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나라의 국토 64%는 산악지대로 이뤄졌다. 하지만 관광형태는 여전히 등산에 편중되어 부가가치를 창출하기 어려웠고 이에 대한 대안으로 떠오른 것이 바로 케이블카 사업이다. 전국 지자체들은 케이블카를 통해 지역경제의 활기를 불어 넣으려 한다. 하지만 환경보호와 개발 이라는 상충된 이해 속에 케이블카 사업을 유치하는 것이 쉽지 않다.함양군 역시 산청군과 공동으로 지리산 케이블카 사업을 추진하고 있다. 이에 본지는 국내의 케이블카사업을 비롯해 100여년 전부터 융프라우 지역을 활용한 스위스의 케이블카사업 현황및 주민들과의 협의 과정 등을 통해 지리산 케이블카사업의 올바른 방향을 짚어 보고자 한다. <편집자주> 글 싣는 순서1) 말 많고 탈 많은 지리산 케이블카 어디로 가나 2) 지역 경제 발전의 견인차 통영 케이블카3) 케이블카를 둘러싼 지역의 갈등 -오색 케이블카4) 유럽의 지붕 알프스와 융프라우(1)5) 유럽의 지붕 알프스와 융프라우(2)6) 개발과 보존, 지리산 케이블카 개발과 보호 갈등 속 사업 ‘올스톱’ 우리나라를 대표하는 명산 설악산, 연간 310만명 이상이 설악산국립공원을 찾고 있다. 관광지로써의 입지를 여실히 보여주고 있다. 그리고 이러한 설악산을 끼고 있는 양양군에서는 지난 1995년도부터 케이블카 설치 계획을 수립해 추진하고 있다. 설악산국립공원 오색케이블카사업은 오색마을부터 끝청으로 이어진 구간이다. 총 길이 3.5km짜리다.케이블카사업이 완료되면 오색마을에서부터 대청봉 인근 끝청까지 이어지는 구간을 통해 방문객들은 설악산의 아름다운 절경을 한 눈에 담을 수 있다. 또한 관광명소로 이름을 알리고 관광업을 활성화 할 수 있을 것이라는 것이 케이블카 사업을 찬성하는 측 입장이다. 하지만 케이블카 사업이 진행하는 것에 찬성 여론만 존재하는 것은 아니다. 특히 설악산은 국립공원으로 지정되어 있어 환경파괴에 대한 우려가 더욱 깊다. 양양군은 천연기념물 217호인 산양의 서식지로 알려져 있어 환경단체에서 더욱 크게 반발하고 있다. 케이블카사업을 추진하려는 양양군과 환경단체와의 갈등은 지금도 진행 중이다. 양양군 1995년부터 자체 추진오색케이블카 사업추진은 양양군청 오색삭도 추진단에서 담당하고 있다. 현재 환경영향평가서를 보완 중이며 문화재청의 허가를 기다리고 있는 상황이다. 양양군은 케이블카 사업을 1995년부터 자체적으로 추진 했다. 지난 2002년에는 오색~대청봉 케이블카 설치 기본계획 수립 용역을 실시했다. 이후 자연공원법 개정 촉구를 위한 성명서 발표를 통해 기존 2km에 해당 하는 구간길이 규정을 5km로 확대하는 등 케이블카 사업을 진행해왔다. 케이블카사업이 환경에 끼치는 영향을 조사하기 위해 환경영향평가도 실시했다. 주민과 환경단체와도 끊임없이 소통을 위한 간담회 등을 진행하고 있다.하지만 국립공원이라는 특성상 환경훼손의 우려가 있어 환경단체들의 반발은 계속됐다. 환경단체들은 국립공원의 특성과 천연기념물 서식지 보호를 목적으로 케이블카 사업 반대 집회를 여는 등 다양한 활동을 전개했다. 양양군을 상대로 행정소송까지 진행했다. 이렇게 오색케이블카 사업은 제대로 시작도 하지 못한 채로 경제성과 환경보존이라는 두 가지 가치가 충돌하면서 난항을 겪고 있다. 사업을 계속하기 위해서는 문화재청과 환경부의 허가가 떨어져만 하는 상황이다. 때문에 오는 10월 25일 열리는 문화재청 문화재위원회에서 문화재현상변경허가에 양양군과 환경단체의 이목이 집중되고 있다.케이블카로 지역경제 돌파구 모색양양군에서 케이블카 사업을 도맡아 추진하고 있는 오색케이블카사업 추진단에서는 오색케이블카가 들어섬으로 인해 양양군 관광업에 활기를 불어 넣을 것이라고 말한다.김철래 양양군 삭도행정담당은 “기존에 설악산을 방문하던 방문객 뿐만 아니라 더욱 많은 이들이 편하게 설악산을 찾을 수 있어 지역경제 활성화에 대한 기대가 크다”고 했다. 양양군은 오색케이블카 설치를 통해 전 세계의 이목이 집중되는 2018 평창 동계올림픽을 호재 삼아 더욱 많은 관광객을 유치해 지역경제 활성화의 계기를 마련할 계획이었다. 