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제 눈앞에 새해가 다가왔습니다. 일본에서도 이 시기에는 크리스마스랑 새해준비 때문에 상가에 사람이 많이 모여듭니다. 일본에서는 양력으로 새해를 보기 때문에 크리스마스가 지나자마자 정월장식으로 하루아침에 바뀝니다. 우리집 정월준비는 먼저 모치즈키(일본찹쌀떡 만들기)부터 시작했습니다. 하얀 떡에는 신이 머문다는 전설이 있습니다. 집안에서 조상을 모시는 제일 귀한 자리로 돼있는 토코노마라는 곳에 떡을 올립니다. 그 떡은 카가미모치라는 특별한 것인데 동그란 떡을 큰 것 작은 것 두 단으로 올립니다. 우리집에서 토코노마에 올리는 카가미모치는 밑에 지름이 25cm하고 위에 22cm정도의 떡을 집에서 직접 만들어서 올렸습니다. 각방에도 장식하는데 지름이 15cm과 10cm정도의 작은 사이즈였습니다. 이때 올리는 시기가 있는데 12월26일~28일중입니다. 그리고 29일이 되면 그 떡을 내립니다. 그 이유가 29의 발음이 ‘니(二 이)쥬(重 중)쿠(九 구)’로 苦의 발음이 구 때문에 일본에서는 마지막 한자 九를 고생 구로 보고 二重苦로 생각합니다. 그래서 일본은 그 뜻을 ‘고생이 이중으로 온다’고 해서 사람들이 그 날에 올리기를 싫어합니다. 카가미모치와 같이 현관에 정월장식도 합니다. 시메나와 시메카자리 라고 하는 길조(재수)를 비 는 물건을 현관에 붙입니다. 28일까지로 정월장식을 다 하면 다음은 오세치를 준비합니다. 정월은 새해의 복과 건강을 기원하기 위해서 신사에 가는 것을 봐도 신을 모시는 의식입니다. 그래서 오세치도 신에 드리는 마음을 담아서 만들었습니다. 또는 1년 내내 바쁜 주부를 정월 3일동안 만이라도 해방해주는 뜻도 있기 때문에 3일 동안 먹을 수 있게 양도 많지만 맛도 오래가기위해 조금 지나치게 합니다. 자~ 정월 준비가 다 되면 우리집은 오오미소카(31일 밤)에 꼭 가요대상발표식을 봤습니다. 그리고 紅白歌合戰(홍백 노래대전)을 마지막으로 보면서 1년의 마무리를 했습니다. 어렸을 때는 안 잔다고 하면서 꼭 일어나면 벌써 새해가 되어 있었습니다. 내년은 개띠입니다. 일본에서는 그 해의 띠 사람을 年男(토시오토코 그띠의남자) 年女(토시온나 그해의 여자)라고 합니다. 우리집에도 내년의 年女가 있습니다. 우리 막내딸이 개띠입니다. 제가 어렸을 때 새해 인사를 한다면 오토소라는 술을 조금씩 마셔야되는데 年男, 年女가 제일 먼저 마시고 그 뒤에 다른 가족들에게 그 술을 따르는 역할을 해야 됐었습니다. 年男, 年女는 복이 있다고 그 복을 나눠준다는 의미가 있었습니다. 그러나 이것에 대해서는 풍습이 지방마다 다르다고 합니다. 개띠 사람의 장점이 남에 대해서 아주 신경을 써준다고 있습니다. 우리딸을 봐도 그 말이 맞는 것 같지만 또 어떻게 어려워도 끝까지 해내는 성격이라고 있는데 그 장점은 아직 확인하지 못하고 있습니다. 좋기에도 나쁘기에도 고집이 세답니다. 그리고 토끼띠 사람과 만나자마자 의기상투해진다고 하는데 생각해보니까 우리큰딸도 토끼띠여서 그런지 다른 사람들과 아주 잘 지냅니다.일본에서는 정월에 일어나는 일로 새해의 운세를 볼 수 있다고 합니다. 그래서 그날에는 되도록 화를 내지 않고 마음을 좋게 보내려고 합니다. 그리고 정월 1월1일 밤에 보는 꿈이 그 해를 본다고 해서 해몽하는 사람도 많습니다. 꿈을 팔고 산다는 말도 들어본 적이 있지만 결국 본인이 얼만큼 열심히 하는 지가 제일 중요하겠죠. 올해도 얼마 남지 않았지만 먼저 올해를 뒤돌아보아야 내년을 위한 자기의 목표가 보이지 않을까 생각합니다. 그런데 바쁘게 살다보니까 자기를 뒤돌아보는 것도 쉽지 않습니다. 게다가 그 속에서 무슨 깨달음을 얻는 것이 더 쉽지 않죠. 그러나 그 시간을 가지는지 안 가지는지의 차가 몇 년 후 나타나겠지요. 올해도 바쁘게 살아왔지만 애들과 함께 1년을 뒤돌아보는 시간을 만들어 보려고 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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