봄을 좋아합니다. 봄이 좋은 이유는 우선 겨울의 추위가 물러가고 따뜻한 기운이 맴 돌아서 좋고 메말랐던 나뭇잎이 새롭게 돋아나고 봄꽃이 피어 좋기도 하고 봄 나물을 먹을 수 있어서 좋아 하기도 합니다. 그러나 무엇보다도 봄에는 새로운 식물들을 심을 수 있어서 좋습니다. 지금은, 먼저 심은 감자가 뿌리를 박고 하루가 다르게 자라고 있고 땅콩도 고개를 내밀어 존재를 알리고 있습니다. 어제 시장에서 고추, 토마도, 양배추, 가지, 오이, 참외, 수박등 각종 모종들을 사와서 밭에 심었습니다. 비어 있던 밭이 새로운 식물들을 만나 채워져 가고 있습니다. 모종 파는 가게에는 모종을 사는 사람들의 목소리가 들떠 있는 것 같습니다. 무엇을 심는 다는 것은 그것의 열매를 거두기 위함입니다. 고추를 심는 다는 것은 고추를 심어 싱싱한 풋고추를 먹기 위함이며 김장을 생각하며 좋은 고추로 김장하기 위해서 입니다. 고추를 심고 감자가 맺기를 기다리는 사람은 없습니다. “콩 심은 데 콩 나고 팥 심은 데 팥 난다” “오이 덩굴에 오이 열리고 가지 나무에 가지 열린다”는 속담처럼 이것은 누구나 아는 진리입니다. 심는 데에는 수고가 따릅니다. 부산에서 살다가 귀농을 준비하는 부부와 같이 모종을 사왔습니다. 그 분들은 모종을 심을 줄을 몰라서 함께 심었습니다. 두둑을 만들고 비닐을 덮고 모종을 심으면서 함께 하면서도 처음 하는 일이라서 그런지 연신 힘들다는 푸념을 합니다. 심는 것도 힘들지만 거두기 위해서는 앞으로 더 큰 수고와 잔잔한 일들이 있습니다. 풀도 메 주어야하고 약도 쳐야하고 세밀히 돌봐 주어야 합니다. 올 해는 감자가 싹이 고르게 나지 못했습니다. 싹이 날 즈음에 날씨의 변화가 많았고 추웠기 때문이라고 합니다. 어떤 분은 매년 감자를 심었습니다만 올해는 감자가 나지 않아 두 번이나 심었다고 합니다. 봄에 심는 식물 중에는 몇 달 후 혹은 올해 안에는 거두는 것들 이지만 여러 해를 기다리는 거둠도 있습니다. 아침에는 도라지를 심었는데 장로님 부인이 ‘우리도 3년 더 살 수 있으면 도라지를 심을 것인데’ 라는 농담반 진담반 이야기를 했습니다. 도라지는 3년 후를 바라보며 심습니다. 오랜 기다림입니다. 오후에는 혼자 사시는 할머니 성도댁에 고구마를 심어드렸습니다. 고구마 순 두 다발 2만원 주고 샀다고 하십니다. 그러면서 하시는 말씀이 “내 먹으려고 심는 게 아닙니다. 우리 자식들 집에 와서 캐 먹으라고 싶습니다” 본인을 위해 심는게 아니라 자식들을 위해 심는 어머니 마음입니다. 심는 대로 거두는 것은 불변하는 진리입니다. 요즘 뉴스에서는 선한 것을 심지 못하고 악한 것을 심음으로 악한 것을 거두는 모습들이 많습니다. 미투 운동을 통해 밝혀지는 사건들이 그렇고, 대한항공 회장가족들의 갑질 사건이 그렇고, 드루킹사건이 그렇습니다. 그 외에 마음 아픈 모든 사건들은 아마 그 심음의 결과가 아닐까 생각해 봅니다. 남북정상회담이 열렸습니다. 좋은 것이 심겨져 좋은 열매가 맺어지기를 바라는 마음 간절합니다. 텃밭에 아직도 빈 곳이 있습니다. 오늘은 생강을 심어 짚을 덮고 고양이가 해치지 못하도록 막대기로 눌러두었습니다. 이 봄이 다 가기 전에 매일 무엇을 심을까? 빠진 것이 없는지 살펴보려고 합니다. 다음 주에는 고구마를 심을 것입니다. 글을 쓰면서 “스스로 속이지 말라 하나님은 업신여김을 받지 아니하시나니 사람이 무엇으로 심든지 그대로 거두리라 자기의 육체를 위하여 심는 자는 육체로부터 썩어질 것을 거두고 성령을 위하여 심는 자는 성령으로부터 영생을 거두리라 우리가 선을 행하되 낙심하지 말지니 포기하지 아니하면 때가 이르매 거두리라”는 말씀을 다시 한 번 되새겨 봅니다. 이 봄에 좋은 것을 많이 심고 좋은 것을 거두는 행복하고 보람된 삶이되기를 바랍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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