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말 수고하셨습니다” 라는 뜻의 제주방언 “폭삭 속았수다”를 함양방언으로 바꾸면 “정말 욕보셨습니다.”라는 표현이 적당할 것 같다. 양파수확 및 수매도 마무리 되었고 수매가격도 결정이 되었다. 함양지역 농협양파수매가격이 상 17,500원 중 13,500원 하 9,000에 결정이 되었다.
정말 무더운 땡볕에 많은 양파재배 농업인들이 고생 고생 생고생을 하며 수확을 한 참말로 양파가 아니라 금파라고 해도 잘못됨이 없으리라. 일손이 부족하여 저 멀리 전라도 지역 등 타지에서 오신 인부들, 연세가 80이 넘으신 고령의 할머니들도 농촌의 없는 일손에 조금이나마 보탬이 되고자 30도를 넘나드는 살인더위 속에서도 양파수확에 여념이 없으셨다. 올해는 더군다나 가뭄과 여러 기상조건으로 인해 물대기도 힘들었고 따라서 양파수확량도 저조했다. 농사는 하늘이 짓는다고 하지만 농사기술도 상당히 농작물의 상품성을 좌지우지 하는 건 당연지사.
올해도 지역농협에 양파계약을 한 농가도 있고 그렇지 않은 비계약 농가도 있다. 농사라는 게 한해 잘 될 때도 있고 흉년일 때도 있으며 농산물가격도 공산품인 새우깡 가격처럼 안정되지가 않고 주식투기처럼 등락폭이 비주기적으로 심한 것이 안타까운 현실이 되었다.
그리하여 지역농협에서는 “노지채소 수급안정사업”의 일환으로 농업관측 정보제공과 홍보 등으로 적정면적 재배를 유도하고 농협 계약가격이 산지가격을 선도하여 가격하락의 사전예방과 농협의 산지시장 지배력 확대 및 계약물량 상품화 등 마케팅기능 활성화 및 수급 불안시 시장격리(산지폐기), 수매비축 등 단계별 수급안정대책을 추진하여 정부와 농협이 자금을 공동으로 조성하여 파종기(정식기)에 재배농가와 계약재배를 시행하며 농가와 계약시 계약보증금(50% 미만)을 지원하고 판매 후에 잔금을 지급하는 형태로서 계약농가의 소득안정을 유지하고 있다. 필자(筆者)가 근무하고 있는 함양농협 휴천지점의 비계약 양파농가 중에서도 농협에 출하한 농가도 있고 상인(商人)들에게 직접 양파를 출하한 농가도 있다. 물론 자유시장경제체제하에서 지역농협에 계약을 했든 안했든 우옛든 간에 비싸게 팔고 비싸게 사준다는데야 그런 것이 뭣이 중하겠냐 마는 과거 지역농협보다 몇 천원 더 준다고 하고 양파는 싣고 가고 후일 지역농협에 가격이 결정되면 정산하겠다고 하고서는 종적을 감추는 사례, 계약금만 주고 연락두절인 사례 등등 불미스러운 일들이 간간히 있었다. 가슴 아픈 일이다.
물론 전체 양파상인들을 나쁜 쪽으로 매도하자는 뜻은 추호도 없다. 양파상인들도 어차피 장사인데 이익이 남아야 되지 않겠는가? 하지만 농업인들을 상대로 사기를 치는 일부 극소수의 상인들의 행태는 반드시 근절되어야 할 것이다. 지역농협은 농업인들의 호주머니에 돈을 넣어주는 사업 즉 “판매사업”의 활성화가 절실히 요구된다. 그러한 사업형태가 지역농협 본연의 임무이고 존재의 이유일 것이다. 만일 직접 농업인이 상인과 양파계약시 계약서도 없이 계약금만 받고 양파를 내어주는 우(愚)를 범해서는 안된다. 그리고 잘 알고 지내는 상인이라 할지라도 계약서 작성은 반드시 필요하다. 혹여 만에 하나라도 피땀 흘려 수확한 내 자식만큼 애지중지 키워 시집보낸(?) 농산물을 송두리째 사기를 당해서 되겠는가?
인생사 모든 거래의 계약서는 꼼꼼히 야무지게 작성했다고 한들 재수 없으면 소송에 휘말릴 수가 있다.
지역농협은 농업인 조합원들이 주인이자 영원한고객인 일반상식적이지 않은 특수한 법인체이다. 주인이 가게를 차려 놓고 다른 가게에 가서 물건을 사고 팔고 하면 되겠는가? 그러면 이렇게 얘기하는 이도 있을 것이다. “이 사람들아! 가격만 많이 줘봐라 농협에 주지 마라 캐도 주끼다” 상인들이 좋은 양파를 비싼 가격에 질 좋은 양파만 선별해서 사가는 가격이 정상적인 시장가격이 될 수는 없다. 지역농협은 양파농가와 계약을 체결하면 잘 팔릴 때나 안 팔릴 때나 비가 오나 눈이오나 계약재배에 한(限)해서는 수매해준다. 함양양파는 임창호 함양군수의 “군민소득 3만불 시대”를 김병원 농협중앙회장의 농가소득 5천만원 달성하는데 있어 굳이 주식시장(株式市場)으로 비유하자면 양파는 블루칩(대형우량주)인 셈이다. 지역농협은 농업인들이 생산한 농산물을 제 값 받고 잘 팔아 주는 것이 당연지사 일진대 오로지 항재농장(恒在農場), 실사구시(實事求是)의 정신으로 농업인의 소득향상에 매진하고 농업인은 농협을 신뢰하고 변함없는 애정과 격려로 영원한 동반자로서의 분위기 조성이 절실히 요구된다.
“꼭” 그렇게 해야만이 지역농협도 살고 농업인도 산다. 농업인 여러분 “폭삭 속았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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