그러나 문화재현상변경허가가 떨어지지 않아 당초 계획에 큰 차질이 생겼다. 김철래 삭도행정담당은 “환경훼손이 전무한 것은 아니다. 하지만 등산객들이 이용하는 등산로보다는 환경훼손이 적어 자연 보호에는 오히려 케이블카가 유리하다”고 주장했다. 환경파괴에 대한 우려가 높아지고 있지만 환경단체에서 주장하는 자연훼손은 적을 것이라고 말했다.설악산에 서식하고 있는 산양(천연기념물 217호, 멸종위기 1급)에 대해서도 “공사 중에는 서식지를 훼손할 수 있지만 케이블카가 들어선 이후에는 등산객들이 산을 걸어 올라가는 것이 아니라 케이블카를 통해 공중으로 이동하기 때문에 오히려 서식지 파괴는 줄 것이다”며 산양 서식지 파괴는 없을 것이라고 답했다. 또한 케이블카 설치 이후 야생동물의 개체수가 증가한 일본을 예로 들며 케이블카가 산양 등 야생동물 서식환경 파괴와는 무관하다고 덧붙였다. 케이블카 사업에 대해 주민들의 선택권이 중요하다고 그는 말했다. “주민 대다수가 찬성을 하고 있는 상황에서 진행하지 못 하고 있다. 주민들은 케이블카를 통해 지역경제가 활성화되기를 바라고 있다. 이런 군민들의 염원이 이뤄질 수 있도록 최선을 다하겠다”고 전했다.그는 “현재 문화재청의 허가를 기다리고 있는 상황인데 환경단체와도 해결해야할 갈등이 남아 있지만, 주민들과 환경단체와의 소통을 통해 케이블카 사업이 원활히 추질 될 수 있도록 노력하겠다”고 밝혔다.케이블카 사업에 반대하는 입장도 만만찮다.환경단체 측도 문화재청 문화재현상변경허가 여부에 따른 대응책 준비에 골몰하고 있어 오색케이블카사업이 어떤 방향으로 결정 나더라도 갈등의 불씨는 여전할 것으로 전망된다. 녹색연합 박그림 공동대표 개발보다 환경보존 우선돼야 박그림 녹색연합 공동대표는 “국립공원으로 지정한 것은 자연환경을 보존하기 위해서지 케이블카 사업을 추진, 개발하기 위해서는 아니다”라며 못을 박았다.그는 “국립공원의 의미와 설악산의 갖는 의미를 알아야 된다”며 “현재까지도 설악산을 통해 관광수익을 올리던 양양군이 케이블카를 설치한다는 것은 설악산의 희생을 강요하는 것”이라고 말했다. 케이블카 사업 성공가능성에 대해서도 회의적이다. “케이블카가 설치된다고 해도 주변에 머물다 갈만한 곳이 없는 상황에서 무리하게 케이블카 사업을 추진하는 것이 아니냐”며 “통영시 케이블카와 같이 기존에 관광인프라가 잘 구축되어 있는 곳을 제외하면 케이블카는 수익성이 높지 않다. 현재 상황에서는 무리한 시도로 보인다”고 주장했다. 게다가 설악산에 서식하는 산양 230마리 중 오색케이블카 계획 구간에 50마리가 살고 있어 멸종위기 1급 동물인 산양 서식지 파괴를 우려하지 않을 수 없다고 했다. “양양군에서는 서식지가 파괴되지 않을 것이라고 주장하고 있지만 근거가 부족하다. 게다가 공사가 진행되면 서식지가 파괴되는 것은 당연한 수순이다”라며 산양의 서식지 보호를 위해서라도 케이블카 사업을 중단해야 된다고 말했다.그는 양양군 케이블카사업이 전국 케이블카 사업의 도화선이 될지도 모른다며 우려 섞인 의견을 전했다. “현재 전국의 케이블카 사업이 중단되고 양양 오색케이블카에 관심이 집중되고 있다”며 “자칫 오색케이블카 사업 허가가 떨어지면 다른 지자체도 너도나도 케이블카 사업을 추진하게 될 것이고, 이는 곧 환경파괴로 이어질 것이다”고 내다봤다.박 대표는 환경에 대한 주민들의 인식의 변화도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현재 우리나라가 경제적으로 날로 발전하고 있지만 환경적인 문제에 대해서는 아직 국민들의 인식이 부족하다”며 “이번 케이블카 사업만 하더라도 경제적인 부분에만 초점이 맞춰져서 진행됐다. 환경보호에 대한 관심이 부족한 것이 사실이다”며 아쉬움을 토로했다.강민구·박민국·하회영·차혜진 기자이 취재는 지역신문발전기금을 지원받았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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