농촌에서 농사일을 하다 보니 여유가 많이 없어서 영화를 보거나 산책할 시간이 많이 없습니다. 이러한 사정을 잘 알고 있는 함양군다문화센터는 매년 다문화가정을 위해 영화티켓을 주었습니다. 영화티켓은 11월말까지 기간이 있기 때문에 그 전에 사용해야 합니다. 하지만 영화티켓을 받고도 영화를 바로 보러가지 못했습니다. 가족인원에 따라 영화티켓을 받아서 가족 모두 다 같이 가야 의미가 있고 재미있다고 생각합니다. 그런데 우리 남편이 9월부터 10월 중순까지 양파 모종을 키우고 10월 중순부터 11월 중순까지 양파를 심기 때문에 정말 바빠서 영화 볼 시간이 없었습니다. 그리고 양파를 심고 나서도 할 일이 또 많아서 영화를 보러 가자고 이야기하기가 너무 미안했습니다. 하지만 우리 남편이 애들을 생각해서 시간을 내어 진주 엠비시네 영화를 보러갔습니다. 일정을 미리 잡기 때문에 아침에 일찍 일어나서 따뜻한 밥을 먹고 진주 엠비씨네로 출발했습니다. 함양에서 진주 엠비씨네까지 가려면 약 한 시간정도 걸리나 애들과 막 이야기하다보니 멀다고 생각하지 않았습니다. 우리 애들은 기분이 너무 좋아서 차안에서 노래를 부르고 누나 동생끼리 장난도 쳤습니다. 그리고 저는 애들한테 작년에 본 영화 제목을 물었는데 잊어버리지도 않고 바로 영화 제목을 말했습니다. 그러면 이번에는 무슨 영화를 보고 싶은지 물었더니 요즘에 어린이들이 좋아하는 영화가 많이 나왔다고 말했습니다. 초겨울날씨라 아침에 쌀쌀하여 엠비씨네에 도착해 밖에서 있을 수 없어 바로 안으로 들어갔습니다. 애들은 너무 신이 나서 들어가자마자 엘리베이터를 타고 2층에 올라가서 영화제목을 고르고 있었습니다. 한참 고르다가 최종 영화를 선택해서 영화를 볼 시간을 기다리게 되었습니다. 그러다가 시계를 보니 시간이 많이 남아서 1층에 내려가 점심을 먼저 먹기로 했습니다. 영화티켓에 식권이 들어있어서 점심까지 걱정하지 않아도 되었습니다. 영화를 보기와 마찬가지로 점심메뉴도 우리 애들이 선택했으며 우리 애들이 순수하여 일반적으로 분식집에 들어갔습니다. 식권 4장을 가지고 음식을 많이 먹을 수 있으며 닭꼬치, 유부조밥, 칼국수, 떡국, 튀김들과 음료까지 있었습니다. 그리고 우연히 식당에서 음식을 먹으면서 함양 친구들을 많이 만났습니다. 필리핀, 네팔, 중국 친구들도 가족들과 같이 와서 저처럼 점심을 먹고 영화를 볼 시간을 기다리고 있는 중이었습니다. 너무 기뻐서 함양 다문화가정 모임과 비슷해서 밥을 먹으면서 수다를 떨었습니다. 한 식당에서 모이지 않지만 같은 함양사람과 만나니까 정말 좋아서 무슨 영화를 선택했는지 궁금하여 물어도 보았습니다. 일반음식이지만 기분이 좋기 때문에 맛있게 먹었습니다. 영화 볼 시간이 다 되어 2층에 다시 올려갔습니다. 영화관에 들어가기 전에 애들이 좋아하는 팝콘과 콜라를 사가지고 들어갔습니다. 영화관에서 조용히 해야 하니 애들이 어른들처럼 얌전하게 앉아 영화를 끝까지 보았습니다. 2시간 넘게 한자리에서 보기는 쉽지 않지만 우리 애들은 너무나 좋아해서 시간가는 줄 모르게 보았습니다. 그 순간에 다음에는 여유가 날 땐 애들을 자주 영화를 볼 수 있게 해줘야 되겠다고 생각했습니다. 우리 남편도 애들에게 농사일 때문에 자주 이런 시간을 못 해줘서 정말 미안하고 앞으로 자주 데리고 가겠다고 약속을 했습니다. 그리고 다문화가정의 작은 혜택이지만 정말 감사하다고 생각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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