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상에 식지 않는 것은 없는 것 같다. 식을 것 같지 않던 그 무덥던 여름도 가을에 자리를 내어주고 벌써 추석이다. 명절이 되면 고향을 떠나 살던 함양사람들은 모두 지리산을 향해 달려온다. 올 추석 귀성길이나 일상으로 돌아가는 귀가길 모두 안전하고 행복했으면 좋겠다. 고향이 어디냐고 묻거나 어디에 사느냐고 물으면 대부분 지리산이 있는 함양이라고 대답하는 우리는 지리산 사람들이다. 예나 지금이나 지리산 모습은 여전한데 관광객들의 관심이 시들해진 것 같아 안타깝다. 올 여름에 지리산을 찾아온 피서객이 작년 절반 수준으로 줄었다고 한다. 유례없는 무더위 탓도 있겠지만 이런 추세가 계속될 것 같아 염려스럽다. 관광지로서 외면당하는 여러 가지 원인이 있겠지만 국립공원관리공단이 환경보호와 안전문제에만 편중된 정책으로 일관하고 있어 주변에서 관광객을 대상으로 생업에 종사하는 마을 주민이나 탐방객들의 입장을 소극적으로 받아들이는 자세가 큰 원인인 것 같다. 기십년 묶여 있다가 탐방예약제로 조건부 해제한 칠선계곡 등산로도 그 중 하나다. 통제로 산을 관리하면 가장 쉽고 편하겠지만 지리산을 삶의 터전으로 살아온 주민들 역시 지리산의 일부분이므로 자연과 함께 보호받아야 한다. 국립공원관리공단이 주민들의 애로사항에 귀 기울여 자연도 보호하면서 사람도 행복해질 수 있는 상생 방안을 찾아 시행해주는 노력이 있어야겠다. 여름철에만 편중되어 있는 관광형태도 이제는 4계절 관광형으로 바꾸어 나가야 한다. 관광업에 종사하는 사람들 모두가 단합하여 야영장, 탐방로 등 부족하고 불편한 것들을 개선해 주도록 건의하고 잘못된 것은 주민 스스로 개선하는 변화하는 자세가 필요하다. 숙박비 등도 4계절 균일하게 합리적인 가격으로 받고 계절에 따라 특색있는 먹거리도 개발하여 지리산 사람답게 인심도 후하게 내어 가성비가 높은 매력있는 지리산으로 만들어야 한다. 지금까지 지리산은 높고 험준하여 등산객들 외에는 접근하기 힘든 산이라는 인식이 고착되어있다. 지리산의 또 다른 매력을 찾아 관광상품으로 개발하도록 노력해야 한다. 우리나라 아름다운 삼대계곡으로 꼽히는 칠선계곡과 이에 버금가는 한신계곡이 있고 그 외에도 국골, 비린냇골, 영원사계곡, 얼음골, 송대골, 운암골 등 지리산에 접해있는 5개 시군 가운데 가장 많고 아름다운 계곡들이 있음에도 관광자원화 하지 못하고 있다. 난이도가 등산보다 낮고 둘레길보다 약간 높은 중간 형태인 계곡탐방이라는 관광상품으로 개발한다면 충분한 경쟁력이 있다고 생각한다. 그러기 위해서는 탐방로 개설과 정비가 절실하다. 또 지리산의 가장 아름다운 모습을 조망할 수 있는 곳이 우리 지역이다. 제일문 누각 위나 조망공원 또는 금대암에서 보면 천왕봉을 중심으로 동서로 뻗어있는 준령들의 웅장한 모습을 한눈에 볼 수 있는 좋은 조건을 갖추고 있다. 이렇게 많은 비경들을 가지고도 제대로 각광받지 못하고 있는 것은 우리 모두의 노력이 부족한 탓이다. 우는 아이 젖 준다고 하지 않았는가. 닫힌 문이 열릴 때까지 끈질기게 두드리는 노력이 필요한 것이다. 올 추석 연휴 중에 짬을 내어 귀가길에 여행이나 나들이하는 디턴족이 되어 지리산을 찾아 천왕봉을 조망하면서 지리산을 가슴에 품든지 지리산계곡에 들어가 지리산 품에 안기든지 하여 걱정거리와 쌓였던 피로를 풀어내고 천왕봉만큼 높고 큰 희망을 가슴가득 담아갔으면 좋겠다. 큰 일을 계획하고 시행하기 전 많은 사람들이 지리산에 올라 의지를 다지는 이유가 분명 있지 않겠는가. 요즈음 유행어인 소확행과 같은 행복함을 원한다면 모두 지리산 품에 안겨볼 일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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