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골버스 여행기 `1250원의 행복`- 10 마천면 음정마을(2018년 6월 현재) ♧ 삼정리 소재 ♧ 세대 72가구♧ 인구127명(남64, 여63)♧ 농가 17가구♧ 주요농산물 : 고로쇠, 두릅, 고사리 등♧ 이장 : 이복영 지리산 천연 자연이 준 최고의 선물 마천면 음정마을 함양은 지리산을 빼놓고 이야기할 수 없는 곳이다. 삼정은 이름 그대로 3개의 정이 붙여진 마을을 합해 마천면 삼정리라고 부른다. 양지여서 ‘양지정쟁`이로 불리는 ‘양정마을’과 위쪽의 ‘음정마을’ 아래쪽 ‘하정마을’이 속한다. 삼정리에서 찾은 마을은 지리산에서 가깝고 함양읍에서 먼 마천면 음정마을이다. 음지말이라고 부르는 음정(陰丁)마을은 음지정쟁이라고도 부른다. 음지에 위치한 집단촌으로 마을을 이루고 살아간다는 뜻에서 붙여진 이름이다. 벽소령과 삼정산(영원사) 등산로로 산을 좋아하는 이들이 많이 찾는 곳이다. 남쪽에는 지리산자연휴양림이 자리 잡고 있어 관광객들에게 인기를 얻고 있다. 과거에는 30여 가구 대부분이 토종벌꿀 고사리 고로쇠 곶감 등을 수확하며 사는 곳이었다. 전체 가구수에 비해 농가는 적은 편이다. 이는 자연을 훼손하지 않고 자연의 혜택을 받으며 살아가는 마을주민들의 모습이다. 특산물로는 고로쇠 수액, 산나물(취나물, 고사리, 표고버섯, 단취 등), 약초(상황버섯, 영지버섯, 헛개나무열매 등)가 있는데 자연이 인간에게 베푸는 무공해 식품으로 음정마을의 자랑거리이다. 토종벌꿀도 마을의 수입원이었으나 2010년 전국적으로 확산된 토종벌 낭충봉아부패병으로 토종벌이 거의 멸종되다 시피 해 지금은 표고버섯 재배를 확대하고 있다. 함양지리산고속의 농어촌버스를 타고 음정마을로 가려면 마천방면 추성, 마천이 종점인 버스를 타야 한다. 이후 마천면소재지 농협에 도착해 삼정방면(시외일반)버스를 갈아타야 음정마을에 도착할 수 있다. 함양읍에서 출발하면 1시간 30분 정도 소요된다. 지리산고속을 타지 않고 바로 갈 수 있는 방법은 함양시외버스터미널을 이용하면 된다. 삼정방면 버스를 타고 음정마을에 바로 도착할 수 있다. 음정마을은 지리산과 얽힌 전설을 알아가는 쏠쏠한 재미가 있다. 지리산 맑은 비리내골 물에 걱정을 흘려보내고 자연의 기운을 받아 삶의 에너지를 다시 충전해 보자. 1. 전설 알면 더 재미있다 선녀 아미와 나무꾼 인걸 아미전설은 우리에게 흔히 ‘선녀와 나무꾼’으로 많이 알려진 이야기이다. 옛날 아미라는 선녀가 지상에 내려와 목욕하다 인걸이라는 나무꾼이 아미의 날개옷을 찢어버려 하늘로 가지 못하고 같이 살게 되었다. 그 후 1남 2녀를 낳아 살았는데 그러던 어느 날 인걸이 장난삼아 옛날에 찢어진 아미의 날개옷을 기워서 입혔다가 그만 아미가 하늘나라로 날아가 버렸다. 그 후 인걸과 세 자녀는 선녀 아미가 다시 내려오기를 기다리며 지쳐 죽었다고 한다. 그 남편과 아들이 하도 원통하여 흘린 눈물이 비리내골(비린내골)이다. 그 뒤 벽소령 높은 곳에 바위가 솟아올랐는데 사람들은 이 바위를 아미선녀의 남편과 아들이 껴안고 굳어버린 바위라 말하기도 한다. 현재 벽소령 정상에는 부자(父子) 바위(형제봉)가 서 있는데 한일리조트 부근에서 올려다보면 정면으로 보인다.  벽소령에서 보는 아름다운 달빛 벽소야월(碧宵夜月)은 지리산의 10경 중 하나로 벽소령에서 보는 달빛이 아름답다고 유명하다. 실제 달은 맑다 못해 차갑도록 시리고 푸르다는 말이 있다. 마을에서는 벽소령 명월제를 지내는데 마을 축제로 정착시키고자 가을추수 후 마을 주민들이 벽소령에서 제를 지내고 소원을 비는 명월제를 개최한다. 음력 보름을 잘 맞춰서 이곳에 오면 정말 멋있는 달맞이를 할 수 있다. 