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느티나무경상남도 장애인부모회 함양군지부(회장 박정자)에서 주관하고 함양군과 경상남도 함양교육지원청에서 후원하는 ‘희망이 자라는 열린학교’가 15회를 맞았다.
방학동안 특수교육대상 학생들에게 지속적인 교육활동 기회를 제공하고 학부모의 사교육비 절감 및 돌봄의 역할을 지원하기 위해 매년 여름·겨울 방학중 운영해 오고 있다.
올 여름방학 열린학교는 지역 내의 장애인 유·초·중·고 등 장애 학생 25명이 참여한 가운데 지난 7월26일부터 오는 8월14일까지 함양제일고등학교에서 3주간 운영하고 있다. 14일에는 종강식을 갖는다. 열린학교 기간 동안 유아특수교육과 대학생 4명이 담임교사를 맡고 함양 중·고등학생들이 자원봉사로 참가해 장애인 학생들과의 1대1 맞춤으로 책임지도하고 있다.
교육 프로그램은 관내 재능기부자들이 직접 참여해 사회적응훈련과 기능교육, 현장실습 등의 프로그램을 편성해 오전 9시부터 오후 4시까지 무료로 진행한다. 구강·영양교육, 모래놀이, 만들기교실, 풍선아트, 리본공예, 화훼, 아동 요리연구, 아로마테라피, 떡 케익만들기, 필라테스, 노래교실 등 다양하게 꾸며졌다. 중·고등반 학생들은 미래 사회활동을 위해 마트 이용하기, 보건 이론교육 등 수준 있는 프로그램도 함께 운영한다.
장애인 가족지원센터장이자 함양군 느티나무 장애인부모회 박정자 회장은 “여름철 휴가도 가고, 쉬고 싶을 텐데 시간을 쪼개 봉사활동과 재능기부 등으로 도움을 주는 분들에게 늘 감사하다”면서 “우리 아이들이 적어도 관내에서는 배제되지 않고 더불어 잘 살 수 있도록 많은 관심과 노력을 해야 한다”고 전했다. 이어 열린학교를 운영하는 자체적인 장소가 절실하다고 말했다. “매회 열린학교가 진행될 때 마다 장소를 빌려 운영되고 있다”며 “이곳저곳 이사를 해야 하는 열악한 환경”이라고 말했다.
8월 8일 오후 1시 제일고등학교 도움반에서는 필라테스 수업이 진행 중이다. 아이들은 매트가 깔린 강의실에서 강사의 동작을 열심히 따라 하며 즐거운 표정이었다. “선생님 저는 이 동작도 가능해요.” 한 학생이 고난도의 동작을 하면서 주변의 눈길을 끌기도 했다.
사회보장협의체 소속 이유진 필라테스 강사는 올해 처음으로 열린학교에서 재능기부를 하고 있다. “주변의 권유로 시작하게 되었지만 이 아이들을 만나고 나서 스스로 몰랐던 점이 많다고 느껴 부끄러웠다”면서 “조금 더 공부하고 어떻게 다가갈 수 있는지를 고민한다”고 말했다. 이어 “신체를 움직이는 활동을 통해 몸이 건강해지고 몸이 건강하면 마음과 성격 또한 밝고 건강해질 수 있기를 희망한다”고 전했다.
16명의 재능기부 강사뿐만 아니라 함양군 장애인가족지원센터 소속 박예은, 이동권 사회복지사가 있다. 박예은 복지사는 올해 2월 처음 복지사로 일을 시작해 특수아동을 돌보고 있다. “이론적으로 알고 있었던 것과 다른 점이 많지만 평소에 봉사활동을 꾸준히 해왔기 때문에 아이들을 돌보는데 문제는 없다”면서 “아직 열린학교에 대해 모르는 사람들이 많은데 홍보가 잘되어서 관내에 있는 특수아동 모두가 참여할 수 있는 열린학교가 되었으면 좋겠다”고 말했다.
이동권 복지사는 올해 3회째 열린학교를 맡고 있다. “특수 아동은 방학 때가 되면 갈 곳이 없으니 열린학교에 참여해 정규학과 수업보다 더 많은 경험을 쌓고 아이들도 실제로 많이 좋아한다”면서 “열린학교를 진행할 때마다 본인의 시간을 조금이라도 내어 재능기부를 해 주시는 강사분들, 자원봉사 학생들, 그 외의 도움을 주는 모든 분께 감사하다”고 말했다.
특수 아이들 곁에는 1대1 맞춤으로 봉사활동을 하는 자원봉사자들도 있다. 자신이 맡은 학생 곁에서 책임을 지고 같이 활동하며 식사 등의 도움을 주고 있다. 이들은 함양 중·고등학교 학생들로 자신들의 방학을 반납하고 봉사활동을 자처하고 있다. 제일고 2학년 정인기, 양영민, 공승환 학생은 중학교 3학년 때 친구의 권유로 3년째 봉사활동을 하고 있다.
정인기 학생은 “사람을 보살피는 일이라 힘들긴 한데 그것 보다 더 큰 보람을 느끼는 것 같아 꾸준히 참여하고 있다”고 말했다. 이어 양영민 학생은 “처음에는 장애인에 대한 편견이 있었는데 지금은 다 똑같은 친구라는 생각만 든다”며 “지금의 경험이 나중에 꼭 필요한 경험이 될 것이라 믿는다”고 전했다. 공승환 학생은 “학교에서는 장애인 친구들과 같이 생활을 하지 않아 아픈 친구들에 대해 잘 몰랐는데 직접 겪어 보니 이 아이들만의 고충이 있고 몸소 느끼게 되는 것 같다”며 “친구들이 웃는 모습을 보면 힘든 줄 모른다”고 소감을 전했다.
한편 지난 7월26일 함양교육지원청은 특수교육 대상 학생들이 직접 운영한 일일찻집 수익금을 열린학교에 기부했다. 7월13일 진행된 일일찻집은 특수교육대상자의 인권 향상과 함께 장애에 대한 지역주민, 비장애인들의 인식개선을 위한 ‘인권 up! 자신감 가득! 다볕고을 일일찻집’으로 에코백, 디퓨저, 음료, 디저트 등을 만들어 판매해 수익금을 얻었다. 전달된 수익금은 열린학교 운영 등에 사용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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