초등학생을 둔 부모들의 공통된 고민은 아이가 진득하게 앉아 집중하거나 혼자 놀 줄 모른다는 것이다. 유아기에는 늘 다양한 장난감과 교구로 놀아 줘야 한다고 생각하며 아이를 키웠다. 그런데 제 스스로 할 일을 해야 한다고 생각되는 초등학생이 되니 아이가 기대와 전혀 다른 모습을 보인다. 혼자서는 아무것도 못한다. 그렇다면 이런 모습은 아이 탓일까? 아니면 혼자 놀거나 집중하는 방법을 가르쳐 주지 못한 부모 탓일까? 교사 탓일까? 『미국심리학회가 권하는 자녀교육법』에서는 혼자 노는 기술을 길러 주는 것은 부모에게 주어진 가장 중요한 과제 중 하나라고 그 중요성을 강조한다. 심지어 아이가 네 살 정도에 얼마나 혼자서 잘 놀고 무슨 일을 잘 해 내는지가 장기적으로 어떻게 클지를 가늠하는 중요한 요소라고 주장한다. 어릴 때 그런 기술을 가르치면 어른이 되어서도 능동적이고 생산적인 일에 몰두할 수 있다고 말한다. 혼자 노는 기술이란 일정 시간 동안 어른의 도움을 받지 않고 혼자 즐겁게 노는 기술을 말한다. 혼자 노는 기술을 가진 아이는 다른 사람의 개입 없이도 자기가 하는 활동에서 즐거움을 얻을 수 있다. 혼자 책보기, 혼자 퍼즐 맞추기, 혼자 그림 그리기, 혼자 만들기 등. 유아기에 이런 행동습관이 몸에 밴 아이는 당연히 혼자 숙제하고 혼자 연구하고 혼자 생각하는 일에 익숙해진다. 물론 하루 종일 혼자 노는 것이 아니다. 엄마와도 친구와도 잘 노는 아이들이 혼자서 놀 줄 모른다면 아이는 늘 누군가에게 의존해야 한다. 다른 사람과 잘 놀고 소통이 잘 되면서도 혼자 즐겁게 몰입해서 놀 줄 아는 기술이 중요하다는 뜻이다. 그럼 어떻게 하면 유아기의 아이가 혼자 노는 기술을 배울 수 있을까? 우선 혼자 있는 시간을 준다. 아이가 놀잇감 통을 뒤지거나 위험하지 않은 서랍을 열고 뭔가를 만지작거릴 때 방해하지 말고 조용히 지켜본다. 아이의 두 눈이 호기심으로 빛날 것이다. 아이의 놀이와 활동이 끝날 때까지 방해하지 않는 것으로도 충분하다. 물론 아이의 활동이 끝났을 때 잘하고 있음을 알려 주는 엄마의 환한 미소와 말과 몸짓이 필요하다. 아이가 혼자 그림을 그리는 모습이 왠지 쓸쓸해 보일 수 있지만 실제로는 그렇지 않다. 그림 그리기에 몰입한 아이의 얼굴에 웃음이 없다고 해서 아이가 기분이 나쁜 것이 아니다. 원래 몰입할 땐 무표정이거나 오히려 찡그리기도 한다. 혼자 놀고 난 다음 부모가 지지하고 격려하는 반응만 해 주면 된다. 혼자 놀고 나면 에너지가 어느 정도 소진된 상태이니 아이를 안아 주거나 다독여 무척 잘했다는 느낌이 들도록 상호작용을 해 주면 좋다. 우리나라에서는 혼자 놀 줄 아는 아이는 친구가 없거나 사회성이 부족한 것으로 오해하는 사람이 많다. 절대 그렇지 않다. 내향성의 아이는 한 두 명의 친구만 있을 때 더 편하게 논다. 외향성의 아이는 친구들이 많이 있을수록 더 신이 난다. 하지만 어떤 기질의 아이든 혼자 조용히 앉아서 눌 줄 아는 능력을 키우는 건 매우 중요하다. 아이가 성장하는데 필요한 대부분의 과제와 노력들은 혼자 하는 것이기 때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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