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8 산삼&물레방아골축제 닷새째. 지난 9월11일 오후 2시 ‘함양 GoGoGo투어’버스가 관광객들을 싣고 축제장을 빠져 나갔다. 병곡과 백전을 거쳐 산삼농장이 있는 서하면을 향해 달렸다. “야, 산에 올라오니 너무 좋다. 보기만 해도 좋아.” ‘함양 GoGoGo투어’에 참가한 노부부가 버스 밖의 풍경을 보며 감탄사를 연발했다. 투어버스 맨 앞자리를 차지한 조영규(82)·김명순(78) 부부는 소풍가는 어린아이마냥 들떠있었다. ‘매일 보는 산인데 저렇게나 좋을까’라는 생각이 들었다. 함양에서 생활하는 기자도 바다만 봐도 좋았던 기억이 떠올랐다. 고개가 끄덕여졌다. 노부부는 부산에서 TV광고를 보고 아침 일찍 집을 나서 산삼축제장을 찾았다. 남편 조영규씨는 “집사람이 뭘 캐는 걸 좋아하는데 광고를 보고 한 번 와봐야겠다는 생각으로 오전 7시에 집을 나섰다”며 “축제장과 상림공원을 둘러보고 투어가 있다기에 참여했다”고 했다. 2시 정각에 버스가 출발하자 박행달 문화관광 해설사가 투어에 대한 설명과 산삼에 대한 이야기를 전했다. “산삼은 깊은 산속에 씨를 뿌려 야생 상태로 재배한 산삼을 산양삼이라고 합니다. 산삼은 음지 식물인데 산의 자연그대로 활엽수 아래서 자라는 우리 고장의 산삼이 그래서 우수하다고 말할 수 있습니다”라며 관광객들과의 질의응답 시간을 가졌다. 버스가 처음 도착한 곳은 서하면에 위치한 ‘심마니산삼’ 산삼캐기체험장이다. ‘심마니산삼’ 정성용(68) 대표가 관광객들을 안내하며 맛보기 산삼과 산삼을 우려낸 차(茶)를 건넸다. 산삼캐기체험에는 체험비 3만원을 지불하면 5~6년근 한 뿌리를 캘 수 있다. 체험장에는 장갑과 호미가 준비되어 있다. 산삼을 찾아 자신이 원하는 삼을 캐면 된다. 경기도 용인에서 산삼캐기 체험을 하기 위해 왔다는 이명숙씨(63)는 올해 2번째 산삼축제에 참가했다. 산삼을 조심스럽게 캐내더니 “심봤다”라고 외치며 함박웃음을 터뜨렸다. 그녀는 “심마니가 산삼을 발견했을 때처럼 그 기분을 함께 느낄 수 있었던 체험이었다”고 소감을 말했다. 산삼캐기체험은 투어가 아니어도 산삼캐기체험만 따로 할 수 있다. 따라서 더 많은 관광객들이 이곳을 찾아 추억과 건강을 챙기고 있었다. 산삼캐기체험을 끝낸 일행은 남계서원으로 이동했다. 수동면에 위치한 남계서원은 ‘일두 정여창’ 선생의 학문과 사상을 추모하기 위해 1552년 ‘개암 강익’을 비롯한 지방 유생들이 건립한 곳이다. “남계서원은 정유재란(1597년)때 소실됐으나 1612년 현재 자리에 다시 세웠으며 흥선대원군의 서원 철폐령 때 헐리지 않고 존속한 서원 중 하나이다. 현재 소수서원 등과 함께 세계 유네스코 문화유산 등록을 신청해 심사 중에 있다”고 설명했다. 투어의 마지막 코스로 지곡면 개평한옥마을이다. 한옥에 들어서기 전 솔송주문화관이 눈에 들어왔다. “솔송주... 여기는 뭐하는 곳이에요?” 조영규씨가 관심을 보였다. 솔송주는 우리나라를 대표하는 술로 무형문화재 제35호이자 대한민국 식품명인 제27호인 박흥선(명가원 대표) 명인이 빚고 있는 술로 노무현·문재인 대통령 등 유명 인사들이 다녀간 곳이다. 조씨는 제사에 많이 쓰이는 청주를 시음하고 구매까지 결정했다. “맛이 괜찮네. 이거는 다른데서 못 먹는 건데, 생각날 때 먹으려고 샀어.” 최근 인기 드라마 ‘미스터 션샤인’의 배경이 되는 곳이 바로 개평한옥마을이다. 이곳은 조선말의 배경으로 애신 애기씨의 집으로 나오는 ‘일두 고택’이다. 고택 입구에서 해설사의 안내가 이어지자 투어 참가자가 아닌 관광객들도 하나둘 모여들기 시작했다. 거창에서 온 김 모씨는(72) “30년 전에 왔었는데 많이 달라져 있다”면서 해설사의 이야기를 듣고 “다 깊은 뜻이 있구나”라고 말했다. 진주에서 왔다는 젊은 커플은 “이 소나무가 이병헌이 있던 곳 맞죠?”라며 기념사진을 담았다. 체험을 마친 관광객들에게는 2kg 상당의 함양 농산품(곡류)을 기념으로 지급했다. 김명순씨는 “나이가 있어 차도 없고 많이 걷지도 못해 개인적으로 관광지를 둘러보기 힘든데 오늘 너무 좋았다. 그리고 해설사가 이해하기 쉽게 설명을 잘 해주어 투어에 참여하길 잘했다”며 감사의 마음을 전했다. 이명숙(63)씨는 “작년에도 왔었고 올해도 왔고 내년에도 또 올 계획이다. 우리가 학교 다닐 때도 배웠지만 세월이 흘러서 잊혀진 부분이 많은데 투어를 통해 함양을 더 깊이 있게 알 수 있어서 좋았다”고 말했다. 이날 해설과 안내를 맡은 박행달 문화관광해설사는 “평일이라 주말만큼 사람이 많지 않은 점이 아쉬웠지만 앞으로 함양GoGoGo투어를 통해서 함양관광의 길라잡이가 되고 더 많이 활성화 되어 많은 사람들이 즐길 수 있는 문화축제로 이어졌으면 좋겠다”고 희망했다. ‘함양 GoGoGo투어’는 축제장을 찾은 관광객들을 위해 매일 오후 한차례 운행됐다. 축제장인 상림공원 종합안내센터에서 출발해 서하면 산삼캐기체험장과 남계서원을 거쳐 개평한옥마을을 둘러보고 다시 산삼축제장으로 돌아오는 3시간 코스다.
주메뉴 바로가기 본문 바로가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