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1월을 맞이했습니다. 가을의 끝자락을 향해 나아가고 있습니다. 달력을 넘기고 무르익은 가을의 모습을 보면서도 벌써 11월이 되었음이 인정되지 않는 마음입니다. 매일 매일의 시간들 속에서 하루가 가고 이틀이 가고 한주간이 지나고 한 달이 지나 11월을 맞이하게 된 것입니다. 시간이란 참으로 신비합니다. 연속되는 시간의 흐름에 따라 세상이 조금씩 변해 갑니다. 새봄을 맞아 파릇파릇 돋아난 새순들이 시간을 따라 자라고 꽃을 피우고 열매 맺고 잎이 떨어지고 앙상한 가지를 남기게 됩니다. 인생의 삶의 모습들도 시간의 흐름에 따라 조금씩 변해 갑니다. 주일 오후에 우리교회 예배를 마친 후 노인 요양원가서 요양원에 계신 몇몇 분들과 함께 예배를 드립니다. 침대에 늘 누워서 생활하시는 분, 치매를 앓으시는 분, 지적장애가 있으신 분도 함께 예배를 드립니다. 지난 주일에는 “모든 육체는 풀과 같고 그 영광은 풀의 꽃과 같다”는 말씀을 읽은 후 “꽃과 같은 때가 있었습니까?”라고 질문을 드리니까 한결같이 “우리도 꽃 같은 때가 이었습니다. 시집가고 장가가고 할 그 때 우리도 꽃 같았습니다”라고 말씀하셨습니다. 그 분들에게서 꽃 같은 시절의 모습들을 상상해 보기는 쉽지 않습니다만 그분들도 분명히 꽃 같은 시절을 보내신 분들입니다. 꽃 같은 시간들을 보내시며 누구의 아내로 어머니로 아버지로 살아오셨기에 비록 보살핌을 받는 지금의 상태이지만 그 분들의 삶이 귀한 것입니다. 그분들의 현재 누리는 시간들도 이 땅에서 언젠가는 끝나고 영원을 향해 나아갈 것입니다. 단풍이 한창입니다. 가을의 따사로운 햇살과 함께 그 아름다움이 더욱 돋보이는 때입니다. 어제는 서울에서 귀농한 어떤 분과 상림에서 만나 백전, 서하를 지나 안의 방향으로 한 바퀴 돌았습니다. 함양의 가을 풍경이 너무 아름답고 멋있다고 감탄하였습니다. 그러나 이 단풍도 11월이 지나면서 그 아름다움을 사라질 것입니다. 단풍 뿐 만 아니라 가을을 채우는 국화도 그 모습을 감출 것입니다. 그러므로 지금의 가을의 아름다움을 누리며 마음 깊이 새겼으면 좋겠습니다. 시간은 기다려 주지 않습니다. 지난 온 시간은 다시 돌이킬 수 없으며 앞으로의 시간을 당겨 쓸 수 없습니다. 눈에 보이지 않은 지금 이 시간을 통해 우리의 삶이 이어져 가게 됩니다. 지금 이 시간을 소중하게 사용하므로 가치 있고 보람되고 아름다운 삶을 사는 사람도 있고 그렇지 못하므로 후회의 삶을 사는 삶도 있습니다. 흔히 이렇게 이야기 합니다. “세상에는 세 가지 금이 있다. 부를 상징하는 ‘황금’ 음식을 상징하는 ‘소금’ 시간을 상징하는 ‘지금’ 인데 세 가지 중에 제일 귀한 것은 시간을 상징하는 ‘지금’이다” 지난 주간에는 kbs ‘간극장’서 93세의 고령의 나이에도 불구하고 경기도 남양주에서 현역 의사로 활동 중인 한원주 의사의 이야기를 시청하며 많은 감동을 받았습니다. 다른 사람들은 이미 세상을 떠났거나 뒤로 물러나 여생을 흘려보내고 있을 나이에 아직도 현역에서 활발하게 활동 중인 국내 최고령의 의사였습니다. 한원주 의사는 “의사를 언제까지 할지 모른다. 하나님만 아시겠지”“하나님이 그만두고 오라고 하면 ‘네’하고 가면 된다”라며 자신에게 주어진 시간들을 아주 소중하게 사용하고 있었습니다. 시간은 기다려 주지 않습니다. 가을의 아름다운 날에 내 시간을 어떻게 사용하는지 뒤돌아보며 후회함이 없는 삶을 살 수 있기를 바랍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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