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에 상아 없이 태어나는 코끼리의 수가 늘고 있다. 영국 일간 더 타임즈는 지난 11월 “수십 년간 이어져 온 코끼리 밀렵이 궁극적으로 유전자 풀을 바꿨다.”고 보도하였다. 코끼리의 상아는 음식물이나 나뭇가지를 들어올리고, 자기방어를 위한 중요한 수단으로 상아가 없으면 일상생활에 상당한 지장이 있는데 왜 코끼리들은 상아 없이 태어날까?
과도한 밀렵 때문이다. 인간에게 상아는 하얀색 금, 즉 부의 상징으로 여겨졌기 때문이다. 인간들은 상아를 얻기 위한 과도한 밀렵을 하였고, 코끼리의 개체 수는 점점 줄어들기 시작하였다. 1930년 300만 마리에 이르던 전 세계 코끼리들은 현재 약 35만 마리로 줄어들었다.
세계야생동물기금협회(WWF)에 따르면 연간 2만~3만 마리의 코끼리들이 밀렵되고 있다. 야생동물보호 비영리기구인 ‘국경 없는 코끼리 회’ 아프리카 18개국의 코끼리 35만 2000마리를 조사한 결과 2007년부터 2014년 사이 아프리카 코끼리가 14만 4000마리가 죽임을 당했다. 이러한 대 학살 후 살아남은 코끼리는 상아가 작거나 없었던 개체였다. 그리고 이 코끼리들이 낳은 코끼리는 상아가 없는 코끼리였다. 그래서 특히 남아공의 아도 코끼리 국립공원의 경우는 98%의 암컷 코끼리가 상아가 없는 것으로 드러났다.
이런 코끼리의 변화는 상아 밀수꾼들의 밀렵을 피하기 위한 자연적인 퇴화라는 결론이 나온다. 과학자들은 “상아가 있어도 현재 코끼리 상아의 크기는 1세기 전의 절반수준”이라며 “코끼리들이 상아 없이 살면 일상생활이 불편함에도 불구하고 밀렵꾼들을 피해서 상아를 없애거나 줄인다.”라고 말한다. 즉 약 오천만년 간 이어져 온 코끼리의 상아 유전자가 백년간 이어져 온 코끼리 밀렵 때문에 상아 유전자까지 바꾸는 결과를 낳은 것이다.
이러한 현상으로 심각성을 느낀 인간들은 코끼리 보호를 시작했다. 세계상아 수요의 약 70%를 차지하는 중국은 이번년도에 상아 매매를 금지하고 상아 관련 공장을 폐쇄한다고 한다.
하지만 이렇게 한다고 줄어든 상아가 다시 100년 만에 원래 크기로 돌아올까? 그럴 리가 없다. 파괴하는 것은 순간이어도 복구하는 것은 반영구적이다. 100년 채 되지 않는 시간 동안 살아남기 위해 5000만년동안 진화시켜 온 상아를 버린 코끼리들이 언제 다시 원래 크기의 상아를 되찾을지는 아무도 모르는 일이다. 우리는 상아 없는 코끼리들의 소식을 듣고 보면서 인간이 얼마나 악한지를 알아야 하고 인간이 저지른 일에 대해서 늘 반성하고 살아야 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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