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람들은 누구나 자신의 인생에 대해 ‘이렇게 살아야겠다’, ‘저렇게 해야겠다’는 생각을 갖고 있는데 인생은 절대로 생각대로 살아지지 않는다.” ‘섬진강 시인`으로 잘 알려진 김용택 시인의 말이다. 그는 “생각대로 살아지지 않고 슬픔, 고통, 절망을 벗어날 수 없지만 그 자체가 사는 것이라고 강조했다. 스님들이 ‘왜 걱정을 들고 사나. 놓아버리지’ 하며 충고하지만 걱정을 들고 살고 싶어서 사는 사람은 없을 것이라면서 걱정과 고난을 짊어지고 살 수 밖에 없는 게 인생이고, 희망대로 살아지지 않는다 해도 그 모든 것이 다 삶이다.”라고도 했다. 자신의 희망대로 살아지지 않기 때문에 자신의 미래를 알고 싶은 마음은 고대의 예언가부터 현대의 무속인이나 역술가까지 시대를 초월해서 이어져 내려오고 있다. 그래서 학문적으로 그 미래를 엿보거나 예측하기 위해 ‘사주명리학’이란 임상통계학이 만들어졌다. 이전까지 사주명리학을 제대로 공부하려면 개인지도를 통해서만이 가능하였다. 적게는 수십만 원에서 많게는 수백만 원을 개인지도에 대한 수업료로 지불해야 했던 것이 현실이었다. 단순히 취미로 공부하는 경우야 상관없겠지만 이 방면에 나름대로 깊이 있는 공부를 하려고 마음먹은 사람이나 이 학문을 배워서 직업적으로 나가려는 사람, 또는 이러한 학문에 자신의 재능을 발휘하고 싶은 사람은 결국 개인지도를 선택하게 된다. 그런데 문제는 개인적으로 인터넷을 검색하거나 소문을 듣고 찾아간 철학관이나 역학원에서 명리학의 이치를 제대로 가르쳐 줄 수 있는 스승을 만나기란 하늘에 별 따기만큼 힘든 것이 한국 명리학계의 현실임을 부정할 수가 없다. 물론 오랜 공부와 경험을 통해 제대로 된 실력을 갖추고서 상담을 하고 있는 고수들도 상당수 있겠지만, 창업만을 목적으로 비싼 수업료로 속성지도를 받고 바로 간판을 내 건 사람이나 학술적인 체계가 제대로 갖추어지지 않은 혼자만의 이론으로 운명을 봐주는 사람을 만날 수도 있음을 생각해 봐야 할 것이다. 언젠가 방송을 보니 3만 원짜리 사주를 보러 온 사람에게 운명이 너무 안 좋으니 개명을 하라고 하면서 100만 원을 요구하는 어처구니없는 장면을 본 기억이 난다. 또한 모 방송사의 <이영돈 PD의 운명, 논리로 풀다>란 프로그램에서도 일부 사주명리학이란 학문을 잡술로 만드는 데 앞장서는 사람들의 적나라한 모습을 보기도 했었다. 말로는 10년, 20년 이상 경력을 가지고 있다고 하면서, 정작 사주명리학의 핵심인 음양오행陰陽五行의 원리도 제대로 깨우치지 못하고, 상담하러 온 사람들의 눈치를 보면서 그때그때 상황에 맞춰 변칙적으로 운명을 보는 눈치파가 상당 부분 존재하고 있는 게 지금의 현실이다. 결국 정말 나름대로의 절박한 심정을 갖고 있는 개인이 철학관이나 역학원 문을 두드렸을 때 제대로 된 상담을 해줄 수 있는 명리가가 과연 얼마나 될지 한번 생각해 볼 일이다. 필자가 생각하기에 역술가 혹은 역학자의 진정한 소임은 상담을 통해 자신을 찾아온 사람이 현재 안고 있는 고민과 번뇌의 고통을 조금이라도 덜어주면서 올바른 길을 제시해 주는 것이다. 그러므로 “지금 그렇게 힘들어한다는 것은 이제 그 고통의 끝이 보이기 시작한다는 것과 같다”는 말이 있듯이 설령 감정 결과가 긍정적이지 못하더라도 그 상황을 잘 극복해 나갈 수 있도록 내면에 긍정과 희망의 에너지를 심어줄 수 있는 상담사가 되어야 할 것이다. 살면서 훌륭한 책을 접하기가 어렵다지만 훌륭한 스승을 만나기란 더욱 어려운 것이 현실이다. 다행히 지금은 원광디지털대학교의 동양학과와 같은 학과들이 하나씩 개설되어 누구나 이러한 사주명리학을 학술적으로 공부할 수 있는 곳이 있다는 것은 여간 반가운 일이 아닐 수 없다. “불행한 사주는 없다. 우리의 삶에 가장 중요한 것들(돈과 명예 등)을 인간이 주관적으로 규정지었을 뿐, 그러한 것들을 초월할 수 있는 무언가(자유, 헌신, 사랑 등)를 발견할 수 있다면 더 행복한 사주가 될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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