이 참 부끄럽습니다. 점점 게을러지는 나 자신을 반성합니다. 나의 육체만 게을러지는 것이 아니고 나의 정신까지 게을러지는 것 같습니다. 한창 일할 나이, 그리고 부지런히 움직이고 학생들과 활동을 왕성하게 해야 할 나이에 녹슬어 가는 나의 머리와 무디어져 가는 나의 생각에 안타까워하면서도 행동으로 옮기지 않는 내가 부끄럽습니다. 나와 좋은 만남을 맺었던 그리고 맺고 있는 나의 사랑하는 제자들과의 만남을 소중히 간직하고 아름답게 가꾸어 갈 것을 다짐해봅니다. 그리고 더욱 성숙된 모습으로 학생들을 아끼며 사랑하며 살아갈 것을 다짐해봅니다. 더 이상 게을러지지 않고 항상 깨어있는 선생으로 살아갈 것도 다짐해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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