밖에 나가고 싶지 않을 정도로 추운 계절이 왔습니다. 저는 여름에 태어나기도 했고 일본 규슈(남쪽) 출신이기도 해서 겨울에 아주 약합니다. 겨울의 춥고 건조한 날씨 때문에 손발도 차고 건조해져서 ひびわれ(히비와레: 피부가 건조해서 손톱의 옆 부분이 갈라지는 증상)가 생깁니다. 겪어보신 분들은 아시겠지만 아주 고통스럽습니다. 혹시 여러분은 추운 겨울을 즐겁게 지내는 법이 있으십니까? 제가 겨울을 좋아하게 될 만한 즐거운 방법이 있으면 알려주세요~! 오늘은 옛날부터 전해 내려오는 11월의 가정행사 시치고산(七五三)에 대해서 소개합니다. 기원은 해안시대부터인데 그 시대에는 7살까지 살지 못하는 아동의 사망률이 높았습니다. 그래서 7살까지는 ‘신의 아이’로서 키우고 7살까지 건강하게 성장하라고 의식을 했답니다. 에도시대 때부터 홀수가 좋은 수로 여겨졌고 그에 따라 3살에 가미오키(남녀 머리를 길게 기르는 것), 5살에 하카마기(남자아이가 하카마라는 남자 민족의상을 입는 것), 7살 오비토키(여자아이가 7세 전까지 기모노에 끈을 매고 입다가 7세 이후 오비라는 넓고 두꺼운 허리띠를 매기 시작하는 것)라는 의식이 생겨났습니다. 남자아이는 3살 5살 때 의식을 하고 여자아이는 3살 7살 때에 의식을 했습니다. 그 시대에는 높은 무사의 집안에서만 했지만 그 후 조금씩 서민들도 하기 시작하고 메이지 시대 때부터 이 의식을 ‘시치고산’라고 부르게 되었습니다. 자기 자식이 건강하게 성장하기를 소망하는 부모의 마음은 같지만 축하하는 스타일은 많이 변했습니다. 옛날에는 정해진 날짜 없이 의식을 치렀지만 지금은 11월이 15일이 시치고산의 날로 정해져 있습니다. 왜 그 날인지에 대해서는 여러 유래가 있습니다. 가장 유력한 이야기를 알려드리자면 에도시대 때의 3대장군 토쿠가와 이에미즈가 후에 5대장군이 되는 토쿠가와 주나요시가 어렸을 때 아주 몸이 약했기 때문에 건강하게 성장하기를 기원하는 마음으로 의식을 치뤘던 날이 11월 (가을 수확을 신에 감사하는 달)15일 (음력으로 15일은 도깨비가 밖에 나오지 않은 날로 무엇을 해도 잘 되는 날이라는 말이 있음)이었기 때문에 그 후부터 음력 11월15일이 그 날이 됐다는 설이 제일이 유력합니다. 현재는 양력으로 11월15일에 합니다. 저는 3살 때의 기억은 없고 7살 때에 기모노를 입고 둘째오빠와 함께 신사에서 찍었던 사진이 있습니다. 아버지이야기로는 그 날 신사에 가서 おはらい(오하라이) 라는 좋지 않은 기운을 신사의 かんぬし(강누시: 신사에서 의식행사 관리등 책임을 맡고 있는 과장 높은 사람)가 치워주는 의식을 받았답니다. 그리고 건강을 기원하는 치토세아메라는 긴 사탕을 받았다가 아주 기분 좋게 집으로 왔답니다. 저녁에는 이웃 사람을 초대하고 축하하는 자리를 엄마가 마련해주셨답니다. 그 시대는 사진 찍는 것보다 자식의 건강위해서 신사에서 오하라이를 받는 것이 중요했습니다. 그러나 현재는 오히려 신사에는 안가고 사진으로만 예쁜 자식의 모습을 남기는 부모들도 있다고 해서 놀랐습니다. 자기 자식이 예쁜 모습을 보고 싶어 하는 것은 같지만 그 예뻐하는 스타일은 시대에 따라 변해가는 것 같습니다. 제가 시치고산 때 입었던 기모노가 몇 년 전 일본 외갓집에 갔을 때 그대로 있었습니다. 몇 십 년 되는 기모노가 어제 샀던 것처럼 보관되어 있다는 것에 아주 감동했습니다. 그 기모노를 처음 입었던 때는 아직 걷지도 못했던 봄 여자아이의 축제날 ひなまつり(히나마츠리) 때 였습니다. 부모님이 하나밖에 없는 막내 딸을 위해서 아주 기쁜 마음으로 기모노를 사셨답니다. 7살 시치고산 때도 그 기모노를 입고 사진을 찍었었고 그 때 오비라는 예쁜 허리띠를 처음으로 맸습니다. 그리고 지금도 그 기모노가 있다는 것을 봤을 때 부모님께선 이렇게 나이 먹고 엄마가 되고 아줌마가 된 저를 아직도 어린 막내 딸의 모습으로 보시는 것 같다고 느꼈습니다. 이렇게 감사하는 일이 없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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