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제 5월입니다. 뒤돌아보면 벚꽃이 만발하고 길가에 꽃비가 내리던 게 엊그제 같은데 세월은 참으로 빠르게 지나가는 것 같아요. 특이하게도 올 4월엔 한겨울에 내린 폭설로 나무마다 눈꽃이 만발하기도 했었죠. 폭설과 추위 탓에 농부들은 피해를 보기도 했구요. 5월은 흔히 실록의 계절, 또는 계절의 여왕이라고 하더군요. 그런데 큰 기념일도 많아서 가정의 달이라고 하는 게 더 잘 어울릴 듯 싶네요. 어린이날에는 매년 함양군에서 주관하는 상림 공원의 기념 행사에 가곤 했었는데 아이들이 좋아하는 체험과 놀꺼리 먹꺼리가 있어 아이들도 좋아하고 같이 간 부모님들도 함께하며 행복해 하는 모습이 보기 좋더군요. 어버이날에는 각 읍, 면에서 어르신들을 모시고 식사와 선물을 대접하는 행사를 하는데 저희도 휴천면 행사장 입구에서 입장하시는 어르신들에게 꽃을 가슴에 달아 드리고, 또 음식 수발을 드리는데 처음 시집올때만 해도 남편을 따라가 흉내만 냈던거 같은데 그렇게 참여한 세월이 햇수로 벌써 10년이 되었네요. 좋은 일은 처음엔 형식적인 참여가 될지 몰라도 자꾸 하다보면 진심이 담기고 또 그 진심이 몸에 길들임을 주는 것 같더라고요. 그뿐인가요. 주변에 전파력도 있는 게 분명한 것 같아요. 5월엔 또 부처님이 이 땅에 오신 석가 탄신일도 있네요. 부처님오신 날에는 저희 가족이 모두 함께 가까운 절에 가서 소원도 빌고 비빔밥도 먹고 하는데 절에 가는 길옆의 우거진 푸른 숲과 맑은 공기도 5월의 매력인거 같네요. 두 아이의 재잘대며 깡충거리며 함께 걸어가는 모습도 행복한 추억이 된답니다. 아~ 그러고 보니 작년 부처님오신날에는 큰아이(8세)를 잃어버려 한동안 절 주변을 찾아다닌 기억이 있네요. 거창에서 온 조카 가족들과 아이를 찾아 난리가 났는데 아이는 아이대로 우리를 찾다가 차를 세워둔 곳에서 기다리고 있지 뭐예요~^^ 마냥 어린 아이라고만 생각을 했는데 나름 생각이 있다 싶어 기특하더라고요. 5월은 농사일이 그렇게 바쁘지 않으면서 나들이 하기에도 좋은 계절이고 굵직한 기념일이 많아 마음도 풍족해지는 듯 싶습니다. 함양군에는 산이 많고 농사일을 직업으로 삼아 살아 가시는 분들이 많다고 알고 있습니다. 그런데 수입은 또 그렇게 많지 않은 통계도 있다 하더군요. 남편 이야기로는 함양 군민 중에서 월 평균 100만원을 벌지 못하는 사람이 60%나 된다고 하던데 소득이 낮아서 불행한 것 보다는 주변과 비교해서 행복감이 충족되지 못하는 탓도 있다고 하네요. 자기 행복감을 올리는 삶~ 마냥 돈에 목적을 둔다면 현실적으로 참 어려운 문제인거 같아요. 높은 지리산과 넓은 들판의 야생화, 시원하게 흘러가는 엄천강과 그곳의 물고기 다슬기들. 이 모두를 정원으로 생각하면 어떨까요? 땅이 많은 사람은 부자잖아요. 누군가의 이름으로 되어 있는 땅일지라도, 그 주인이 바뀔지라도 어차피 땅(정원)은 없어지는 건 아닐테니까요. 그래서 우리 모두 부자가 되어 보는건 어떨까요. 부자함양~ 군청 앞인가 어디에서 본 듯 싶네요. 돈을 많이 벌어서 부자가 된다면 더 좋겠지만 진정한 부자는 마음속에 있지 않을까 싶네요. 마음이 따뜻하고 인정이 많은 지리산 품 만큼이나 넉넉한 함양의 인심. 보는 사람마다 가깝게 느껴지는 따뜻한 인사 한마디. 우리 함께 만들어봐요. 저의 글 읽어 주시는 많은 주간함양 독자님 오늘도 고맙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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