멀리 떠나버려서 다시 돌아올 기약도 없는 그님을 그리는 마음을 담은 소리새가 부른 오월의 편지라는 노래가 생각났습니다. ‘사월을 가고 꽃은 피는데 그님은 오지 않고 그리운 날 또 다시 찾아온 오월의 편지. 철새 따라 멀리 갔던 그님....’
다시 만날 기약도 없고 전혀 소식도 모르는 옛 연인에게도 막연히 편지를 써 내려간 추억을 그리는 사람보다는 지금 내 곁에 사랑하는 가족에게 편지를 쓸 수 있다는 것은 너무도 행복한 사람이 아닐까요? 예상외로 많은 사람들이 가족들에게 마음의 깊은 감정 표현을 잘 하지 못한다고 합니다. “사랑한다”, “감사하다”, “미안하다” 등과 같은 표현을 하는데 어색하게 여긴다고 합니다. 그래서 어떤 사람은 “아니, 그런 걸 꼭 말로 해야 합니까?”라고 말하면서 멋쩍어 하지만 이에 대한 대답은 “네, 말로 직접 표현 해야만 합니다”입니다. 사람은 들은 만큼만 더 확실히 알 수 있기 때문입니다. 왜냐하면 직접 귀로 들음으로 확인되기 때문이지요.
가족 사이에서 일어나는 갈등도 사실은 “다 알겠지”라고 지레짐작한 채 서로 표현하지 않기 때문이라고 합니다. 서로의 마음을 나누지 않음으로 감정의 골은 더 깊어가고 결국 갈등으로 발전하는 경우가 많다는 것입니다.
그래서 어떤 지혜로운 어머니는 집에서 대화하기 어려운 사춘기 자녀들에게 매일같이 조그마한 쪽지를 적어 눈에 잘 띄는 곳에 놓아둔다고 합니다. 아니면 짧은 메모를 적어 예쁘게 꾸며서 바삐 살아가는 아이들의 책상 위에 올려놓으면서 자연스레 대화를 유도한다고 합니다.
휴대폰으로 문자 메시지 보내는 디지털시대에 누가 귀찮게 편지를 쓰며 편지를 읽겠느냐고 하겠지만 아날로그시대로 돌아가 보는 것도 새로운 시도가 아닐까요?
그래서 감히 제안해봅니다. 오늘 한 번 여러분의 마음을 작은 편지 속에서 표현해 보시지요. 사랑한다는 한마디 말이나 본의 아니게 상처를 준데 대해 용서를 구하는 내용을 남편에게, 또 아내에게, 그리고 사랑하는 자녀들에게 편지를 써서 보내는 겁니다. 어른들에게도 오랫동안 가슴 속에 담아왔던 마음을 전해 보십시오. 그리고 자녀들은 부모님들에게 사랑과 존경의 마음을 가득 담아 편지를 보내십시오. 사랑하고 소중한 가족들에게 서로 정말 오랜만에 편지로 기별을 알리는 겁니다. 뜻하지 않은 좋은 소식은 마치 무더운 여름날의 시원한 냉수 한 사발과도 같습니다. 꼭 가을만이 편지를 쓰기에 좋은 계절은 아닙니다. 이 화창한 봄날에 그리고 가정의 달 5월이야 말로 가족들에게 편지를 쓰기에 최적의 계절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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