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머리를 잘하니까 오지, 못하면 오나. 30년 넘게 이 집만 다녔는데 당연히 단골이지. 이 집에 오는 사람들은 다 단골이야. 나는 오전부터 와서 기다리고 있어. 원장이 참 좋아. 봉사활동도 많이 하고...”
추석을 앞두고 머리를 손질하기 위해 김미용실(함양읍 용평리 산림조합옆)을 찾은 손님들은 김혜숙(58) 원장에 대한 칭찬을 아끼지 않았다.
김 원장은 미용실 보조나 학원에서 단기과정을 이수하고 미용사면허증을 취득한 게 아니라 진주기술학교에서 2년 동안 미용에 관한 이론과 실기과정을 차근차근 익혔다.
미용기술학교를 졸업한 김 원장은 고향인 진주에서 미용실을 개업했다. 지난 1985년 5월 함양의 중심 동문사거리 인근에서 미용실을 시작했다. 성심병원 인근으로 이전했다가 지리산함양시장이 가까운 이곳에 자리 잡은 것도 벌써 17년이 됐다. 함양에서만 35년차인 베테랑 미용실 원장이다. 김 원장은 “우리 미용실에서 미용을 배워 개업한 제자만 해도 10명이 넘는다”며 함양은 물론 부산, 대구, 진주 등으로 진출해 미용실을 운영하고 있다고 했다.
그녀는 “20여년 전에는 직원들이 11명이나 됐을 정도로 미용실 규모가 컸다. 지금은 인구도 줄고 미용실도 많이 생겨 그때 비하면 손님이 많은 것도 아니다”고 했다.
현재 김미용실에는 김 원장과 시누이, 동서 등 3명의 가족이 일한다. 커트는 김 원장이 직접하고 파마는 큰동서가, 염색은 시누이가 전담한다. 동서와 시누이는 김 원장에게 미용기술을 전수 받았다. 시누이는 25년째 김 원장과 같이 일하고 있고 큰동서도 10년째 함께 하고 있다. “손님들은 파마나 염색도 원장이 직접 해주기를 원하지 않냐”고 하자 “동서와 시누이의 실력도 대한민국 최고 수준”이라며 “손님들도 만족해한다”고 했다.
학교에서 미용기술을 제대로 익힌 김 원장은 국내외 미용대회에 출전, 여러 차례 우수한 성적을 거둬 젊어서부터 실력을 인정받았다. 1994년 C.A.T 유럽선수권대회 한국대표선발전 금상을 비롯해 95년 세계 이·미용선수권 한국대표 선발전 대상 등 국내대회는 물론이고 96년에는 C.A.T 일본국제대회에서 대상을 차지하기도 했다. 뿐만 아니라 세계 이·미용기술연맹한국협회 심사위원으로도 활동했을 만큼 김 원장의 실력은 국내 정상급으로 정평이 나 있다.
“원래 손재주가 뛰어났느냐”고 하자 “손재주가 있는지는 모르겠지만 99.9% 노력의 결과”라고 했다. 그러면서 “20살에 미용학교에 입학해 미용가위와 함께 세월을 보낸 지 40년이 되어가지만 지금도 쉬는 날이면 손을 풀고 미용 연습한다”고 귀띔한다. 하루도 가위를 잡지 않는 날이 없단다. “국제대회에 나가 실력을 인정받기 전까지는 일과 후 밤늦게까지 매일 연습했었다”며 “무슨 일이든 노력 없이 이룰 수 있는 일은 아무것도 없다”고 했다.
김 원장의 미용 실력과 서글서글한 성격 등이 입소문이 나면서 자연스럽게 김미용실에는 손님들로 문전성시를 이뤘다. 함양군 전 읍면은 물론이고 심지어 산청군 생초면이나 전북 인월, 산내에서도 여전히 단골손님들이 찾고 있다.
30년 단골이라는 손님이 “김 원장은 봉사활동도 많이 한다”며 “요양원 등 복지시설이나 연세가 많아 거동이 불편한 어르신들의 집을 찾아가 미용봉사를 한다”고 칭찬을 아끼지 않는다.김 원장은 “봉사활동은 이름도 없이 소리도 없이 해야 하는데”라며 멋쩍어한다.
미용실을 힐링센터 개념으로 운영한다는 그녀는 “파마약 등 재료는 좋은 것을 사용하고 오시는 분들 기분 좋게 해주기 위해 노력한다”며 “누구나 쉬어갈 수 있는 정신적인 휴식처가 되었으면 하는 바람이다”고 했다.
“내가 좋아서 하는 일이라 늘 즐거운 마음으로 일한다”는 김혜숙 원장. “많은 사람과 소통하면서 건강이 허락할 때까지 봉사하는 마음으로 일하고 싶다”며 환한 미소를 짓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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