시인 고은씨는 “어둑어둑한 숲 뒤의 봉우리 위에 만월이 떠오르면 그 극한의 달빛이 천지에 부스러지는 찬란한 고요는 벽소령 아니면 볼 수가 없다”고 찬탄하였다. 바다와 내륙을 잇는 벽소령 소금길 음정마을 자연휴양림 안에 있는 우수청골과 생이바위골 사이의 능선을 소금쟁이능선이라 부르고 있다. 지리산 옛길로 불리는 소금길은 보부상들이 마천에서 벽소령 고개를 넘어 화개장이나 하동장에서 소금과 해산물 등을 구해온 것이다. 함양장에서 영원사 옛길을 따라 음정에 도착해 다시 무거운 짐을 지고 벽소령을 넘었다. 이 길은 보부상의 애환이 담긴 길이기도 하다. 소금길이 오랜 시간 많은 사람에게 이용되었던 것은 바다와 내륙을 잇는 최단거리 물류길이라는 것과 함께 물이 풍부했기 때문이다. 소금길이라 불리는 지방도 1023호선은 총연장53.3km로 하동군 화개면 탑리와 함양읍 구룡리를 연결하는 노선이며 이중 미개설 구간은 총23.8km로 지리산국립공원지역 공원시설인 탐방로로 운영중이다. 미개설구간으로 함양에서 하동까지 20분이면 갈 길을 1시간30분이 걸린다. 함양군은 남부에서 오는 관광객이 하동을 들렀다 구례로 빠지고 서울 관광객은 함양을 들렀다 남원으로 가는 현실을 극복하기 위해 이 구간이 개통되길 희망하고 있다. 2. 관광지사랑방, 음정토봉정보화센터음정토봉마을 정보화센터는 2007년 11월에 음정마을에 신축됐다. 그 당시 시골 마을에는 인터넷과 정보접촉이 소외돼 어르신을 대상으로 인터넷을 활용한 정보화교육을 진행했다. 그러나 요즘은 인터넷이 보편화하고 스마트폰을 사용하는 시대로 정보교육의 역할이 감소했다. 전에는 정보화센터 하면 컴퓨터만 활용하는 공간이었는데 현재는 다양한 활용 공간으로 이용하고 있다. 이곳에서 정보화 마을 위원장 강선욱(54) 씨를 만났다. 8년 전 남편과 함께 음정마을로 와 시댁에서 살고 있다. 정보화 마을을 맡아 관리한 지는 3년 차다. 옛날에는 2층에 컴퓨터로 가득 차 있었지만 지금은 컴퓨터를 비우고 마을에서 자연 채취하는 농·특산물을 판매한다. 또한 택배 서비스와 스마트폰 교육, 심마니ㆍ한지 공예 등의 체험을 운영하고 있다.  지리산 자연휴양림 산림청에서 관리하는 지리산 자연휴양림은 1996년에 개장했으며 1일 수용인원은 550명이다. 숲속의 집(8실), 연립동(10실, 동절기4실 운영), 산림문화휴양관(14실), 야영장 2개소에 야영데크 14개 등 숙박시설이 준비돼 있고 산책로, 다목적체육시설, 한지 체험장, 출렁다리 등이 갖춰져 있다. 또 지역 특색을 살린 한지 체험 프로그램, 산림전문가들과 함께하는 지리산 둘레길 걷기, 재미있는 숲 해설 프로그램을 운영하고 있다. 자연휴양림은 추첨을 통해 예약할 수 있다. 추첨 예약 신청은 국립자연휴양림관리소(www.huyang.go.kr)에서 하면 된다. 잘 갖춰진 시설과 각종 체험, 저렴한 비용으로 성수기 자연 휴양림의 인기가 대단하다.자연생태우수마을자연생태 우수마을은 자연환경과 경관 등이 잘 보전되어 있거나 주민들의 노력으로 자연친화적인 생활양식으로 운영되는 마을을 선정한다. 음정마을은 2013년부터 2015년까지 지리산자연휴양림, 비리내폭포 등 천혜의 경관자원으로 지리산 천연의 자연 속에서 전통문화를 유지 및 전승하려는 자연생태우수마을로 선정됐다. 따라서 마을 공원, 쉼터 등을 조성했으며 여름 피서철에 찾아오는 내방객들에게 등산로 청소 및 피서객에게 쓰레기종량제봉투 무료제공과 ‘자기 쓰레기 되가져가기 운동’등 마을 주민들이 스스로 자연을 지키며 공존하고 있다. 3. 길에서 만난 사람음정마을지킴이 이문영씨 음정마을 이복영이장을 만나지 못해 마을을 서성이고 있을 때 우연히 이문영(49)씨와 그의 첫째아들 이승환(23)군을 만났다. 