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을 단풍은 매년 볼 때마다 새롭고 아름답기 그지없다. 작년 10월초에 인도네시아 형제들이 함양을 방문하였는데, 푸르고 높은 가을 하늘과 산들을 보이며 한 달 이후에는 아름다운 단풍으로 변한다고 하니 사진으로 보았던 한국의 단풍을 보지 못하고 귀국해야 해서 아쉽다고 하였다. 자신들이 사는 곳은 열대지역이어서 이런 단풍은 볼 수 없다고 하며 매우 부러운 눈길로 나를 쳐다보았다. 단풍은 참 보기에도 예쁘고 어떻게 다양한 색상으로 물들어 가는지, 거기에다 높고 푸른 하늘과 솜사탕 같은 하얀 구름을 볼라치면 이 위대한 자연을 만드신 하나님의 오묘하심과 위대하신 창조의 섭리에 그저 감탄사가 절로 나온다. 가을단풍이 이리도 아름다운 것은 빨간색과 노란색과 갈색과 황색 등 다른 색들이 나란히 함께 있기 때문이다. 여름처럼 모든 나뭇잎의 색깔이 초록색이었다면 이런 황홀하고도 아름다운 단풍의 향연을 절대로 만끽하지 못하였을 것이다. 마치 7가지 색상이 서로 다르지만 함께 붙어 있음으로 해서 하늘을 수놓는 그 무지개의 아름다움에 사람들은 매료된다. 떨어져 있을 때에는 하나의 색상이었지만 그 색상이 연합하여 아름답고도 이 위대한 장관을 만드는 무지개처럼 가을단풍은 이렇게 다양한 색상이 함께 있음으로 해서 더욱 그 가치를 빛나게 한다. 우리 사람들에게는 갖가지 다른 색상의 생각들과 모습들이 존재한다. 어느 시인이 그랬다. 가난은 죄가 아니다 다만 불편한 것뿐이다. 마찬가지로 서로 다르다는 것은 죄가 아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서로 다르다는 이유만으로 죄인 취급해버린다. 여기에 우리의 부끄러운 자화상을 발견한다. 나무들과 무지개는 이토록 사이좋게 지내건만, 사람들은 서로 다른 것 때문에 갈등하고 미워하며 원수처럼 지낸다. 여기에 힘이나 권력을 갖고 있는 사람은 그렇지 않는 사람을 향해 나와 다르고, 나를 따르지 않기에 갑질을 하거나 폭력을 휘두르고, 자신의 발아래 무릎을 꿇게 한다.왜 사람들은 이렇게 여러 색상이 함께 모여 아름다움의 장관을 연출하는 단풍이나 고운 무지개를 만들어내는 자연의 지혜를 배우지 못하고 맹수처럼 나와 다른 상대를 향하여 손가락질 하며 배척하는 것일까? 어느 작가가 이런 말을 했다. 그것은 오만한 마음이 있기 때문이라는 것이다. 사람들의 마음에 뱀처럼 꽈리를 틀며 도사리고 있는 오만이 사람들을 그렇게 만든다는 것이다. 그 오만은 편견을 낳고 그 편견으로 나와 상대방의 다른 점을 부각시켜 그것을 향해 맹공격을 퍼붓는다는 것이다. 문제는 오만과 편견이 여기에서 멈추는 것이 아니라 더욱 심각한 상태로 발전해 간다는 것인데, 오만으로 시작한 편견은 아집을 만들어 내고 그 아집은 나는 옳고 상대방은 잘못된 것이라는 이분법을 만들어 냄으로서 자신은 결코 잘못함이 없는 정의의 불사신이 된다. 이렇게 오만과 편견 그리고 아집과 독존으로 뭉쳐진 사람들이 결국 이 나라를 파국으로 만들어 버린 비극의 역사들이 얼마나 많았는지 우리는 알고 있다. 더 나아가 이런 사람들은 대개는 요즘 유행하는 말로 “내로남불”적인 형태의 삶을 살고 있다고 본다. 이번에 중소밴처기업부 초대장관 후보인 홍종학씨는 과거의 행적을 두고 대표적인 내로남불적인 인물이라고 연일 언론에 보도 되고 있는데 이 사람의 문제는 남을 판단하고 정죄하면서도 정작 자신은 그러한 삶과 행적을 그대로 따라왔다는 것이다. 남은 안되지만 나는 될 수 있는 것, 이러한 사상으로 무장된 사람들이 우리들을 아프게 한다. 이제 우리에게 다시금 나와는 다르지만 그 다름을 인정하고 받아들이며 함께 연합하여 위대한 하모니를 만들어 낼 수 있는 정풍운동이 일어나야 한다고 생각한다. 마치 여러 악기가 자신만의 독특한 소리를 내지만 그것이 다른 소리와 연합하여 위대하고 아름다운 선율을 만들어 듣는 이에게 감동을 주는 것처럼, 이제 이 땅위에 먼저는 교회 공동체 위에 일어나기를 간절히 바란다. 이것이 바로 겸손이다. 참 겸손은 나보다 나를 낫게 여기고 존중해 주는 것이다. 남자와 여자가 서로 기능과 생각과 시각이 다르기 때문에 더욱 멋지고 완전한 부부로서의 아름다운 인생을 살아갈 수 있듯이 나와 다른 상대방을 향하여 - 물론 진리를 떠난 거짓으로 우리의 양심이 허락되지 않는 죄들, 예를 들어 동성애, 낙태, 거짓종교가 아닌 이상 - 아름다운 미소로 손을 내미는 관용이 우리의 미덕이요, 자랑이기를 바란다. 아름다움, 그것은 같기 때문이 아니고 다르지만 하나됨에서 나오는 것이다. 이것이 참된 아름다움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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