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149장고기를 잡으려고 쳐놓은 그물에 기러기가 걸리는 수도 있고 사마귀가 먹이를 탐내는 곳에 참새가 또한 그 뒤를 엿보기도 한다. 계략 속에 계략이 숨어있고 변고 밖에 다시 변고가 일어나니 지혜와 솜씨를 어찌 족히 믿을 수 있으랴.<원문原文>魚網之設(어망지설)에 鴻則罹其中(홍즉리기중)하고 螳螂之貪(당랑지탐)에 雀又乘其後(작우승기후)하 機裡藏機(기리장기)하고 變外生變(변외생변)이어늘 智巧(지교)를 何足恃哉(하족시재)리오.
<해의解義>물고기를 잡으려고 쳐놓은 그물에 기러기가 물에 내려앉았다가 걸려드는 수도 있으니 이것은 전혀 우연하게 일어난 일이다. 서경의 패풍(邶風) 신대편(新臺篇)에 나오는 말이다. 또한 장자(莊子) 산목편(山木篇)에 다음과 같은 이야기가 나온다. 여름날 사마귀가 나뭇가지에 올라가 아무것도 모르고 신나게 울고 있는 매미를 탐스러운 눈초리로 노리고 있었다. 그러나 바로 그 뒤 나뭇가지에서는 참새가 사마귀를 잡아먹으려고 잔뜩 기회를 노리고 입맛을 다시고 있었던 것이다. 이처럼 세상일은 계략속에 다시 계략이 숨어있고 뜻밖의 변고 위에 다시 변고가 겹치는 법이니 인간의 짧은 지혜와 재주가 무슨 소용이 있겠는가. 오직 자신의 마음을 깨끗하게 비우고 지조를 지켜갈 뿐인 것이다.
<주註>
設(설) : 쳐놓음, 설치함. 罹(이) : 걸림. 螳螂(당랑) : 버마재비, 사마귀. 乘(승) : 엿봄, 기회를 노림. 機(기) : 기략, 계략. 足(족) : 족히. 恃(시) : 믿다.
댓글을 남기실 수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