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약 중독자들은 마약 한 대만 주사 맞으면 이 세상이 완전 천국이 된다. 그래서 그들은 마약을 모르는 사람들을 참으로 불쌍하다고 한다. 그들의 희열과 목표와 희망은 오직 마약 뿐 그 외 인생은 무의미하므로 그들은 마약의 감옥 안에서 산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따라서 술 중독도 마찬가지이고 담배 중독도 마찬가지이다. 또 도박에 사는 사람들도 돈 딸 때의 스릴이나 쾌감 때문에 도박을 빼놓고는 삶이 무의미해지기 때문에 패가망신하고, 징역을 갔다 와도 또 도박을 하게 된다. 자연이 만들어준 생명들한테는 자연 치유력이 있다. 동물들은 위생적인 식사를 안 하고 아무데서나 더러운 것, 또는 다 썩어가는 식사를 해도 식중독에 걸리지 않으며, 배가 부르면 안 먹으면 되고, 어디가 아프면 그대로 잠을 자면 낳는다. 인간도 애초에는 이 짐승들처럼 위생적인 식사를 하지 않았어도 잘 먹고 잘 살았을 것이다. 그러나 인간의 지혜가 발달하면서 무엇을 먹으면 더 맛있을까를 따지다 보니 요리를 해먹어야 하고, 조금만 비위생적인 식사만 해도 병이 걸리며, 그러면 약을 먹어야 한다. 인간의 위장이 그만큼 퇴화한 것이다. 그러나 의사나 약이 인간을 치료하는 게 아니라, 치료하는 것은 자연 생명력이니, 즉 찢어진 살이나 뼈가 붙게 하는 것은 생명력이니 의사나 약은 인간의 보조 역할만 한다. 그런데 현대인은 너무 병원이나 약에 의존한다. 그냥 두면 나을 감기만 들어도 병원에 가야하며 나이를 먹으면 약이 없으면 살지를 못한다. 한 주먹씩의 약을 먹고는 그 약이 소화 잘 되도록 소화제를 먹는다. 즉 약의 감옥에서 헤어나지를 못하고 있는 것이다. 인디언들은 산에 덫이나 함정을 파놓고 다음날 가보면 짐승이 걸려 있다. 그러면 그 중에 늙은 수컷만 잡아먹고, 젊은 수컷이나 암놈은 번식을 위해 놓아준다고 한다. 그러나 인간은 일생을 먹고 살 돈을 벌어도 더 모으려고 혈안이 되어 살다가 생을 마감하게 된다. 즉 돈의 감옥에서 살아가고 있다. 정치에 손댔던 사람은 정치의 굴레를 잊을 수 없어 선거에 낙선해도 또 나서려고 하니 권력을 손에 쥐어 봤던 사람은 절대로 그 권력의 속성에서 벗어날 수 없어 온갖 방법을 다 써서 종신권력을 잡으려하니 이 역시 정치, 권력의 감옥에서 사는 것이다. 늙은 영화배우가 매일 전화통만 바라본다. 그러다가 어쩌다 전화가 오면 혹시 영화사에서 자기를 찾는 전화가 아닌가? 반갑게 받으나, 영화 출연 제의가 아니면 아무리 친한 친구한테서 전화가 왔어도 실망한다. 이는 가수도 마찬가지이다. 인기시절 무대에서 많은 청중들에게 받던 그 요란한 박수소리를 잊을 수 없어 결혼도 다 때려치우고 다시 가요계로 나가고 싶어 한다. 이런 사람들은 인기의 감옥에서 살아가고 있다. 철저히 믿으면 천당이든 극락이든 간다고 한다. 그런데 이것은 애초 좋은 종교에 줄을 잘 섰을 때 이야기이고, 백백교, 용화교 또는 어떤 사이비교에 빠져 패가망신 하는가 하면, 인민대사원, 오대양 사건에서처럼 교주가 자살하라면 자살까지 하고, 종말이 가까워졌다 하면 모든 재산을 교주한테 바치며 천당 표까지 거액을 주고 구입하는 사람들은 완전히 종교의 감옥에서 살아가고 있다. 오직 자신의 명예만을 지키려고 사는 사람이 있다면 이도 그 명예의 감옥에서 사는 것이다. 어떤 사람이 갑자기 부동산 값이 오르는 바람에 졸부가 되었다. 그는 조그만 승용차를 사서 타고 다니다가 졸부가 되자 외제 승용차로 바꾸었다. 그 이유를 물었더니 저 조그만 승용차는 자신의 신분에 걸맞지 않는다는 것이었다. 즉 고급 가든 갈비집을 가더라도 차를 정리하는 종업원이 쳐다보지도 않는다는 것이었다. 그래서 외제 승용차로 바꾸었더니 그 종업원 허리가 90도로 경례하며 주차 안내를 하더라는 것이다. 그래서 어깨에 힘을 주며 종업원에게 팁도 준다고 한다. 이런 사람들은 거리에서 어떤 차와 동행을 하거나 순간적으로 마주쳐 가는 차가 만약 보잘것없는 작은 차이거나 유행이 지난 옷을 입고 있으면, 또는 어떤 집을 방문했는데 그 집이 초라하면 그 사람들은 아예 인격까지 무시해버리고 만다. 이런 사람들 역시 과시욕의 감옥 속에서 살아가고 있다. 이와 같이 인간의 삶에는 허깨비 같은 감옥에서 살아가는 인간들이 많다. 감옥으로부터 깨어 탈출하는 삶을 살아야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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