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나 속에 정반대되는 음과 양의 성질이 공존하고 있다는 음양(陰陽)의 일원성이 현실에서 어떻게 나타나는지 마지막으로 살펴보도록 한다.실 끝에 매단 돌을 돌렸을 때 돌리는 힘이 너무 약하면 원을 그리지 못하고, 너무 강하면 실이 끊어져 버리게 된다. 즉, 돌이 실에서 멀어지려는 힘과 실이 돌을 잡아당기는 힘이 1:1이 되었을 때 완전한 원을 그리며 돌 수 있는 것이다. 이처럼 우리가 잘 알고 있는 원심력과 구심력은 역시 음과 양의 반대되는 힘으로 현상계에 존재하는데, 인공위성 또한 원심력과 구심력에 의해 지구 주위를 돌고 있다. 그리하여 지구 상공에서 돌고 있는 인공위성은 실 끝에 매달린 돌과 같이 지구의 중력에 의해 당겨지는 힘과 지구 밖으로 날아가려는 힘이 1:1이 되어서 원운동을 하게 되는 것이다. 수소 원자의 예도 마찬가지이다. 수소 원자는 한 개의 양자 주위로 한 개의 전자가 돌고 있는데, 전자는 무려 빛의 10분의 1정도의 속도로 돌고 있다. 여기서 우리는 돌과 인공위성, 전자 등이 하나의 태극으로 존재하며, 내부에 원심력과 구심력이라는 음양의 힘을 동시에 가지고 있는 태극체임을 알 수 있다. 나무에 있어 물의 순환은 봄과 여름에는 나무의 뿌리에서 끌어 올려 져 나뭇잎 끝가지 올라가고, 가을과 겨울에는 다시 가지 끝에서 뿌리로 돌아가는 것이다. 인체에 있어 피의 순환 역시 심장에서 동맥을 통해 모세혈관까지 뿜어지고 다시 혈관에서 정맥을 통해 심장으로 돌아오는 과정이다. 심장은 중격을 사이에 두고 좌심과 우심이 각각 양과 음이 되어 하나의 태극을 이루고 있는데, 우심은 정맥혈이 돌아와 음(陰)의 하강(下降)을 보여주고, 좌심은 폐에서 오는 깨끗한 혈액을 전신에 뿜어주는 양(陽)의 상승(上昇)을 보여주고 있다. 좌우로 나뉜 심장은 콩과 비슷하다. 콩은 현상계에서 태극의 모습을 잘 보여주는 예 중의 하나이다. 콩처럼 둥근 하나의 심장이 그 이면에 좌우로 나뉘어 음양의 반대 작용이 일어나고 있는 것이다. 전체 혈관계를 태극으로 보았을 때 동맥계에서는 상승(양의 발산)하며, 정맥계에서는 하강(음의 수렴)하면서 하나 속의 음과 양을 보여주고 있다. 참고로 여름을 지내는 데 대표적인 음식이 삼계탕이다. 그런데 이상하게도 우리는 왜 그 더운 날에 뜨거운 삼계탕을 먹는 것일까? 사실, 이러한 식문화(食文化)에는 우리 선조의 지혜가 비밀스럽게 숨어 있다. 그 비밀은 바로, 여름이 되어 날씨가 더워지면 몸의 표면(表面)은 뜨거워지거나, 몸의 이면(裏面)은 차가워진다는 이치 때문이다. 물론 여기서 말하는 뜨겁다, 차다는 뜻은 실제 온도를 말하는 것이 아니고 한의학적인 한열(寒熱)의 개념이다. 그래서 한여름에 날씨가 더워지면, 성질이 몹시 뜨거운 닭고기, 인삼, 대추 등을 함께 달여서 차가워진 속을 데우는 것이다. 여름에 시원한 팥빙수나 성질이 찬 과일을 먹으면 쉽게 배탈이 나서 설사를 하는 것은 이런 이유 때문이다. 몸의 외부가 더워지면 자동적으로 몸의 내부가 차가워지는 것은 자연의 이치이다. 또한 우리가 여름에 즐기는 냉면은 본래 겨울 음식이었다. 우리의 선조들께서 한겨울에 얼음이 둥둥 뜨는 동치미 국물에 성질이 찬 메밀국수를 말아 드신 것은 겨울에 뜨거워진 속을 식히려고 하셨던 것이다. 우리 선조들은 음식도 자연의 이치를 바탕으로 드셨던 것을 알 수 있다. * 항온동물은 체온을 유지하기 위해 끊임없이 열 생산을 해야 하는데 여름에는 기온이 높아서 열 생산이 둔화되기 때문에 신진대사가 느려지고 몸이 축 쳐지게 된다. 또한 기온이 높으면 열 발산을 위해 체표면으로 혈류가 집중되고 몸속의 혈류가 감소하게 되기 때문에 여름에는 속이 냉하게 되어 찬 음식을 먹으면 배탈이 잘 나는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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