구당서(舊唐書)에는 ‘가혹하게 세금을 거두거나, 백성의 재물을 억지로 빼앗는다’는 가렴주구(苛斂誅求)의 고사성어 유래가 나온다. 어느 날 공자가 제자들을 데리고 태산 기슭을 지나가고 있을 때였다. 한 여인이 세 개의 무덤 앞에서 목 놓아 울고 있었는데, 이 여인의 울음소리에는 각별한 슬픔이 담겨 있었다. 수레 위에서 머리를 숙이고 가만히 이 소리를 듣고 있던 공자는 제자 자로에게 그 까닭을 물어 보라고 했다. 자로는 여인에게 다가가서 정중히 입을 열었다. 「당신의 울음소리를 들으니 굉장히 슬픈 일을 당하신 것 같은데 무슨 일이신지요?」 여인은 더욱 흐느껴 울며 이렇게 말했다. 「그러합니다. 옛적에 시아버지가 호랑이한테 잡아 먹혔고 나의 남편도 또 호랑이에게 당했는데, 이제 나의 아들이 또 그것에게 죽었습니다.」 「그런데 어찌하여 이곳을 떠나지 않았습니까?」 하니 「이곳은 세금을 혹독하게 징수하거나 부역을 강요하는 일이 없습니다.」 자로에게 이 말을 전해들은 공자는 제자들에게 이렇게 말했다. 「제자들아 이를 들어라. 가혹한 정치는 호랑이보다 더 무서운 것이니라.」 요즘 세간에서는 문재인정부가 대기업과 초고소득자에게 세금을 올리는 이른바 ‘부자증세’에 대한 갑론을박이 끊이지 않고 있다. 자유한국당에서는 세금폭탄을 터트리지 말라고 연일 반대하고 있다. 그런데 이상하게도 여론조사에 의하면 국민 85%가 부자증세에 찬성하고 있다니 이 현상을 어찌 해석해야 할지 모르겠다. 대다수의 국민들은 왜 부자들에 대한 정부의 세금 증세를 전폭적으로 찬성하고 있는 것일까? 이는 부의 불평등에 대한 불만이 가져온 결과일 것이다. 부의 획득이나 부의 배분에 있어서 불평등하다는 인식이 팽배해 있기 때문이다. 전 정부에서는 재벌이 살아야 나라가 산다는 이상한 논리를 전개하여 재벌 위주의 정책을 폈다. 그러나 국민들에게는 가렴주구하여 유류세 전기세와 그나마 즐거움이었던 소줏값도 올랐다. 이상한 금연 논리를 펴서 그나마 시름을 달래던 서민의 담뱃값도 두배로 올려 서민의 생활은 그야말로 죽지 못해 사는 것이 되어버렸다. 지금의 많은 사람들은 대기업이나 재벌들을 좋게 생각하지 않는다. 기업이 돈을 벌었다면 일을 한 노동자에게 일정 부분을 돌려주어야 할 것이다. 아니면 사회나 국가에 걸 맞는 기여나 공헌을 해야 했다. 그러나 몸통불리기에 힘쓰고 개인의 이익 편취에만 골똘해 왔다. 오블리지 오블리제가 없는 한국의 대기업들이다. 하나같이 재벌들이 사회에 기여한 바가 무엇인지 잘 모르겠다. 분식회계로 탈세하거나 형제간의 재산싸움이나 자녀에게 편법 증여나 정권과 깡패들과의 결탁이나 이혼 등 이해하기 힘든 부도덕한 행동들로 총수들이 하루가 멀다하고 감옥을 제집 들락날락하듯 오락가락한다. 철학이 없는 장사치로 전락한 대기업에 대해 존경이 가지 않는다. 얼마 전 특검이 삼성 이재용 부회장에게 12년을 구형하자 억울하다며 눈물을 흘렸다. 하지만 사람들은 그에게 동정하지 않았다. 제대로 법에 걸렸다고 생각했다. 재산을 전액 사회에 환원한 유한킴벌리의 창업자 고 유일한 박사와 정규직원 100%의 신화를 이룬 오뚜기 기업은 갑질만이 전부인 오늘날의 우리 사회에 신화가 되어 존경받아야 할 것이다. 문재인 정부가 대재벌이나 초고소득업자에게 부자증세를 올리려 하는 것은 당연하다. 돈을 많이 벌었으면 많이 내는 것이 정의다. 부자는 세금을 더 많이 내야 한다. 문재인 정부는 더 늦기 전에 적폐청산을 하여 잘못된 나라를 바로 잡고 나라다운 나라를 세워주기 바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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