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나라의 국토 64%는 산악지대로 이뤄졌다. 하지만 관광형태는 여전히 등산에 편중되어 부가가치를 창출하기 어려웠고 이에 대한 대안으로 떠오른 것이 바로 케이블카 사업이다. 전국 지자체들은 케이블카를 통해 지역경제의 활기를 불어 넣으려 한다. 하지만 환경보호와 개발 이라는 상충된 이해 속에 케이블카 사업을 유치하는 것이 쉽지 않다.함양군 역시 산청군과 공동으로 지리산 케이블카 사업을 추진하고 있다. 이에 본지는 국내의 케이블카사업을 비롯해 100여년 전부터 융프라우 지역을 활용한 스위스의 케이블카사업 현황및 주민들과의 협의 과정 등을 통해 지리산 케이블카사업의 올바른 방향을 짚어 보고자 한다. <편집자주> 글 싣는 순서1) 말 많고 탈 많은 지리산 케이블카 어디로 가나 2) 지역 경제 발전의 견인차 통영 케이블카3) 케이블카를 둘러싼 지역의 갈등 -오색 케이블카4) 유럽의 지붕 알프스와 융프라우(1)5) 유럽의 지붕 알프스와 융프라우(2)6) 개발과 보존, 지리산 케이블카 ‘동양의 나폴리’ 품은 국내 최장거리 ‘위용’ 통영 한려수도조망케이블카는 통영시 미륵산에 위치하고 있다. 국내 최장 길이인 1,975m의 이 케이블카는 8인승 카빈 47대가 시간 당 최대 1,000명의 인원을 수송하고 있다. 평일임에도 불구하고 주차장에는 차들이 가득했다. 모두 케이블카를 탑승하기 위해 몰려온 관광객들이다. 게다가 관광버스가 쉴 새 없이 오가며 관광객들을 실어 날랐다.케이블카에 탑승하면 미륵산과 함께 탁 트인 남해바다 풍경이 한눈에 들어온다. 푸른 바다위에 올망졸망 떠 있는 다도해 풍경은 감탄을 자아낸다. 케이블카 선로 아래에는 루지를 체험하고 있는 관광객들의 모습이 즐겁기만 하다. 저 멀리 펼쳐진 한산도 앞 바다는 절로 탑승객들의 시선을 잡아끈다. 주민투표·간담회 등 거쳐 갈등 해소 통영한려수도조망케이블카 사업이 추진된 것은 1996년. 통영시에서 관광삭도 추진계획을 수립하면서부터 시작됐다. 이후 2000년 남해안 관광벨트 개발사업으로 선정되면서 사업추진에 탄력을 받았다. 하지만 범 불교계를 비롯한 환경단체들의 반발로 인해 갈등이 끊이지 않았지만 주민투표와 간담회 등을 열어 갈등을 조정해 가면서 사업을 추진했다. 그후 2008년 상업운행을 개시해 현재에 이르고 있다. 흔히 한국의 나폴리라고 불리는 통영시는 경남을 넘어 전국을 대표하는 관광도시 중 하나다. 한려수도 해상공원을 비롯해 동피랑 벽화마을, 사량도 옥녀봉, 한산도, 충렬사 등 수 많은 관광지가 몰려있다. 그 중에서도 통영 한려수도케이블카는 현재 통영을 대표하는 관광지로 손꼽히고 있다. 연평균 128만명 이용 ‘승승장구’2008년 운행을 시작한 통영케이블카는 시작 전부터 환경단체와 지자체, 주민 간 의견이 갈리며 난항을 겪기도 했다. 하지만 이 모든 것을 극복하고 2008년 상업운행에 들어간 이후 연 평균 128만명이라는 탑승객 수를 기록하며 승승장구하고 있다. 이는 통영시 인구의 10배에 가까운 수치다. 누적된 탑승객 수는 2017년 10월 10일 기준으로 1206만 명에 달한다. 케이블카를 찾는 이용객들로 인한 파생효과가 연간 1,300억에서 1,500억 원에 이를 정도로 성공가도를 달리고 있다. 케이블카사업을 추진하고 있는 지자체들은 통영 한려수도케이블카 사업을 롤모델로 삼아 케이블카 사업을 추진한다고 해도 과언이 아닐 정도다. 케이블카 사업의 롤모델로 떠오르고 있는 통영 한려수도 조망케이블카의 성공요인을 살펴보자. 볼거리 즐길거리 먹거리 넘쳐 케이블카를 통해 내려다보는 한려수도의 풍경은 절로 감탄을 자아낸다. 한산도 앞 바다와 여러 섬들의 모습은 케이블카 이용객들에게 잊지 못할 추억을 선사하는 것이 가장 큰 성공요인이다.이 외에도 통영시에는 통영한려수도케이블카를 제외하고도 볼거리, 즐길 거리, 먹거리가 넘쳐난다. 케이블카가 위치한 곳에서 불과 100m도 되지 않는 위치에는 최근 또 하나의 관광코스로 떠오르고 있는 루지를 탈 수 있다. 게다가 동피랑 벽화마을까지는 차로 10분밖에 소요되지 않는다. 미륵도 관광특구의 특성상 모든 관광지가 인접해 있을 수밖에 없다. 이로 인해 다양한 관광지가 한 곳에 모여 있어 단순히 케이블카만 타는 것이 아니라 다른 관광지로도 언제든지 이동 할 수 있고 관광이 가능한 것이 통영한려수도케이블카의 성공 요인으로 꼽힌다. 