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146장외로운 등불 반딧불처럼 가물거리고 만상의 소리 고요해지면 이는 우리들이 비로소 편안히 잠들 때이다. 새벽 꿈에서 막 깨어나매 뭇 군상의 움직임이 아직 일어나지 않았으니 이는 우리들이 비로소 혼돈에서 빠져나올 때이다. 이때를 타서 한마음으로 빛을 돌려 밝게 비추어보면 비로소 이목구비가 다 질곡이요, 정욕과 기호가 모두 마음을 타락시키는 기계임을 알 수 있으리라.<원문原文>一燈螢然(일등형연)에 萬籟無聲(만뢰무성)은 此吾人初入宴寂時也(차오인초입연적시야)요 曉夢初醒(효몽초성)에 群動未起(군동미기)는 此吾人初出混沌處也(차오인초출혼돈처야)니 乘此而一念廻光(승차이일념회광)하여 炯然返照(형연반조)하면 始知耳目口鼻(시지이목구비)가 皆桎梏(개질곡)이요 而情欲嗜好(이정욕기호)가 悉機械矣(실기계의)리라 <해의解義>흔히 사람의 마음을 유리컵 속에 들어있는 흙탕물에 비유한다. 낮동안 깨어나 뭇사물들과 부대끼며 바쁘게 뛰어다니면 물은 온통 흐려져 뿌옇다. 그러나 밤이 깊어 외로운 등불이 희미하게 깜빡이고 삼라만상이 고요해져서 우리가 막 잠자리에 들려고 하는 순간이나 새벽에 잠에서 막 깨어나 아직 만물의 활동이 시작되기 직전의 순간에는 혼탁한 물은 모두 말갛게 가라앉아 있다. 사람의 본래적으로 갖추고 있는 밝은 지혜의 빛이 되살아 나오는 순간이다. 이때야말로 우리가 진심을 회복하는 시간이다. 그리고 이 회복된 진심의 밝은 지혜로 살펴보면 우리의 이목구비로 느끼는 감각적인 모든 것들이 모두 몸을 구속하는 것이고 정욕과 기호와 같은 감정들이 다 마음을 타락시키는 것임을 깨달을 수 있으리라.<주註>螢然(형연) : 반딧불처럼 희미하게 깜박거리는 것. 萬籟(만뢰) : 삼라만상의 소리, 만물의 소리. 宴寂(연적) : 편안하고 고요함, 곧 깊은 잠에 빠져들어 가는 것. 연(宴)은 안(安)과 같음. 初醒(초성) : 막 깨어남. 群動(군동) : 움직이는 모든 것. 混沌(혼돈): 천지만물이 뒤섞여 구분이 없는 상태, 즉 잠에서 깨어나지 못한 상태 . 廻光(회광) : 빛을 되돌림, 인간이 본래적으로 갖춘 지혜의 빛을 돌려 자신의 본심을 돌아보아 반성하는 것. 炯然(형연) : 환하게 밫나는 모양. 返照(반조) : 빛을 되비추다. 桎梏(질곡) : 차꼬와 수갑, 몸을 구속하는 기구. 桎(질)은 죄소의 발에 채우는 것. 梏(곡)은 죄수의 두 손을 묶는 것. 機械(기계) : 마음을 해치는 복잡한 장치라는 뜻.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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