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항에서 여러 경험을 하고 무사히 비행기에 탑승했던 이야기를 지난번에 했습니다. 공항에 도착해서 비행기 탑승하기까지 12시간은 참 쉽지 않았습니다. 비행기를 타면서 딸들에게 했던 말이 “엄마는 싱가폴에 도착하면 몸살이 날 것 같아”였습니다. 저는 한국에 시집 온 후 고향(규슈 나가사키현)에 갈 때는 항상 배를 이용했었기 때문에 23년 전 한국에 비행기를 타고 왔던 것이 마지막이었고, 딸들은 태어나서 처음으로 비행기를 탔던 것이었습니다. 우리는 완전 비행기 초보자들이었죠. 그러나 불과 몇 년 전에 비행기를 타보셨다는 분들도 지금 공항에 가시면 많이 바뀌었기 때문에 당황하실 겁니다. 드디어 탑승한다고 비행기입구까지 가니까 예쁘고 똑똑하게 생긴 스튜어디스 분들이 친절하게 안내해주셔서 쉽게 자리도 찾을 수 있었습니다. 앉아마자 시작했던 것은 좌석에 있는 여러 스위치 만져보기! 딸들은 좌석 앞 마다 달려있는 작은 TV화면을 보고 놀랐습니다. 옛날에는 퍼스트 클라스 좌석에만 TV가 있었지만 대한항공의 비행기의 이코노미 좌석 서비스에는 모든 좌석에서 영화 게임 음악듣기 등 이용할 수 있게 되어있었습니다. 아이들의 대단한 점은 몰라도 마음대로 두드려보고 만져본다는 겁니다. 저는 먼저 설명서부터 보고 있는데 딸들은 벌써 알아내서 “엄마 이렇게 하면 되요”하면서 가르쳐줬습니다. 일본에 “나이 들면 자식을 따르라”라는 말이 있는데 그 때가 머지않았다고 느꼈습니다. 웃고 있을 수 없는 현실입니다. 좌석에 있는 것을 다 만져보는 사이에 이제 출발한다는 안내가 나오고 엔진소리가 더 세졌습니다. 비행기가 직선코스에서 방향을 돌리고 속도가 빨라지면서 “엄마 어떻게 되요?”라고 묻는 딸들을 보니 긴장하는 모양이었습니다. 창가로 공항의 여러 색깔의 빛이 어우러진 광경을 보면서 아름답다고 감동하고 있었을 때 순간 몸이 가벼워지면서 비행기가 이륙했습니다. 그제야 우리가 싱가폴에 가는 것을 실감했습니다. 6시간 동안의 비행이기 때문에 담요를 덮고 자려고 했는데 바로 식사가 나왔습니다. 메뉴는 소고기누들과 비빔밥 2가지가 있었습니다. 생각보다 맛은 괜찮았고 비빔밥은 진짜 맛있었습니다. 그런데 스튜어디스분이 자꾸 왔다 갔다 하셔서 빨리 거두어 가면 어쩌지 라는 걱정 때문에 평소보다 바쁘게 먹었습니다. 그리고 후식으로 나왔던 아이스크림이 얼마나 맛있었는지 “끌레도르”라는 회사제품 이었습니다. 우리 바로 앞에 두형제를 데리고 탄 부부가 있었습니다. 애들이 3살과 1살 정도로 보였는데 모두가 이제 자려고 할 때 울기 시작했습니다. 아빠가 떼를 쓰는 형 때문에 자리에서 일어나서 왔다 갔다 하고 엄마가 시끄럽게 울음이 터진 동생을 보고 있었습니다. 다행히도 스튜어디스 분들이 신경을 쓰면서 그 부부를 도와주셨습니다. 거기가 제일 앞자리였는데 아에게 잘 수 있는 침대를 벽에 설치해주셨고 장난감도 쥐어주셨습니다. 아마 아이들 동반하는 것을 아시고 아기를 위한 설치가 가능한 자리로 배치해주셨던 것 같았습니다. 조금 불편한 듯하기도 했지만 우리 애들이 어릴 적 공공장소에서 울었을 때 주위 분들께 너무 미안했던 기억이 떠올라서 오히려 ‘많이 힘들겠다. 많이 신경 쓰일 텐데’라는 마음이었습니다. 그러다보니 그 아이들 울음소리가 자장가가 되었던지 저도 잠에 들고 그 애들 아빠 엄마도 조용히 자고 있었습니다. 12시가 되니 조금뒤 도착한다는 방송이 나왔습니다. 잠자고 있었던 사람들도 일어나며 스튜어디스 분들도 점검하는 듯 왔다 갔다 하시면서 기내가 바빠졌습니다. 창에서 밖을 보니 싱가폴이 조금씩 가까워지는데 불빛이 얼마나 아름다웠던지요. “우리 진짜 싱가폴에 왔네” 라고 하는 순간 몸이 무거워지는 느낌과 동시에 Goooo~~라는 소리를 내면서 착륙했습니다. 시간을 보니까 12시 반 정도였습니다. 여기서 부터는 한국어가 통하지 않았습니다. 딸한테 연락해야 되는데 어떡하지. 잘 못하는 영어로 현지 공항직원에 물어보면서 먼저 전화기로 연락을 할 수 있게 했습니다. 다행히도 한국어로 통역해주시는 분이 계셔서 쉽게 할 수 있었습니다. 여권심사를 받고 밖으로 나가니까 반가운 우리 큰딸이 기다리고 있었습니다. 이제 우리의 싱가폴 여행이 시작됩니다. Be continu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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