음과 양은 서로 대립을 이루고 있는 동시에 서로 의존하기도 함으로써, 그 어느 것도 다른 한 쪽과 분리되어 단독으로 존재하는 일이 없게 되는데 이것을 ‘음양(陰陽)의 일원성’이라 했다. 우리가 살고 있는 현상계는 하나 속에 정반대되는 음과 양의 성질이 공존하고 있다는 이러한 원리에서 절대 벗어날 수가 없다. 이러한 음양(陰陽)의 일원성이 현실에서 어떻게 나타나는지 전창선, 어윤형씨의『음양이 뭐지?』란 책속의 내용과 필자의 의견을 통해 살펴보도록 한다.사람은 몸과 마음이 합쳐져서 하나의 생명체로 존재하고 있는데 그 표면(表面)에 몸을 두고, 그 이면(裏面)에 맘을 담고 있다. 몸과 맘은 동일한 어원에서 나온 말로 우리의 선조들은 몸과 맘이 음양으로 존재하며, 둘이 아니고 하나라는 사실을 잘 알고 있었기 때문이다. 여기서 말하는 한 사람의 개체는 언덕이라고 할 수 있으며, 몸과 맘은 언덕의 응달과 양달이다. 즉, 개개의 사람은 현상계에 태극(太極)으로 존재하며 몸과 마음을 음과 양으로 삼고 있는 것이다.국선도의 창시자인 청산선사께서는 몸은 마음을 담는 그릇이라고 했는데, 한의학에서도 몸(오장육부)의 변화가 마음의 변화를 가져온다는 것을 당연하게 설명하고 있다. 가령 오장육부에서 목(木)기운인 간, 담(몸)에 문제가 생기면 쉽게 화를 내거나 분노(맘)하게 된다고 하는데, 반대로 쉽게 화를 내거나 분노하게 되어도 간, 담에 문제가 생기게 된다.모든 개체의 형태나 성질은 반대되는 두 힘에 의해 이루어져 있는데, 딱딱함과 부드러움을 통해 보다 쉽고 다양한 모습의 `하나 속의 음과 양`을 알아본다면 조개나 소라의 껍데기는 딱딱하다. 조개의 껍데기가 딱딱하다는 것은 그 속이 부드럽다는 것을 간접적으로 시사하고 있다. 여름에 먹는 참외와 수박도 만져 보면 단단하니 그 속이 부드러운 것은 당연하겠다. 자라나 거북의 등과 배는 너무나 단단해서 마치 돌과도 같다. 그 정도로 단단한 껍데기에 싸여 있는 자라와 거북의 몸통은 얼마나 부드러울까 상상할 수 있을 것이다. 이렇게 딱딱함과 부드러움(剛柔)은 서로 반대되는 성질로서 하나의 개체 속에 공존하고 있는 것으로 겉이 딱딱하면 속이 부드러운 것이 자연의 이치이다. 겉이 부드러우면 속이 딱딱한 것 역시 동일한 원리로 자두나 복숭아는 겉이 부드러운 만큼 속에는 딱딱함을 감추고 있다. 또한, 물고기의 겉은 조개에 비해 상대적으로 부드러운 만큼 속에는 날카롭고 딱딱한 뼈가 들어 있는 것이다.이와 같이 하나 속에 공존하는 딱딱함과 부드러움의 이치를 인체에도 적용해 본다면, 먼저 머리는 바깥에 단단한 두개골로 싸여 있는데 그 속에는 부드러운 뇌가 들어 있다. 가슴은 바깥에 단단한 갈비뼈로 싸여 있는데 그 속에는 부드러운 허파 등이 들어 있다. 외강내유(外剛內柔)한 모습이다. 복부와 골반까지는 속에 단단한 척추와 골반뼈를 숨기고 바깥은 부드럽다. 내강외유(內剛外柔)한 모습이다.참고로 주역에 나오는 괘卦의 효爻를 보면 가장 기본적인 양효(─)는 하나의 선으로 표시하고 음효(--)는 두 개로 표시한다. 3개의 효로 구성된 팔괘에서 현상계의 양은 이(離:☲)로 화火를 의미하는데 바깥은 양이고 가운데는 음이다. 이는 바깥은 부드러운 양(발산)의 껍데기를 쓰고 있으나, 그 속에는 단단한 음(응축)을 숨기고 있는 모습이다. 현상계의 음은 감(坎:☵)으로 수水를 의미하는데 바깥은 음이고 가운데는 양이다. 바깥은 단단한 음의 껍데기를 쓰고 있으나, 그 이면에 부드러운 양을 숨기고 있는 모습으로 이 또한 하나 속에 정반대되는 음과 양의 성질이 공존하고 있다는 음양(陰陽)의 일원성을 보여준다.위의 내용들 속에서 우리가 유추해 낼 수 있는 것은 겉이 부드러우면 부드러울수록 속은 더욱 단단하고, 겉이 단단하면 단단할수록 속은 더욱 부드럽다는 것이다. 외강내유(外剛內柔)와 내강외유(內剛外柔)의 이치를 사람의 성격에도 적용할 수 있는지 한 번 생각해보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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