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열흘간 함양을 뜨겁게 달궜던 함양산삼축제&물레방아골축제가 막을 내렸다. 올해 축제는 양대 축제의 시기적인 통합을 통한 시너지 효과를 기대했다. 특히 산삼축제의 경우 2020엑스포를 준비하는 전초전 성격으로 반드시 성공시켜야 하는 축제이기도 했다.
그러나 지난 10일간의 함양 축제는 무수히 많은 과제들을 남겼다. 축제기간 함양을 찾았던 방문객과 군민 등의 입을 빌려 함양 축제가 나아갈 방향에 대해 전하려 한다.
축제의 시기적 통합이라는 대명제는 어느 정도 성공적이었다는 평가다. 도로를 사이에 두고 양대 축제의 행사장이 나눠지고, 각기 확연하게 구분되는 축제 구성을 통해 방문객들은 한 곳에서 2개의 축제를 즐길 수 있었다. 또한 낮과 밤 모두를 즐길 수 있는 축제로 낮에는 산삼축제장에서 갖가지 체험거리를 즐기고 밤에는 물레방아골축제장에서 군민과 방문객이 하나되어 즐길 수 있는 다양한 공연들이 준비되었다. 시기적으로도 한여름이 아닌 꽃무릇이 만개한 가을에 개최되면서 축제장을 찾은 방문객들이 한결 편하게 축제를 즐길 수 있었다. 지역민들이 대거 참여하면서 군민 모두의 축제로 승화시킨 것도 이번 축제의 성과라 할 수 있다. 아울러 함양에서 생산된 농·특산물의 판매도 대박이 날 정도로 많은 사랑을 받았다.
매번 문제점으로 지적되어 온 주차 문제 등은 이번에는 찾아보기 힘들었다. 축제 시작 첫 휴일이었던 9일과 10일 수많은 관광객들이 방문했지만 대형 주차장이 완비되어 방문객들을 인도했다. 관광객들을 끌어 들이기 위한 다양한 시도도 엿보였다. 농촌지도자대회 유치와 자매결연도시 초청 투어 등 함양과 함양의 축제를 알릴 수 있는 좋은 기회가 되었다. 여전히 부족한 홍보·안내축제 방문객들을 이끄는 안내판은 역시 부족했다. 일부 관광객들은 물레방아골축제장인 농산물판매장 등만 둘러보고 돌아가는 모습도 보였다. 도로 건너 산삼축제장은 소망등에 가려 제대로 보이지 않아 방문객들이 놓치는 경우가 허다했다. 거창의 방문객은 “관광객들은 단순하게 노랫소리가 들리는 곳이 축제장으로 생각한다. 직접 물어보지 않았다면 놓치고 갔을 것”이라고 말했다. 축제장을 알리는 안내 또한 미비했다. 군민은 “축제를 하면 함양 전체가 축제장으로 바뀌어야 하는데 상림에만 애드벌룬이 떠 있을 뿐 함양 길목에는 제대로 홍보가 이뤄지지 않았다.”라고 지적하기도 했다.축제기간 줄곧 이어진 산삼 주제관 공사도 옥에 티였다. 축제 방문객들의 이동 동선에 대형 공사 차량들이 더나들면서 자칫 사고의 위험은 물론 축제 이미지까지 추락시켰다. 또 차량을 이용한 방문객들은 대형 주차장에서 축제장으로 이동하는 경우가 대부분이었지만 안내시설이 부족해 제대로 된 안내가 이뤄지지 못했다. 산삼축제장의 초가집 역시 단순하게 보기는 좋았으나 그 실용적인 면에서는 제대로 된 점수가 나오지 못했다. 비가 내리면서 곳곳에 비가 새는 등 악천우 등을 대비하지 못하기도 했다. 주차장 등의 시설은 많이 개선되었다. 그러나 마련된 주차장이 완전히 찰 경우 대비책이 부족해 향후 군 외곽 주차장을 활용한 셔틀버스 운행도 고려해 봐야 한다. 킬러 콘텐츠는 여전히 부재 축제장을 찾는다면 그 축제에서 반드시 참여해야 하는 킬러 콘텐츠를 지나칠 수 없다. 그러나 이번 축제에서는 어디에도 킬러 콘텐츠로 불릴 만한 프로그램이 없었다. 이로 인해 휴일에는 수많은 이들이 방문했지만 평일 낮에는 한산하기만 했다. 한 방문객은 “휴가철도 아니고 일부러 휴가를 내서 축제를 보러 올 정도로 축제의 메리트가 있는 것은 아니다”라는 혹평을 내놓기도 했다. 