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 전통의학서로서 가장 오래되고 중요한 서적인 ‘황제내경(黄帝内经)’의 음양응상대론(陰陽應象大論)을 보면 다음과 같은 구절이 있다. 陰陽者 天地之道也 萬物之綱紀 음양자 천지지도야 만물지강기變化之父母 生殺之本始 변화지부모 생살지본시神明之府也 治病必求於本 신명지부야 치병필구어본“음양陰陽이란 천지天地의 길(道)이고, 삼라만상을 통제하는 강기綱紀이다. 변화를 일으키는 주체로서살리고 죽이는 것이 여기서 나온다. 또한, 신명이 깃들인 집으로서 인간과 삼라만상의 병病은 반드시 음양의 조절을 통해서 고칠 수 있다.”아침에 태양이 뜨면 언덕에는 양달과 응달이 동시에 생겨난다. 양달이 먼저다 응달이 먼저다 할 수 없을 정도로 음양은 순식간에 함께 태어난 것이다. 그리고 음이 있는 곳은 항상 양이 따라가게 되고, 거꾸로 양이 있는 곳은 언제나 음이 따라가게 된다. 음과 양이 태어나는 순간부터 함께 할 수밖에 없는 운명을 가지고 있는 것이다. 유행가 가사처럼 ‘빛과 그리고 그림자’이다. 이처럼 음이 생길 때 동시에 양이 존재하게 되는 음양의 특성을 ‘음양(陰陽)의 상대성’이라 한다. ‘음양의 상대성’은 상호대립相互對立으로 모든 사물은 서로 대립되는 음陰과 양陽의 양면兩面으로 한 조組를 이룬다. 하나 속에 들어 있는 둘로서, 마치 빛과 그림자처럼 천지만물은 예외 없이 짝으로 존재한다. 또한 언덕은 빛에 의해 세상에 드러난 후 응달인 음과 양달인 양이 뚜렷하게 나뉘어진 모습을 보이고 있다. 그러나 응달과 양달의 나뉘어짐과 관계없이 음양이 실현되는 장(場)인 언덕은 하나라는 것이다. 그 하나가 바로 태극이며 음양은 하나 속에 들어 있는 둘이다. 이러한 음양(陰陽)의 특성을 ‘음양(陰陽)의 일원성’이라 한다. ‘음양(陰陽)의 일원성’은 상호의존相互依存으로 음과 양은 서로 대립을 이루고 있는 동시에 서로 의존하기도 함으로써, 그 어느 것도 다른 한 면과 분리되어 단독으로 존재하는 일이 없게 된다. 그러므로 모든 물질은 아무리 쪼개더라도 절대로 음양이 분리되지 않고 함께 공존한다. 가령 자석은 끊임없이 잘라도 즉시 내부의 자성이 음양으로 새롭게 정리된다.그리고 해는 동에서 떠서 시간의 흐름에 따라 일정하게 서쪽으로 넘어가게 되는데, 그 과정에서 언덕에 비치는 응달과 양달의 비율은 한쪽이 많아지면 다른 한쪽이 적어지고, 또한 반대편이 많아지면 다른 반대편이 적어지는 현상이 일어나게 된다. 응달과 양달이 균등하게 고정되어 있지 않고 시간의 흐름에 따라 세력권의 판도가 달라지고 음양의 투쟁이 시작되는 것이다. 시간에 의해 부여된 음양의 이러한 특성을 ‘음양의 역동성(力動性)’이라 한다. 태극도 이면에 시간의 흐름을 뜻하는 곡선이 있는 것으로 보아 음양은 항상 변화가 일어나고 또 살아 있다는 것을 알 수 있다. ‘음양의 역동성(力動性)’은 상호소장相互消長으로 음양陰陽이 서로 대립하고 의존한다는 것은 이들이 정지나 불변의 상태에 있지 않고 끊임없는 소장消長(감소와 증가)의 변화를 거듭하고 있음을 뜻한다. 이는 양극兩極이 있어 생동生動한다는 것으로, 음陰과 양陽의 비율의 차이가 곧 한쪽에서 한쪽으로의 운동성을 발생시킨다. 마치 고기압과 저기압의 차이로 인해 항상 공기의 움직임인 바람이 부는 것과 같은 맥락으로 볼 수 있겠다. 마지막으로 시간의 흐름에 따라 해가 동에서 서쪽으로 넘어가면서 양달이었던 것이 응달이 되고, 응달이었던 것이 양달이 되는데 이러한 음양(陰陽)의 특성을 ‘음양의 전환성’이라 한다. ‘음양의 전환성’은 상호전화相互轉化로 사물은 발전 과정에서 극에 이르면 각자 상반되는 쪽으로 변하여 음陰은 양陽이 되고, 양陽은 음陰이 되기도 한다. 이 또한 우주가 존재할 수 있도록 하는 질서이자 규칙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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