선비의 고장 함양에서 빼어난 소리꾼이 탄생했다. 지난 8월 26일, 27일 열린 ‘제22회 완산전국국악대제전’에서 함양출신 권가연(27・영남대 대학원)씨가 대상을 수상하는 쾌거를 이뤘다.
전주한벽문화관에서 열린 대회에 출전한 권씨는 심청가 중 ‘심봉사가 물에 빠지는 대목’을 선보였다. 전국에서 내 노라 하는 국악인들이 참가한 이번 대회에는 판소리와 기악, 일반부, 신인부, 고등부, 중등부, 초등부로 나눠 총 179명이 참가한 가운데 권씨는 대회 최고의 영예인 판소리부 일반부 대상(국회의장상)을 차지해 더 큰 의미를 더했다.
대상을 수상한 권가연 씨는 고등학교 1학년 때 본격적으로 소리판에 뛰어 들었다. 판소리를 배우기 어려운 함양을 떠나 마산에서 학원을 다니며 판소리를 익혀나간 그녀는 영남대학교 음대에서 국악을 전공했고, 대학원에서 음악학 박사과정에 재학 중이다. 자신의 꿈을 이루기 위해 노력해왔고 그 결과가 이번 대회로 결실을 맺은 것이다. 처음 판소리를 시작한다고 했을 때만 해도 부모님의 반대도 거셌다고 한다.
권씨의 아버지 권태상씨는 “취미는 이해해도 전공으로 나가는 것은 힘들기 때문에 딸이 판소리를 업으로 삼는다고 했을 때는 반대를 했었다.”고 한다. 하지만 현재는 앞장서서 딸을 응원하고 있다. “딸이 좋다는데 어쩌겠습니까. 자기가 좋다고 하는 일을 계속 해야죠.”라고 말했다.
어린 나이에 부모 곁을 떠나 생활한 다는 것은 자식의 입장이나, 부모의 입장에서도 쉽지 않은 일이었지만, 권씨는 자신이 좋아하는 판소리를 위해 참았고, 그녀의 부모는 딸이 원하는 일을 하
도록 반대가 아닌 뒤에서 묵묵히 딸을 믿어왔다.
이런 부모의 믿음에 그녀는 “판소리를 하면서 힘든 일도 많았고 좋았던 일도 있다 그럴 때마다 언제나 묵묵히 뒤에서 저를 믿어준 부모님께 감사드리고, 조금은 쑥스럽지만 사랑한다는 말을 전하고 싶다.”는 말과 함께 “제가 수상할 때 함께 긴장하고 기뻐해주신 스승님께도 다시금 감사하다.”고 전했다.
개인의 노력과 든든한 가족, 스승, 지인들의 믿음이 함께 했기에 이 번 대회 수상이 그녀에게는 더욱 의미가 컸다.
고1부터 현재 박사학위과정까지 쉴 새 없이 달려온 그녀는 이제 자신의 소리를 더욱 가다듬으려 한다. “그동안 학업에 집중해 앞만 보고 달려왔던 것 같다. 아직 끝이 아니지만 이번 대회를 계기로 내 실력을 보다 가다듬을 수 있길 바란다.”고 전했다. 강민구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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