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늘이 차츰 맑아진다는 청명淸明이 나흘 지났습니다. 청명을 시작으로 농가에서는 봄 일을 시작합니다. 청명은 한식과 식목일이 겹칩니다. 이때는 “부지깽이를 꽂아도 싹이 난다”는 속담처럼 무슨 나무를 심어도 잘 자랍니다. 이 시절에 딸을 낳으면 시집갈 때 농을 만들어 줄 오동나무를 심어 ‘내 나무’라고 했습니다.
전래 민요 ‘나무타령’을 읊조리며 내 나무를 심어 봅니다.
“청명 한식 나무 심자, 무슨 나무 심을래, 오자마자 가래나무, 불 밝혀라 등나무, 대낮에도 밤나무, 칼로 베어 피나무, 너랑 나랑 살구나무, 방귀 뀌어 뽕나무, 깔고 앉아 구기자나무, 거짓 없어 참나무, 그렇다고 치자나무, 바람 솔솔 소나무, 빌고 보자 비자나무, 입 맞추어 쪽나무”‘뇌를 닮은 호두나무, 건강 함양 불로나무, 행복 함양 장생나무, 모두 함양 함양나무’라고 추임새를 넣습니다.
30년 가까이 약초를 연구하면서 변화하는 시대성과 지역성 그리고 경제성이 있는 수종을 조사하여 보았습니다. 결론은 호두나무를 함양의 대표나무로 정하여 산과 들에 많이 심었으면 좋겠습니다. 호두는 국내 자급률이 10% 이내이며 연 1만4천톤을 수입하고 있습니다. 우리나라는 신라와 고려시대부터 정월 대보름에 부럼 깨기를 시작하면서 건강식으로 견과류 소비가 꾸준히 늘고 있습니다.
호두나무Juglans sinensis Dode는 아시아, 유럽, 아메리카 등 난대중부에서 온대중부에 걸쳐 약 15종이 분포하고 있으며, 열매인 호두는 맛이 고소하여 기호도가 높고 건강에 도움이 되어 세계 10대 슈퍼 푸드로 미국 타임지에 선정되었습니다. 동의보감에서 ‘호두는 경맥을 잘 통하게 하고 혈액순환을 원활하게 하며 수염과 머리를 검게 하고 몸을 튼튼하게 한다’고 기록되어 있습니다. 고대 그리스인들은 호두의 모양이 사람의 뇌를 닮아서 머리 치료에 쓰기도 하였습니다. 호두의 좋은 효능은 기억력과 집중력을 높여주고 뇌의 산화를 억제해주며 뇌 건강을 유지시켜 줍니다. 특히 치매와 건망증을 예방하고 완화시키는 효과가 있어서 뇌를 많이 사용하는 학생과 직장인, 노화가 급진되는 노인들이 꾸준히 드시면 도움이 됩니다.
그리고 호두가 심혈관 질환에 좋다는 것은 잘 알려져 있습니다. 그 외에 항산화 작용으로 피부 노화, 기미, 주름 등을 개선하고 불면증, 피부 노화, 탈모 및 모발건강에 효과가 있습니다. 호두가 좋다고는 하지만 칼로리가 높고 지방질로 되어 있어서 하루 7개 이하로 드시는 것이 적당합니다.
호두를 깨뜨릴 때는 산산조각이 나며 소리가 요란합니다. 두개를 만지작거리면 ‘부드득 부드득’ 소리가 납니다. 소리에 놀라 걱정도 부스럼도 사라집니다. 요즘, 나라도 사회와 가정도 혼란 속에 어두운 듯합니다. 우리 고을의 복잡한 일들이 사람을 힘들게 합니다. 백세시대에 머리가 아프고 건망증과 치매는 남의 일이 아닙니다. 불로장생을 추구하는 사람들은 이 일이 걱정입니다. 우리 고을에호두나무를 심어 소득도 건강도 삶의 질도 높여가길 기대합니다. 청설모가 떠난 자리에 호두나무를 심을 기회가 왔습니다.
어둡고 혼란스런 뉴스를 볼 때도 나의 생각은 맑아지게 하소서.몸이 늙어가고 기억이 쇠퇴 할 때도 나의 인생이 맑아지게 하소서.이제는 함양고을에 머물던 먹구름이 걷히고 맑아지게 하소서.꽃비를 맞으며 벚꽃축제를 즐깁니다. 벚나무는 4,5십년 전에 심었기에 벚꽃 길을 만들었습니다. 호두나무는 이제 어린아이가 걸음을 배울 때 발을 떼어놓는 걸음걸이 하며 ‘나무타령’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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