찌는 듯한 더위가 연일 계속 되네요. 더워도 너무 더운 이번 여름입니다. 한낮에는 밖에 나가면 더워서 숨을 쉴 수가 없고, 밤엔 집안이 또 왜 이리 더운지. 더위를 피해 저녁을 먹고 마을 앞 한남교에 나가 더위를 식혀 보는데 바람은 시원한데 다리위의 아스팔트는 열을 받아 한밤중에도 따끈 거리네요. 그야말로 도망갈 곳이 없는 형편이어서 두 아이를 데리고 강에 들어가 물놀이를 하니 아이들도 좋아하고 더위도 식힐 수 있어서 좋았답니다. 그런데 문제는 다음날부터 아이들이 계속 강에 물놀이 가자고 졸라서 바쁜 농사철(옥수수 수확)에 그도 쉽지가 않네요. 어른들이야 어떻게 참을 수 있지만 더위에 힘들어하는 아이들에게 너무 미안하여 고민을 하던 중 튜브형 간이 수영장을 하나 사서 마당 한 켠에 물을 담아 수영장을 만들어 줬더니 정말 좋아하네요. 저렇게 좋아하는 걸 왜 이제껏 만들어 주지 않았나 싶더라고요.초등학교 1학년인 큰애는 자기 일은 스스로 알아서 할 정도로 어른스럽고, 어린이집에 다니는 둘째도 요즘 애교가 어찌 그리 많은지 사는 재미가 쏠쏠 하답니다. 일에 지친 아이들 아빠는 힘들텐데도 둘째의 애교를 보며 저녁 시간을 할애하여 아이와 놀아주고 하는 모습을 보면 참 보기 좋더라고요. 날씨가 더워 건물 공사가 늦어지고 있어서 남편이 걱정을 하는데 큰 문제없이 잘 될거라고 믿고 싶네요. 농사일과 축제일을 비롯 건물 공사까지 많은 일에 시간을 할애하고 있는 남편이 더위에 잘 버텨 주면 하는 바람입니다. 조금 있으면 이토록 더워 죽을 지경이던 여름도 지나가고, 가을이 올테고, 가을이 오면 또 저희는 밤 수확에 정신이 없을테지요. 1년 내~ 마음 편히 쉬지 못하는 농사일들. 농사일이란 게 해보면 결국 쉬는 것은 억지로라도 만들어야만 하는 것이지 일이 없어 쉬는 경우는 없더라고요. 농사일이 힘들 때마다 남편이 하는 말이 있는데 그것은 제주도 여행 가자는 말이랍니다. 하지만 매번 약속만 하고 또 바빠서 못가고. 벌써 10년째 약속하고 안 지키고를 반복하고 있네요. 바쁜 일정들을 잘 알기에 어쩔 수 없다고는 생각 하면서도 매번 서운하기는 어쩔 수 없네요. 한국 사람들은 일을 죽기로 열심히 하는 특성이 있구나 하는 것을 어느 순간 보게 되었답니다. 네팔에 살때는 나이가 어려 잘은 모르지만 한국처럼 이토록 죽기로 일하지는 않거든요. 가난이 싫지만 그렇다고 일을 죽기로 하면서 고생하면서 살고 싶은 마음도 없는데 딱 부러지게 어느 게 옳다고 말하기가 어려워 그냥 남편 하는대로 따라 가고 있답니다. 하지만 올해는 유난히 덥고 힘드네요. 한낮 불볕같은 더위에 옥수수를 따고 옮기고 또 전국의 소비자에게 포장하여 보내는 일들이 여간한 힘겨움이 아니랍니다. 상인에게 도매로 모두 넘겨도 되는데 가격 차이가 있고, 또 단골 고객분들에게 밤과 곶감 등을 판매하는 마케팅 차원에서 남편은 힘들어도 고집을 부린답니다. 지리산의 깊은 골짜기~ 엄천강의 맑은 물~ 마을 앞 강은 언제 봐도 시원하고 맑고 보기에 좋네요. 비록 강물에 들어가지 않더라도 시원한 강을 보는 것만으로도 더위가 식혀지는 느낌이랍니다. 지리산으로 들어가는 길목 중의 하나인 엄천강을 코앞에 두고 사는 한남 마을 주민으로서 좋은 곳에 산다는 작은 자부심과 행복을 느낀답니다. 가끔 다슬기와 민물고기를 잡아오는 남편의 행복도 여기에 있지 않을까요? 주간함양 독자님~ 지리산 줄기의 엄천강으로 오셔서 힐링 하시고 더위 식히세요. 감사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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