5년 만에 다시 인도를 향한 비행기에 올랐다.
이번에는 인도의 수도인 델리를 거쳐 다람살라를 향하고 있었다.
다람살라는 인도 북부 히말차프라데시주에 있는 작은 마을로 티벳의 망명정부가 들어서 있다. 노벨평화상을 수상한 종교지도자이자 티벳 불교 대스님이신 달라이 라마가 그곳에 거주하신다. 인도를 향하는 일정을 일주일 앞두고 마침 델리도심에서 모기매개질병인 뎅기열로 사망한 사람이 60명, 일주일 동안 감염된 자가 무려 106명이라는 뉴스 속보를 접하고, 처음 향하는 델리와 다람살라로의 여행길에 망설임이 살짝 들어서기도 했었다.
델리의 어수선한 도심 교통과 낡고 오랜 건축들, 코너를 돌면 나타나는 아기를 앞세운 여인네들의 구걸행위들을 얼른 뒤로 하고 다람살라로 향한 비행기에 올랐다.
비행기 안에서 내려다 본 정경은 어느 사이 한국의 시골마을처럼 나무들, 바위들 사이로 흐르는 깨끗한 강들과 주변 농부들의 집들이 올망졸망 줄지어 나타나고 있었다.
한국의 버스 정류장과 다를 바 없는 작은 규모의 개갈공항에 도착하여 티벳스님 한분과 택시 한 대에 동승하여 다람살라로 향했다. 해발고도 1400여 미터의 고산지대인 다람살라의 날씨는 제법 선선하면서도 따가운 햇살이 있어 건조한 가을 더위를 느꼈다.
10월 첫주에 예정된 달라이 라마의 불교 법회에 참석하고자 티벳스님들뿐만 아니라 수백 명의 대만사람들이 작은 맥그로드간지거리를 가득 메우고 있었으며, 인도사람(힌두교인들과 무슬림교인들)과 티벳 사람들이 한동네 식구로 살면서 거리 양쪽으로 온갖 상품들을 팔고 있었다. 다람살라에서 지내는 동안, 인도 안에 이런 동네도 있구나 하고 느끼게 했던 점은 동네 사람들의 정직성이었다. 보통 인도 여행! 이라 하면 길거리 소매치기 혹은 도둑을 경계하면서 내내 긴장을 놓을 수 없었던 것이 예년의 경험이었다.
그러나 다람살라의 숙소와 거리 상점에서 만난 사람들에게서 이들이 달라이 라마의 가르침을 진정 마음에 품은 채 살고 있음을 실감할 수 있었다.
자비심을 행함이 인생의 목적이라는 달라이 라마의 가르침대로, 그들은 매일의 생활에서 다른 사람들에게 기꺼이 도움을 주고자 노력하고 있었다. 실제로 몇 번이나 보상을 바라지 않는 도움의 손길을 여기저기에서 얻었으며, 길거리에서는 부처님 같이 덕성스러운 미소의 얼굴과 꾸밈없이 정겨운 눈길들을 접할 수 있었다. 사람들은 경전 혹은 가르침의 메시지를 읽고 공부하기를 매일 하며 자신과 자신의 삶을 정갈하게 정화하는 기도와 예배도 게을리 하지 않았다.
불교계에서는 세계적 스승의 존위에 있는 달라이 라마가 살고 계신 마을이기에, 분명 그 분의 가르침은 마을 사람들이 순박한 정으로 서로 상생하는 삶을 풀어나가도록 이끌어 주시고 있음을 느낄 수 있었다.
달라이 라마께서 계시는 남걀사원이라는 티벳 사찰을 방문했을 때에는 마침 아주 이른 아침이었던 터라, 스님들과 방문객들이 몇 명 없었기에 용기를 내어 법당 중앙에 서서는 백팔배의 불교식 절을 올리면서 감사의 마음을 염하고 또 염해 보기도 하였다.
이번 여행을 통하여 다람살라는 어느 덧, 다시 가고 싶은 세계 속 작은 동네 제 1호 - 사람들이 순박하고 정직하다 - 로 내 마음에 등록되어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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