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주명리학四柱命理學의 재미있고 실전적인 내용을 본격적으로 들어가기에 앞서 동서양에서는 인간의 기질氣質이나 운명運命을 파악하는 방법들이 다양하게 전해내려 왔는데, 그 중 필자가 보기에 현재 잘 알려져 있는 것들을 통해 그 각각의 방법마다 가지고 있는 특징과 파악하는 경우의 수를 한번 알아보기로 한다. (1) 혈액형血液型: 1927년 후루카와 다케지가 발표한 이론으로, 1970년 방송 프로듀서인 노미 마사히코가 쓴 혈액형 성격설에 관한 책이 인기를 끌면서 대한민국 등에 전파되었다. 사람을 오직 4가지(A, B, O, AB)로만 분류하여 성격의 장단점을 파악하는 것으로 수십만 가지로 분류하는 사주명리학과는 비교 자체가 안 된다. (2) 서양 점성술: 황도 12궁에 근거해서 만들어진 이론으로, 태어난 시기에 따라 우리가 잘 아는 황소자리, 전갈자리, 물고기자리 등 총 12가지로 나누어 사람을 판단하는 방법이다. 역시 기질氣質이나 운명運命을 구체적으로 파악하기에는 한계가 있다. (3) 타로카드: 최대 78장의 다양한 그림이 그려진 카드를 배열한 상태에서 상대방이 뽑은 카드의 그림을 보고 과거, 현재의 상황을 파악하고 미래를 예측하는 방법으로 마치 동양의 주역점周易点과 비슷하다. 이 또한 카드를 뽑는 우연한 결과로 상대방을 판단하는 점술로서, 상당히 뛰어난 직관력이나 영감이 필요하므로 학문적인 범주에 들어오기가 힘들다. (4) 주역 64괘(周易点): 주역의 원리를 이용하여 인간의 길흉을 총 64가지로 판단하는 점법으로, 이전에는 주역 점의 대가들이 있었으나 이러한 점술능력은 상당히 뛰어난 직관력이나 영감이 필요하므로 학문적인 발전에는 한계가 있다. 따라서 주역도 동양학의 한 범주이지만, 사주명리학과는 인간의 운명을 판단하는 방법 자체가 전혀 다른 학문이다. (5) 토정비결土亭秘訣: 년年, 월月, 일日 세 가지만으로 괘卦를 찾아내는 방식으로 48괘에 3을 곱하여 총 144괘로 풀이하는 당사주류의 이론으로 사주四柱가 아닌 삼주三柱에서 지지地支만 따졌으므로 당사주 이전의 것일 수도 있다. 그래서 누구나 쉽게 재미삼아 볼 수 있는 당사주류의 토정비결土亭秘訣을 보고서 사주팔자四柱八字를 보았다고 하는 것은 전혀 맞지 않는 이야기이다. (6) 매화역수梅花易數: 64괘에 다시 변화를 주어 총 384괘로 판단하는 소강절의 점술이다. 소강절은 “주역은 상象과 수數로 귀결되며, 상수학으로써 우주가 발생하고 자연이 이루어진다”고 이야기하였다. 매화역수梅花易數는 현재에도 계속 사용되고 있지만, 도출되는 경우의 수는 역시 사주명리학에 미치지 못한다. (7) 당사주唐四柱: 년年, 월月, 일日, 시時 각각의 12지지地支를 통해 총 2만 736가지(12×12×12×12)의 판단이 가능하다. 이 자체만으로는 위에서 설명한 방법들의 경우의 수에 비하면 대단한 것이라 할 수 있다. 그렇지만 천간天干을 빼고 지지地支만으로 판단하는 방법이다. 이는 음양의 원리에 어긋난 것으로, 지금의 사주명리학이란 학문과는 관계가 거의 없는 이론이자 당나라 시대에 쓰이던 방법이다. (8) 사주명리학四柱命理學: 당나라 시대에 행해지던 지지地支만의 판별법인 당사주唐四柱의 잘못된 점을 보완하며 발전해 오다, 띠로 보는 관점을 고치고 일간을 자신으로 보고 판단하는 완전히 새로운 이론이다. 이는 동양학의 운명예측 이론 중 가장 많은 경우의 수를 가지고 있는데, 년의 60갑자와 월의 12개월, 일의 60갑자와 시의 12시간으로 총 51만 8400가지의 변수(60×12×60×12)를 가진 임상통계학이라 할 수 있다. 결국 인간의 타고난 기질氣質이나 운명運命을 예측하는 방법 중 가장 강력한 무기를 가지고 있다고 보면 되겠다.
주메뉴 바로가기 본문 바로가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