함양군 지곡면 남계마을에서 버섯재배로 부농을 꿈꾸는 젊은 귀농인 하기호(44)씨. 그는 가람팜버섯농장 대표다. 버섯농사를 위해 고향인 합천이 아닌 함양으로 귀농해 함양 사람이 됐다. 지난해 11월 귀농한 뒤 친구와 함께 3개월에 걸쳐 버섯 재배사를 지었다. 버섯재배사를 손수 완성한 하 대표는 올해 2월부터 노루궁뎅이버섯 재배에 본격적으로 뛰어들었다. 하 대표의 노루궁뎅이버섯은 지난달 상림에서 통합축제로 열린 제56회 물레방아축제 & 제14회 함양산삼축제기간 동안 함양항노화농산물엑스포 직판장에서 첫선을 보였다. 탁월한 품질을 알아본 소비자들 덕에 불티나게 팔렸다고 한다. 설레는 가슴을 안고 세상에 내보낸 첫 출하는 과히 성공적이었다. 하 대표도 요즘 대부분 농가에서 사용하는 나무톱밥과 미강 등을 압축한 베이지를 이용해 버섯을 재배한다. 똑같은 베이지를 사용하지만 병재배가 아닌 봉지재배를 한다. 봉지재배는 병재배에 비해 5~6번 더 수확할 수 있는 장점이 있다. 게다가 봉지재배가 자연환경에 더 가깝기 때문에 품질도 우수하단다. 융복합 산업이 화두인 요즘, 어쩌면 하 대표야말로 융복합산업의 새로운 개척자인지도 모른다. 그의 전공은 경영학이다. 대학을 졸업하고 전공과 전혀 다른 자동화기계 설치분야 일을 했다고 한다. 모두 농업과는 무관한 일이다. 지난해부터는 농업에 뛰어 들었다. 인문학과 공학, 농학이 어우러진 융복합 버섯재배라고 할 수 있다. 재배사와 관리사 등 각각 20평 남짓한 비닐하우스 3동을 하 대표가 손수 지었다. 그야말로 팔방미인이다. 지난 2월부터 종균을 접종해 1동에는 노루궁뎅이버섯을 재배하고 있다. 또 다른 1개동에는 베테랑 버섯 재배농가들도 쉽게 엄두를 못낸다는 봉영, 송고버섯, 잎새버섯 등을 시험재배 중이다. 나머지 1동은 사무실겸 숙식을 해결하는 공간으로 사용하고 있다. 시험재배에 성공하면 재배사도 차근차근 늘려갈 계획이다. 하 대표가 재배하고 있는 노루궁뎅이버섯이나 시험재배 중 잎새버섯 등은 일반 버섯보다 몸값이 월등히 비싼 것들이다. 재배가 대중화한 일반 버섯에 비해 재배도 까다롭다. 지난 5월에는 재배 중이던 노루궁뎅이버섯이 냉해를 입어 예상치 못한 피해도 봤다. 함양이라는 기후 특성을 몰라서였다고 한다. 그래서 함양에서 맞는 첫 겨울이 더 긴장되고 설렌단다. 올 겨울만 잘 넘기면 1년이라는 사이클이 완성된다. 하 대표의 버섯재배는 1년 내내 연중 생산하는 시스템이다. 1년이라는 순환주기가 중요한 이유다. 버섯재배에 관심을 가진 것은 10년 전부터다. 버섯에 대한 관심으로 귀농을 결심했고 귀농을 준비하면서 귀농귀촌학교를 다녔다. 버섯재배기술을 배웠다. 보다 전문적인 교육을 받기 위해 WPA교육도 수료했다. 지난 5월에는 종균기능사 자격도 취득했다. 하 대표는 단품종 대량생산을 선호하는 여느 버섯재배 농가와 달리 다품종 소량생산을 전략으로 하고 있다. 재배사 2개동 중 1개동을 시험재배 동으로 할애하는 이유도 여기에 있다. 생산품종을 다양화 하겠다는 복안에서다. “버섯재배의 성패는 항온항습에 있다. 물론 건강한 종균 접종은 기본이다. 여기에 정성을 더하면 품질 좋은 버섯은 덤으로 따라온다.” 하기호 대표가 말하는 질 좋은 버섯재배 비법이다. “버섯은 고소득 작목이지만 실패 위험도 높다”는 하 대표는 “재배기술이 부족해 실패하는 경우도 가끔 있지만 기술부족보다는 지나친 욕심이 실패를 부른다”고 말한다. 노루궁뎅이버섯이나 잎새버섯처럼 상당한 기술력을 필요로 하는 작목도 있다. 하지만 일반 버섯의 경우 재배기술이 널리 보급돼 크게 실패할 일이 없다는 게 하 대표의 생각이다. 대부분 실패 원인은 과욕에서 온다고 했다. 하 대표는 “크게 욕심 부리지 않으면 누구나 연봉 1억은 벌수 있는 매력적인 농업이 버섯 재배”라면서 함양에 버섯재배 농가를 확대시켜 버섯영농조합법인을 만드는 것이 1차 목표라고 한다. 다음 목표는 마을 전체가 버섯을 재배하는 버섯특화마을 조성이다. 젊은 농부 하 대표의 꿈이 제2의 고향 함양에서 노루궁뎅이버섯처럼 몽실몽실 부풀어 갔으면 한다.정세윤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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