케이블카 하나만으로는 성공을 보장하기 어려운 게 사실이다. 케이블카는 짧은 시간 탑승 하는 것으로 그 목적을 달성하게 된다. 케이블카 탑승을 완료하고 즐길 거리가 마련되어 있어야 케이블카 사업의 불확실성을 보완할 수 있다는 것이 관계자들의 설명이다. 통영 케이블카의 성공요인 중에서 접근성 또한 빼 놓을 수 없다. 케이블카 탑승장까지 쭉 뻗은 도로는 누구나 손쉽게 케이블카로 찾아 올 수 있도록 되어 있다. 특히 케이블카 탑승장에서 수km 떨어진 지점부터 안내 표지판이 설치되어 있어 쉽게 찾아올 수 있다. 시내버스노선도 잘 연계해 있어 수시로 운행한다. 누구나 부담 없이 찾을 수 있는 인프라가 구축되어 있는 것이다.이처럼 관광지의 성공은 단순히 명소 하나만 있다고 해결 될 것이 아니라 관광인프라가 구성되어 있어야 한다. 관광객들이 찾아와 식사를 하거나 숙박할 시설이 충분히 갖춰져 있어야 한다.주변 관광지와 연계한 인프라 중요한려수도 조망 케이블카가 현재 전국적으로 가장 흥행에 성공한 사업으로 꼽히지만 시작부터 탄탄대로는 아니었다. 이 사업도 계획 단계에서 환경단체가 반발하는 등 찬반논란이 거셌다. 특히 이를 해결하기 위해 미륵산 정상에서 토론회가 벌어지기도 했다. 2002년 착공 후에도 범 불교계 반대로 공사가 파행을 거듭했으며 수익성 저조와 환경파괴 등에 대한 우려로 주민투표가 진행되기도 했다. 2006년 5월 용화사가 통영시를 상대로 공사중지 가처분신청을 내는 일까지 벌어졌지만 법원에서 기각돼 공사가 재개됐다.환경단체의 지속적인 반발에 대해 통영시는 환경단체의 의견을 적극 수용해 국내 최장인 1천 975m구간에 걸쳐 환경보호를 목적으로 지주를 하나만 설치했다. 또한 환경손상 가능성이 큰 구간에는 더욱 신경을 써 나무 데크를 설치하지 않는 방식을 도입하면서도 환경훼손을 최소화 하며 ‘그린 케이블카’ 이미지를 구축했다. <인터뷰> 통영관광개발공사 최재준 기획혁신실장 “케이블카 하나로 성공 담보 못해…관광인프라 중요” 통영관광개발공사 최재준 기획혁신실장은 “통영케이블카 사업의 성공이 단순히 케이블카만의 성과는 아니다”라고 말문을 열었다.“케이블카 하나로 이만한 성과를 낸다는 것은 불가능에 가깝다. 케이블카 타는 시간은 고작해야 10분에 지나지 않는데, 오랜 시간동안 관광객들을 붙잡아야 한다”며 “통영시의 경우 다양한 관광지들이 모두 인근거리에 위치하고 있다. 또한 접근성이 뛰어나 모든 관광지를 아우르는 관광인프라가 조성되어 있으며 이 모든 것들이 연계해 시너지를 내고 있다”고 성공 비결을 밝혔다. 관광인프라 조성의 중요성을 강조했다.그는 최근 케이블카 인근에 들어선 루지를 보면 관광지의 시너지가 더욱 잘 나타난다고 한다. “처음 루지가 들어섰던 것은 케이블카를 타는 이용객들이 많아지면서 시작됐다. 하지만 현재는 서로 케이블카와 루지, 그리고 그 외에 관광지들이 시너지를 내면서 관광인프라를 구축하고 있다”며 관광인프라의 중요성에 대해 다시금 강조했다. 지금은 승승장구하고 있는 케이블카지만 계획단계에서부터 어려움도 많았다고 한다. “환경단체를 비롯해 불교계에서도 반대를 했다. 여러 차례 간담회도 했었고 주민들의 의견에도 귀를 기울이며 해결하기 위해 노력했다”고 털어놨다.“케이블카 사업은 환경보호도 중요하고 수익창출 역시 중요하다. 하지만 그것을 선택하는 것은 지자체나 환경단체가 아닌 그 지역에 살고 있는 주민들의 의견이 가장 중요하다.”“환경단체도 중요하지만 결국 그 곳에 사는 지역 주민들의 의견이 가장 중요하다고 생각한다. 그리고 주민투표 결과 투표자 중 82.9%가 찬성 했다. 주민들이 전폭적으로 지지를 했기에 통영케이블카가 결실을 맺을 수 있었다”고 전했다. 또한 그는 케이블카 사업이 수익창출에만 목적이 있는 것이 아니라고 한다. 케이블카를 통해 이전에는 거동이 불편해 산에 오르지 못하던 이들에게도 산을 오를 기회를 제공하는 것이라고 말한다. 그는 “몸이 불편한 분들에게 미륵산은 오르지 못 할 산이었다. 하지만 케이블카가 설치된 지금은 언제든지 편하게 오를 수 있다. 케이블카는 단순히 돈만 벌기위한 수단이 아니다. 사회적 약자들에게도 다양한 즐길 거리를 누릴 수 있도록 하는 것이 케이블카다”며 케이블카 설치에 대한 긍정적인 측면을 강조했다. 강민구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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