곶감을 판매하기 위해 지난 1월25~27일 서울 청계천에 다녀왔습니다. 남편과 두 아이와 함께한 서울에서의 3일간의 시간은 또 다른 재미와 경험의 시간이었습니다. 그런데 7세, 3세의 어린 두 아이와 함께하기에는 추위가 너무나 혹독하여 아이들에게는 참으로 미안한 시간이었답니다. 영하14도~17도를 오르내리는 추위는 몽골텐트에 난로를 피웠다고는 하지만 어른도 추워서 볼과 코가 빨갛게 익더라고요. 함양군과 함양군의 23농가가 함께한 판촉행사였는데 주위분들이 모두들 아이들 걱정을 많이 해 주시더군요. 그러나 아이들은 그 매서운 바람과 추위에도 오히려 잘 견뎌주어 얼마나 고맙고 다행이던지. 각 면에서 추천된 농가들이 참여했는데 23농가 중 저희가 가장 많은 곶감과 농산물을 판매하였는데 저희집은 단 한 개의 곶감도 남기지 않고 완판하고 돌아왔답니다. 어느 고객분은 아이가 걱정된다며 과자와 따뜻한 음료도 가져 다 주시고 또 어떤 분은 이걸 다 팔아야 빨리 돌아간다며 아이들 걱정을 해 주시며 많은 곶감을 사 주시더라고요. 너무나 고맙고 감사한 마음입니다. 한가지 아쉬움이 남는 것은 온정과 따뜻한 마음으로 곶감을 사 가시는 그분들의 고마움에 농사지은 무시래기도 덤으로 드리고 곶감도 덤으로 드리기도 했는데 함께 가신 다른 농가에서 그렇게 덤도 주고 하면 다른 농가의 곶감이 안팔린다며 꾸중을 하실 땐 서운함이 생기더군요. 눈 뜬사람 코도 베어 간다는 서울에서 시골 인심으로 드린 것인데 그것을 나무라시는 모습에 아무리 이것이 돈을 벌기 위한 장사지만 보답하는 마음으로 저희는 당연한 인심을 드린 것인데 그것을 나쁘게 꾸중하시니 우리가 과연 틀렸나 몇 번을 생각해보게 되었답니다. 서울에서의 판매가 너무나 잘되고 시골에 와서도 그분들의 추가주문을 비롯 예약된 포장을 하느라 며칠을 포장을 하다보니 요즘 너무 피곤하고 힘든데도 열심히 일한 보람도 있는 거 같아 한편 마음이 뿌듯하네요. 그런데 좋은 일 뒤엔 좋지 않은 일도 생긴다고 하더니 그것도 갑자기라더니 정말 갑자기 집안에 큰일이 생기고 말았네요. 남편이 갑자기 농협 이사 선거에 출마한다 합니다. 이 바쁜 시기에 그런 걸 하면 곶감 포장 일을 누가 다 할 수 있을지 걱정도 되고 남편이 하는 일에 무작정 반대하기도 어려워 어떻게 해야 할지 모르겠네요. 농협대의원협의회장을 하고 있으면서 농협 일에 많은 시간을 빼앗기는 것도 겨우 이해하고 있는데 이사, 그것도 선거라니요. 선거를 하면 집안일에 소홀하고 주문받은 곶감들은 누가 다 포장하여 보낼 수 있을지. 며칠째 고민을 거듭하던 남편이 드디어 후보 등록을 하고 그 다음날부터는 계속 오전 일만 하고는 오후만 되면 집밖이랍니다. 혼자서 포장을 하면서 너무 힘들기도 하고 늦게 온 남편은 남편대로 힘들어하고. 그런데 사람이 죽으라는 법은 없나봐요. 수동면에 있는 대안학교에서선생님 한분과 학생 여러명이 민준(7세)이 공부를 가르켜 준다고 방문하셨는데 혼자 포장하는걸 보시고는 며칠째 계속 도와주시네요, 교회에서 운영하는 대안학교라니 정말 하나님이 도와주시는 듯 고맙고 감사한 마음이랍니다. 이 글을 빌려 그분들에게 너무나 고맙다는 표현을 꼭 하고 싶네요. 남편은 항상 그러더군요. 사람이 하고자 하면 못할게 없고 변함없이 성실히 노력하면 주변에서도 도와 주는 법이라고요. 사회활동으로 집밖 일을 더 열성적으로 하는 남편이 조금은 원망스러울 때도 있었는데 이런 어려운 시기에 저희가 도움을 받고 보니 남편이 하는 일이 그렇게 나쁘지만은 않다는 생각이 들고 남편의 지친 잠자는 모습을 보니 원망하던 마음은 풀리고 동정도 가고 사랑하는 마음으로 보게 되네요~^^ 모두다 잘 될거라는 남편의 말처럼 저도 다 잘 될거라고 믿고 싶습니다. 주간함양 독자님을 비롯 모든 다른 분들도 혹여 어려운 일에 부딪히면 다 잘될까라는 믿음으로 힘내시길 빌게요. 고맙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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