이문영씨는 이장의 형님이자 정보화 마을을 2006년부터 10년 동안 운영했던 전 마을 이장 및 정보화마을 위원장이었다. 갓 제대한 아들 승환군과 일을 가는 길에 인터뷰를 요청했다. 오랫동안 마을을 위해 일 했던 터라 마을에 대한 이야기가 술술 나온다. 마을이 형성된 유래부터 아미전설, 비리내계곡, 벽소야월, 등 모르는 게 없다. 이문영씨는 작년부터 참나무에 표고버섯 종균을 넣고 5000그루 이상의 표고버섯 재배를 준비하고 있다. 보통 표고버섯을 재배하려면 2년 정도 걸린다고 한다. “하우스 재배를 하지 않고 자연 그대로의 노지재배를 하고 있는데 노지재배를 하면 상품은 많이 못 만들어도 맛과 향으로 승부가 가능하다”고 당당하게 말한다. 음정마을회관박을남(84)어르신과 김복순(81)어르신이 손을 꼭 잡고 마을회관으로 올라오고 있었다. 박을남 어르신은 정보화마을센터 위원장의 시어머니였다. 힘이 없어서 올라오기 힘들다는 김복순 어르신의 말에 박을남 어르신이 손을 잡아 끌어주었다고 한다. 두 어르신의 모습이 어린아이같이 순수했다. 김복순 어르신은 진주에서부터 여기저기 이사를 다니다 이 마을에 온 지 오래되지 않았다고 한다. 그러나 다른 마을을 가도 음정마을이 제일 살기 좋은 마을이라고 말한다. “친구와 자연이 좋고 혼자 있어도 한 식구처럼 오순도순 지내는 지금의 생활이 행복하다”고 한다. 마을 회관에는 더위를 식히러 나온 어르신들이 모여 있었다. 그중 동네에서 제일 나이가 일등이라고 말하는 노순이(89)어르신은 19살에 음정마을로 시집와 지금까지 살고 있다고 했다. 과거 이야기를 묻자 옛날에는 빨갱이들이 맨날 괴롭혔다며 말을 잇지 못했다. 이곳 음정마을에도 빨치산의 아픔이 있다. 그러나 지금은 지리산자연휴양림이 생기면서 마을이 도시가 됐다고 한다. 이 동네 며느리도 많이 들어와 며느리와 함께 사는 어르신도 많다. 이야기를 한창 나누다 정보화센터 강선욱 위원장이 구운 달걀을 들고 마을회관을 찾았다. 시어머니와 마을 어르신을 알뜰히 챙긴다. 이 전에 구운 달걀을 시어머니한테 드렸더니 “달걀이 썩었다”며 동물 먹이로 줬다는 재미있는 일화도 전했다. 옆에 있던 표시남(80)어르신은 그런 며느리를 부러워하듯 “내 눈에는 우리 아들이 이쁜데 각시가 없어. 이쁜각시 있으면 소개 좀 해줘봐”라고 말했다. 취재진은 아들이 누구냐고 묻자 마을 이장이라고 말했다. 이장은 만나지 못했지만 형님은 만났다며 이복영이장과 형님 이문영아들을 둔 어머니라는 사실을 뒤늦게 알고 놀라움을 감추지 못했다.  최정윤 전 재경 향우회장지난 2015년 재경 마천면향우회를 이끌었던 최정윤 회장은 다소 우락부락한 모습이지만 향우들을 챙기는 마음 씀씀이는 마천의 자랑 지리산만큼이나 넓다고 정평이 나 있다. 본지는 지난 2017년 ‘재경향우를 찾아가다’는 기획으로 마천 재경 향우들의 구심적 역할을 하고 있는 최정윤 전 재경 마천면향우회장을 만나 그의 삶과 고향 마천에 대한 이야기를 소개한 바 있다. 최정윤 회장은 1960년 마천면 음정마을에서 태어났으며 마천초등학교 제40회, 마천중(8회) 졸업했다. 최정윤 회장은 서울에 인접한 경기도 화성시 팔탄면의 기천농산 한우직판장을 운영하며 축산물 도매업을 하고 있다. 최 회장은 지난 20여년간 유통업에 종사했으며 한때 외도 아닌 외도로 노무용역회사를 10년간 경영하다가, 본업인 축산물 유통업으로 돌아와 현재 ㈜기천을 이끌고 있다. 이 취재는 지역신문발전기금을 지원받았습니다.정세윤·박민국·하회영·이혜영·유혜진·차혜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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