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늘이 타들어 갈 것 같은 염천(炎天) 더위가 계속되고 있다. 아무리 더위가 기승을 부려도 함양군보건소 재활센터는 언제나 북적인다. 이곳에 근무하는 한경숙 물리치료사. 그녀는 쉼 없이 찾아오는 이들을 안내하고 재활을 돕는다. “제가 좋아하는 일이고, 또 재활을 통해 건강한 모습을 볼 때마다 보람을 느낄 수 있어 아주 좋은 것 같아요” 그녀는 재활사업이 시작되면서부터 이곳에서 줄곧 일해 왔다.
일반병원에서 일하다 재활치료에 관심이 많아 보건소에서 일을 하게 되었다는 그녀. “수술 이후 사회적 복귀는 물리치료사가 할 수 있는 부분으로 큰 보람을 느끼고 있어요” 재활치료의 목적이 원활한 사회복귀를 돕는 것으로 언제나 보람을 느끼는 그녀다.
함양지역에는 재활치료를 할 수 있는 곳이 없다. “도시에서 수술을 하고 퇴원 이후 재활치료를 받아야 하는데 함양에는 그런 곳이 없었어요. 어쩔 수 없이 멀리 있는 병원을 찾아 통근재활치료를 할 수 밖에 없었는데 보건소에 만들어진 거예요” 수술 이후 재활치료가 필수지만 멀리 떨어진 병원을 찾을 수밖에 없어 금전적인 문제는 물론 시간적 소비까지 엄청났었다. 이에 함양군보건소는 지난해 1월부터 재활사업을 시작했다. 재활사업을 추진하면서 물리치료사와 작업치료사 등 전문 인력을 채용하고 질 높은 재활 서비스를 제공하고 있다. “일상생활을 원활하게 하고, 사회적 복귀를 촉진 시키는 것이 재활치료의 목적이에요” 중증장애인은 물론 수술 이후 사회적 복귀를 위한 사업이 바로 재활사업이다. 수술 보다 더 중요한 것이 재활치료라고 한다.
함양에서는 재활치료 대상자는 장애인이 대부분으로 제대로 된 재활치료는커녕 지역사회에 동참하는 것조차 꺼렸던 이들도 있다. 처음 재활사업이 시작되었을 당시에는 많은 장애인 분들이 참여했지만 지역사회에서 드러내는 것을 두려워해 참여하는 것을 어려워하기도 했단다. “그 분들 대부분이 2차적 장애 즉 자존감이 상당히 낮아요. 사람들의 시선을 의식하고 때로는 회피하고. 의료적 치료와 병행한 심리치료를 통해 자존감을 높여 나가고 있습니다” 그녀가 이렇게 물리치료뿐만 아니라 마음이 아픈 이들을 보듬을 수 있는 것은 사회복지를 배웠기 때문이다. 그녀는 물리치료사 이전에 사회복지사였다. 사회복지를 하면서 몸이 아픈 이들을 위해 물리치료를 배운 것이다. “단순 물리치료사면 재활치료만 하겠지만 사회복귀를 위해서는 복지서비스까지 함께 지원해 주면 더욱 빠르고 안정적인 사회 복귀가 이뤄질 수 있잖아요” 그녀는 사회복지사의 마음으로 몸과 마음이 아픈 이들을 보듬는다.
이곳에는 뇌졸중으로 인한 반신마비 환자가 많이 찾는다. 이분들을 위한 재활도 그녀의 몫이다. 거동이 불편해 이곳을 찾는 이들에게 따뜻한 마음으로 다가가 정성스럽게 재활을 돕는 것이 그녀의 일이다. 재활을 돕기 위한 여러 재활치료 장비들이 구비되어 있다. 얼핏 봐서는 일반 헬스장과 비슷하지만 하나하나가 의료용 장비들로 매우 고가란다. 이곳에서 꾸준하게 재활을 통해 제대로 걷고 움직일 수 있게 된다. “꾸준하게 재활치료를 받다보면 몸이 좋아지는 것을 느낄 수가 있어요. 그래서 조금은 불편한 몸이지만 계속해서 이곳을 찾으시구요” 보건소를 처음 찾는 이에게는 그녀의 일대일 강습이 기본이다. 어느 정도 기구 등에 익숙해지면 혼자서도 할 수 있지만 장비들이 낯설기 때문에 바로 옆에서 하나하나 직접 챙긴다. “함양에는 노인인구가 많기 때문에 무릎이나 어깨, 허리 등 근골격계 질환으로 수술을 받으시는 분들이 많으세요” 장애인은 물론 어르신들과 몸으로 부대끼다 보면 그녀가 좋아하는 일이지만 힘든 경우도 많다. 어쩌다 약속된 날짜에 오지 않는 분들이 있으면 어디 아프신 건 아닌가 걱정하는 그녀. 그녀를 비롯해 함께 일하는 이들의 노력으로 인해 함양군보건소의 재활사업이 시행 1년여 만에 정부로부터 우수기관으로 선정되는 영예를 안았다. 지난 1년여 간 재활사업팀이 함께 노력하고 일구어낸 값진 선물이기도 했다. “힘들 때도 있지만 보람을 갖고 열심히 대상자들에게 최선을 다해요. 그것이 제가 하고 싶었던 일이고 보람이니까요” 함양군보건소에는 언제는 웃는 얼굴 따뜻한 마음으로 보듬어주는 그녀가 있다. 강대용 기자
댓글을 남기실 수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