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람이 자기 마음에 드는 사람을 처음 만나게 되면 설렘이 생기고 기분이 좋아지게 됩니다. 그런데 이런 현상은 도파민과 같은 호르몬이 뇌의 중심에 영향을 줌으로써 마치 마약을 먹었을 때와 비슷한 황홀감을 맛보게 된다고 헨리 피셔라는 인류학교수는 말했습니다. 어떤 계기로 인해서 설레는 마음이 생기고 기분이 좋아진다는 것은 좋은 현상이라 할 수 있습니다. 그런데 이 같은 물질이 상대방에 대해 식욕을 잃고 잠을 이루지 못할 정도로 몰입하게 만드는 요인이 된다면 조심해야 되지 않을까요.
그리고 그런 현상이 더 발전하여 사랑의 열병이 계속 마음을 지배하게 되면 점점 더 사랑에 매달리면서 결국에는 상대방을 소유하려고 몸부림치는 지경에 이르게 됩니다. 사랑은 그 자체만으로도 사람의 마음을 부드럽게 하고 관심을 갖도록 하는 묘한 능력이 있습니다. 그러나 사랑을 통해서 상대방을 지배하거나 소유하려고 애쓰고 몰입한다면 이미 그 사랑은 사랑의 본질에서 벗어난 것으로 집착이라 할 수 있습니다. 사랑하는 상대방을 자기의 소유로 삼으려고 열정을 쏟아 부으며 몸부림을 치면서 연정적인 사랑이라고 말한다면 그것은 사실 사랑이 아니라 일종의 중독현상에 불과합니다.
만물이 해동되어 푸르름이 더해지고 온기를 느낄 수 있는 계절이 왔습니다. 어쩌면 서로 사랑하기에 딱 좋은 때가 아닐까요? 그러나 사랑이 지나친 열병이 되거나 성적 충동에 사로잡혀 중독현상에 빠져서는 안될 것입니다. 사람들이 사랑한다고 하면서 왜 실의에 빠지거나 사랑의 중독현상을 보이는지, 왜 그렇게 쉽게 변질이 되는지, 사랑이 주는 허무함에 넋을 잃게 되는 것인지요. 그것은 진정한 사랑을 하지 않았기 때문입니다.
따라서 진정한 사랑이란 성령의 열매인 사랑하는 마음을 지닌 채 상대방의 유익을 위해 나를 내어주는 행위임을 깨닫고 확인해야 합니다. 곧 아가페 사랑을 나누되 내가 먼저 베풀 때에 진정한 사랑이 이루어지게 됩니다.
아가페 사랑은 적극적이되 집착하지 않습니다. 능동적이되 내가 먼저 행동에 옮기는 것입니다. 자신에게 초점을 맞추는 것이 아니라 상대방에게 초점을 맞추는 것입니다. 자신이 받을 것만을 계수하는 것이 아니라 아낌없이 주고 또 주는 것이 바로 아가페 사랑입니다. 열정적이지만 지나치지 않고 아쉬운 것 같지만 부족함이 없이 풍성한 참 사랑을 서로 나누는 세상, 마치 초콜릿처럼 달콤하고 부드러운 내일을 그려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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