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에는 체육 관련 대회가 많고, 또 종목도 많네요. 지난 6월29일에는 휴천면 체육대회가 있었답니다. 한국의 전통 놀이인 투호 등 재미있는 게임들이 많았는데 그중에서 제기차기가 기억에 더 남네요. 왜냐하면 남편과 함께 한남마을 대표 선수로 나가 종합 2위를 하였는데 여자 중에서는 제가 1등을 하였거든요. 여자분들은 보통 1~5개 정도를 차던데 저는 무려 40개의 기록을 세웠답니다. 사실 네팔에서도 제기차기는 어릴 때부터 늘상 하는 놀이랍니다. 그러고 보니 한국에 와서 여러 종목에 선수로 나가 보았네요. 군민 체육대회 때는 달리기 선수로 나가 보기도 하고, 심지어 씨름 선수로도 나가 보았네요. 해를 거듭할수록 마을마다 사람이 줄고 행사 규모도 작아지는 듯 하여 마음 한편이 그늘지기도 하였지만 축해해 주시기 위해 참석하시는 분들도 계시고, 체육회 관계자분들과 면사무소 직원분들의 협조 하에 휴천면민들의 화합의 한자리가 된 듯 하여 즐거운 한때가 되었답니다. 특히 체육대회를 마치고 마을에 돌아와 마을 주민분들끼리 하는 뒤풀이는 바쁜 농사철 뒤의 행복한 어울림이 된 듯 하여 보기에 참 좋았답니다.한국에 오기 전에도 네팔에서의 여러 행사와 축제를 보았지만 그때는 나이가 어려 그저 신나게 놀고 함께 어울리고 즐기는 것만 알았는데 한국에서의 10년을 겪으면서 어떤 일이든 큰 일 속에는 희생하고 봉사하는 사람이 있어야한다는 것을 이제 조금 알 것 같아요. 마을 분들의 식사와 간식을 준비하는 일들도 마을 이장님과 부녀회장님 등이 시장을 보고 비빔밥 재료를 요리하여 준비하는 과정이 있었는데 큰 행사에서는 그런 분들이 반드시 필요하다는 것을 알게 되었답니다. 저희 한남 마을에서는 7월28~29일 ‘제3회 지리산엄천강변축제’라는 큰 축제를 주관하여 치러야 하는데 축제위원회 사무국장을 맡은 남편의 축제 준비 과정을 지켜보면 이건 마치 직업처럼 열심을 다해야 할 듯 싶더라고요. 농사일과 건물 공사 등 할 일이 태산인데 축제 계획서와 진행 준비 등 매일같이 축제 관련 일에만 매달려서 일하고 또 축제 위원분들과 의논하고 회의를 하더라고요. 이제 한달도 남지 않았으니 플래카드도 달고 포스터도 붙이고 홍보를 비롯한 음식 준비 등의 과정이 있을텐데 남편의 역할 때문에 그렇게 해야만 한다는 것을 알면서도 7월 한 달은 가족끼리 온전히 외식한번 할 수 있을지 푸념을 하게 되네요. 초등학교 1학년인 민준이는 이제 친구도 만나고 혼자 놀기도 잘하지만 어린이집 다니는 민소(4세)는 매일같이 아빠랑 놀기를 원하고 집에 늦게 오거나 하면 아빠를 자주 찾아서 아이 정서를 생각해서도 사회 활동을 조금 줄여 주었으면 하는 바람이랍니다. 특히 건강도 예전처럼 왕성하지 못한 남편이 여러 가지로 스트레스와 일에 시달리게 되면 몸이 상할까 걱정이네요. 남편도 알고, 세상 사람 모두가 알고 있듯이 결국은 건강이 최고이고, 가족이 마지막 존재 가치일테니까요.5년 만에 찾아오는 태풍이 옥수수밭을 무사히 지나갔으면 하는데 걱정이 많답니다. 연일 내리는 장맛비로 농민들 가슴이 저희와 같을 듯 싶네요. 엊그제의 선거로 당선된 서울 시장을 비롯한 많은 단체장들이 취임식을 취소하거나 연기했다는 언론 보도를 보았답니다. 태풍과 호우로 나라 전체가 걱정이네요. 어쩌다 찾아오는 태풍은 인간의 힘으로는 어찌 해 볼 수 없는 자연의 무서움을 느끼게 하네요. 큰 재해를 당한 사람은 이렇게 살아남은 느낌이나마 있을까 싶네요. 수년 전 네팔 지진 피해 당시 대한민국의 많은 국민들께서 지진피해를 돕고, 성금을 보내 주셨지요. 함양군민들께서도 당시 1만점이 넘는 구호물품과 4300만원에 달하는 성금을 모아 주셨답니다. 당시 네팔지진피해돕기위원회 사무국장을 맡은 남편과 함께 동문4거리에서 모금운동에 동참해 주셨던 수많은 함양군 기관단체, 언론사, 공무원, 재능기부단체, 함양군민분들께 이 글을 빌어 다시한번 감사의 인사를 드리고 싶습니다. 네팔 친구들과 촛불기도를 드릴 때 함께해주셨던 수많은 분들에게도 고마움을 전합니다. 이제 온전히 대한민국 국민으로서 두 아이의 엄마로서도 예전의 고마움을 꼭 갚아 나갈께요. 고맙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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