8월이기에 8월에 지어진 시를 검색하던 중 1931년에 ‘이상’이 지었던 조감도가 보였다. 그것도 8월의 시작인 1,2일에 연작으로 쓰였던 시이다. 그 중 8월 1일에 지어졌던 부분은 다음과 같다기독은남루한행색으로설교를시작했다.아아르카아보네는감람산을산채로납촬해갔다.1930년이후의일-.네온싸인으로장식된어느교회의문간에서는뚱뚱보카아보네가볼의상흔을신축시켜가면서입장권을팔고있었다.띄어쓰기는 통째로 무시되고 있다. 그것은 내용이 바로 이해할 만하니 넘어간다 치자. 그런데 그 내용이라는 게 교회에서는 남루한 행색으로 설교를 하는데 알 카포네는 감람산을 ‘납촬’해갔다는 것은 무엇이며, 왜 그 앞에서 입장권을 파는 것인가? 그 전에 우선 이상에 대해 이야기하여 위와 같은 괴이한 형식의 시가 어떻게 나왔는가를 간단하게 설명하자.(구체적인 이상에 대한 이야기는 이후에도 다루겠지만) 우선 이상은 가장 실험적인 문체를 사용했던 문학가로 손꼽힌다. 띄어쓰기의 무시, 언어의 교차적 사용, 기호 등 다양한 상징 언어와 언어 체계를 사용함을 통해 기존의 문학계에서부터 시작해 현대의 문학계에 까지도 충격적인 경향의 작품으로 남아있다. 다만 그가 다루었던 감각들은 당대의 사회 분위기에 따른 부분도 있지만, 그것이 반영된 다른 작가들의 작품보다도 한층 더 우울한 기색을 띤다. 우울증, 자살 충동이라는 이름만 들어도 무서운 정신적 문제들로도 이상은 충분히 비정상적이어 보이는 작품들을 만들어내었다. 거기에 이상 개인사까지 얽힌 근대 문명에 대한 괴리는 결국 이상을 이 세상으로부터 타인으로 만들어내고, 이런 현실이 다시 이상의 감정들을 소모시키며 문학을 만들어내는 구조였다. 이상에 대한 설명은 이 정도로 마치고 일단 시를 구절 그대로 해석해보기로 하자. 일단 기독은 설교를 시작했는데 그 행색이 상당히 남루하다. 옷이 헤져 있다. 그런 그의 신앙심을 발휘한 설교는 그러나 종착역을 잃게 된다. 알 카포네가 감람산을 납촬(拉撮이라고 되어 있으며 끌어가 취하다라고 개인적으로는 해석한다.)해갔기 때문이다. 알 카포네는 1930년대 이후로도 그 뚱뚱한 육신을 씰룩 거리며 사회를 혼란에 몰아넣었다. 거의 모든 관청 또한 돈으로 샀다. 그렇기에 그의 모든 행동은 제약을 받지 않는다. 심지어 교회 앞에서 어디로 가는지는 모를 입장권마저 팔고 있다. 정작 교회의 주인인 기독은 남루한 행색이다. 그리고 돈 많은 저 뚱뚱보는, 또 돈을 벌려고 추악한 도둑질과 ‘상업’을 자행한다. 과연 이 구절은 어떤 것을 의미하는 것일까? 당대 한국 사회의 관점으로 대입해보면 좀 더 눈에 띌 만한 해석이 가능해진다. 기독을 독립 운동과 관련된 것으로, 알 카포네는 그들을 배신하고 공격하려 애쓰면서 돈을 버는 친일파로. 그렇게 되면 독립운동가들은 남루한 모습으로 활동을 시작했지만, 친일파들은 그들이 활동할 터전을 뺏는 데에 오히려 주목했다. 1930년 이후의 일이라 한 것은 1년이라는 시기를 숨기기 위한 것으로 1931년으로 대체하면 이는 민족 말살 통치를 시작한 1931년의 한반도 군 기지화를 의미하는 것이다. 그리고 어느 독립 단체로 가는 길목 앞에선 그 커다란 세력을 자랑하는 친일파들은 사람들의 눈길을 돌리기 위한 다른 일을 하고 있었다는 식이라면, 상당히 괜찮은 내용이라 할 수 있다. 이상은, 새처럼 위에서 한국 사회를 내려다 보면서 무엇을 느꼈던 것일까?(2부에서 계속)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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