많은 사람들의 걱정 속에서 장장 열흘간의 긴 축제가 펼쳐졌다. 받아든 성적표는 어떤 시각에서 봐도 결국 신통찮았다. 준비하고 진행하는 과정에서 남모르게 애쓴 분들의 큰 노고에 감사와 치하를 보내는 바이나 당장 3년 후로 다가온 산삼엑스포를 과연 할 수 있을까 하는 걱정이 깊어지는 축제였다. 힘든 축제가 끝났다고 손 놓을 때가 아니다. 이제 그 새로운 시작을 위해 다시 한 번 마음을 가다듬고 준비에 나설 때가 아닌가 싶다. 원론적으로 돌아가면 축제는 매년 새로운 볼거리와 체험거리를 제공하는 콘텐츠가 생명이다. 아무리 예산을 퍼붓고 연예인을 데려온들 테마에 맞는 콘텐츠가 부족하면 볼 것 없고, 해 볼 것 없는 그야말로 허당 꽝일 수밖에 없다. 산삼 없는 산삼축제라는 말이 그걸 증명한다. 화천 산천어 축제는 한겨울 영하의 날씨에도 불구하고 한 달 동안 천만 인파를 끌어 모으는 세계 3대 겨울축제로 발돋움하였고, 인근 산청의 한방약초 축제도 지난해까지 3년 연속 문화관광부 최우수 축제로 선정 되고 있다. 그들의 성공 신화를 부러워 할 일이 아니고 무엇이 그 축제들을 성공으로 이끄는 요인인지 분석하면서 우리는 지금과 같은 축제를 계속 할 필요가 있는 지부터 다시 따져봐야 한다. 보나마나 한두 달 후 쯤 대강 이러저러 두루뭉술한 축제 평가 보고서가 나올 것이고, 내년 여름이면 또 다시 급조된 아마추어 위원회의 지휘 아래 축제 준비로 바쁠 것이고 우린 또 실망스런 축제를 지켜보게 될 것 같다. 그런 반복을 되풀이 하지 않기 위해 지금부터 준비해야 할 몇 가지를 지적해 보고자 한다. 우선 축제 전문가를 키우든 영입하든 해야 한다. 근사한 축제는 반드시 전문가에 의해 기획되고 연출되고 대부분 성공한다는 사실을 잊어서는 안 된다. 전문가 소위 프로페셔널은 되는 축제와 안 되는 축제를 가늠하는 안목을 가지고 있고, 그 안목이란 축제 소비자들의 기대치와 추세의 변화를 예측하고 거기에 맞는 뭔가를 가져다 놓는 능력이다. 그런 전문가의 안목에 군민의 노력이 더해져서 새로운 축제로 거듭 날 수 있음을 확신한다. 부가적으로 해 마다 새로운 볼거리를 제공하는 변신이 있어야 한다. 한 동안 절정의 인기를 구가하던 함평의 나비축제나 보령의 머드축제가 이제 추억의 축제가 되었듯 늘 그 장단에 그 가락이면 몇 년 반짝하다 마는 것이다. 또 먹거리가 풍성해야 한다. 금강산도 식후경이듯 어떤 축제라도 먹는 즐거움을 제공하지 못하는 축제는 김빠진 맥주에 다름없게 된다. 늘 그 밥에 그 나물이라도 다시 가고 싶은 식당이 있듯 먼데서 찾을 것이 아니라 함양다운 먹거리 촌을 만들어 저렴하게 실컷 먹고 갈 수 있게 해야 한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축제가 성공하기 위해서는 볼거리 먹거리 즐길거리를 다양하게 연출할 수 있는 테마여야 한다. 산삼 팔기 위한 축제의 베이스는 당연히 산삼이고, 새롭게 개발된 산삼관련 제품을 홍보하고 파는 장터가 되어야 한다는 말이다. 그런데 뭐 하나 새롭게 팔 물건이 없고 전국 어디에 가도 있는 뿌리삼조차도 터무니없이 비싸다고 돌아서는 현실을 냉정이 되짚어야 할 일이다. 초창기 산삼 농가에서 십시일반 내놓은 산삼을 미리심어 놓고 초등학생 소풍날 보물찾기 같은 허접하기 그지없던 산삼캐기가 사람들의 공짜심리를 적당히 이용한 최고 인기 프로그램이었음을 기억해 봐야 한다. 열흘이란 긴 시간동안 애쓴 공무원과 자원봉사자, 그리고 축제에 참가한 농민들 또 각종 프로그램에 참여한 분들에게 뜨거운 위로와 감사를 전하고 싶다. 어쨌거나 축제는 끝났다. 그러나 다시 시작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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