야심차게 준비한 저자거리도 홍보부족으로 제구실을 하지 못했다. 당초 엽전을 사용할 수 있었던 저자거리에는 작은 홍보 문구만이 안내했으며, 행사장과 조금 떨어져 횡한 분위기만 연출됐다. 체험거리는 여전히 부족했다. 2개의 축제가 함께 열리면서 시너지 효과를 기대했지만 방문객들이 느끼기에는 제대로 즐길 수 있는 체험거리는 많이 부족했다는 평가다. 통영에서 온 방문객은 “가족들과 함께 즐길 수 있는 체험거리가 전혀 보이지 않는다. 축제장을 모두 둘러보는데 2시간이면 될 정도로 체험할 것이 없다.”라고 아쉬워했다. 특히 축제장 내부의 동선 자체는 잘 구성됐지만 실질적인 방문객들의 동선과는 어울리지 않아 제대로 축제장을 둘러볼 수 있는 기회를 제공하지 못했다. 산삼축제에 산삼 보기 힘들다 가장 큰 문제는 정작 산삼축제에서 산삼을 보기가 더욱 어려워졌다는 것이다. 산삼과 엑스포를 홍보할 수 있는 유일한 곳이었던 주제관에서의 홍보 콘텐츠는 턱없이 부족했다. 한 군민은 “산삼축제는 궁극적으로 엑스포를 가기 위한 전초전인데 그림으로 산삼 구경만 하고 돌아가는 꼴”이라고 꼬집었다. 한 방문객은 “산삼축제장에서 산삼을 보고 즐겨야 하는데 동기 부여가 너무 없는 것 같다. 산삼과 관련한 볼거리 체험거리 등이 전혀 없어 아쉽다”라고 전했다.산삼 판매 농가들도 아쉽기는 매한가지다. 예년에는 주제관 내부에 판매부스가 마련되어 산삼과 항노화에 대한 설명을 들은 후 판매장을 찾았다면 올해는 외곽에 판매부스가 만들어지면서 오히려 외면 받는 꼴이 되었다. 일부에서는 축제 기간만이라도 저렴한 가격에 판매하고 이것이 재구매로 이어지도록 홍보할 수 있는 방안 마련도 필요하다고 지적했다.
(1면에서 이어짐)인기를 끌었던 산삼캐기 체험과 황금산삼을 찾아라도 지난해에 비해 부족했다는 평가다. 산삼캐기는 사전 예약제에서 축제장에서 바로 참여하게 되어 많은 이들의 참여를 이끌어 냈지만 조성된 산삼밭에 들어가 산삼을 심어놓은 표시된 곳에서 캐는 너무나 인위적인 냄새가 강해 재미를 반감시켰다. 방문객은 “심마니가 되어 산삼을 캐고 싶었는데 안내하는 사람이 ‘여기 있으니 캐면 된다’라고 말해 재미가 떨어졌다. 기대하고 찾아왔는데 심마니 느낌이 전혀 나지 않았다”라고 전했다. 황금산삼을 찾아라 역시 지난해에 비해 재미가 반감되었다. 한 군민은 “엑스포를 앞둔 새로운 시도로 시행착오는 당연하다. 그러나 산삼축제 본연의 이미지가 많이 퇴색된 것 같아 아쉽다”라고 전했다. 통합 통한 열흘간의 일정이번 축제는 시기적 통합으로 인해 8일부터 17일까지 장장 10일간 열렸다. 휴일에는 수많은 방문객들로 인해 북적거리는 축제장이 연출되었지만 이와 대조적으로 평일에는 너무나도 한산했다. 또한 축제 일정이 10일간으로 군민들의 피로도 역시 아주 높았다. 아울러 10일이라는 긴 일정 전체를 커버하기에는 프로그램이 전체적으로 부실했다. 10일 동안 가장 붐빈 곳은 읍면 먹거리장터였다. 각 읍면에서 마련한 각종 먹거리들이 군민들은 물론 방문객들의 입을 즐겁게 했다. 이와 반대로 읍내 상권은 완전 침체됐다. 특히 식당들은 된서리를 맞았다. 식당 업주는 “예년 축제는 3~4일이면 끝나 그나마 장사가 되지 않아도 참았는데 올해는 10일로 휴업 아닌 휴업 중이다”라고 말했다. 또 다른 업주는 “축제를 하면 군민 모두에게 효과가 있어야 하는데 축제장 인근만 잘될 뿐 전체적으로는 마이너스인 것 같다”라고 지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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