무더운 여름에도 불판위에서 호떡이 먹기 좋게 익어간다. 신기하게 기름이 거의 들어가지 않았는데도 고소한 냄새가 풍긴다. 지리산 함양시장 내 조금은 구석진 곳이라고도 할 수 있는 곳에 떡 하니 자리 잡은 호떡집. 이곳은 지리산 함양시장의 막내 김은정(57) 대표가 운영하는 기름 없는 웰빙 ‘변강쇠 호떡’ 가게다. 변강쇠는 남자의 힘(?)을 상징한다. 가게 이름에 변강쇠가 들어가니 호떡 한 개를 먹으면 왠지 힘이 넘칠 것 같다. “함양이 변강쇠의 고을이고, 또 저희 집 호떡 드시고 힘내시라고. 그리고 ‘변강쇠 호떡’ 한 번 들으면 잘 잊히지 않잖아요.” 단순한 이름이지만 그녀의 말처럼 오래도록 기억에 남을 것 같다. 그녀는 지난 2월22일부터 이곳에서 호떡을 팔기 시작한 지리산함양시장의 막내다. 호떡을 팔기 시작한지 이제 갓 4개월이 지난 그녀. “시장도 변해야 하고 시장의 먹거리도 변해야 해요. 지리산 함양시장에도 산삼이 들어간 먹거리가 있으면 좋겠다는 생각에 산삼호떡을 만들었어요” 그녀가 만드는 모든 메뉴에는 힘의 상징 변강쇠가 붙는다. ‘변강쇠 산삼호떡(2개 5000원)’, ‘변강쇠 율금호떡(3개 2000원)], ‘변강쇠 단술’, ‘변강쇠 팥빙수’ 그리고 개절 메뉴인 변강쇠 옥수수까지. 야심차게 준비하고 있는 산삼호떡은 3~6년근 산양삼을 다져 넣어 만든다. 호떡을 한입 베어물면 산삼 향이 입안에 퍼져 호떡 하나로 그 귀하다는 산양삼을 먹는 호사를 누릴 수 있다. 손이 큰 그녀는 남겼으면 남겼지 모자랄 정도로 주지는 않는다. 최근 판매하기 시작한 팥빙수도 그릇이 작을 정도로 많이 담아 손님들이 오히려 걱정할 정도다. “아직까지 개업한지 4달 정도 밖에 되지 않아 홍보를 많이 해야 해요.” 대부분의 재료는 그녀의 손을 거친다. 팥빙수의 팥도 직접 삼고, 호떡에 들어가는 소(앙꼬)도 그녀가 직접 만든다. 소에 들어가는 잡곡들은 모두 그녀가 볶아 사용한다. 함양시장을 찾는 이들이 맛있고 건강한 먹거리를 그냥 지나치겠나. 이미 단골들도 여럿 확보해 겨울에 즐겨 먹는 길거리 먹거리 호떡을 무더운 여름까지 판매하는 것도 단골들이 계속 찾아서다. 김은정 대표는 호떡집을 열기 전에 물레방아 떡마을인 안의 안심마을에서 10년을 사무장으로 일했다. 변강쇠 호떡은 안심마을 최고의 체험마을로 올려놓은 그녀의 새로운 도전인 셈이다. 그녀는 떡을 만들어본 경험이 있어 쉽게 호떡 만들기에 도전할 수 있었으며, 또 소규모 창업 자본으로 쉽게 접근할 수 있기도 했다. “호떡을 제대로 만들기 위해 여기저기 많이 알아보러 다녔어요.” 그녀가 자랑하는 장비는 불판과 호떡을 덮는 그릇이다. 불판은 동판으로 열전도율이 아주 좋고 기름을 조금만 사용해도 맛있는 호떡을 만들 수 있다. 또 호떡 누르게는 작은 그릇과 나무막대를 연결시켜 직접 만든 것을 사용한다. 가장 큰 자랑은 건강한 먹거리를 선물하는 것이다. “좋은 기름이지만 최소한만 사용하고 할 수 있는 만큼 좋은 재료를 사용해요. 건강한 먹거리를 더시는 것을 보면 기분이 좋잖아요.” 작은 가게지만 그 곳에는 그녀의 성격이 묻어난다. 청결이 몸에 베인 그녀는 지저분한 것을 잘 보지 못해 항상 가게 전체가 ‘나 깨끗해요’라며 광고라도 하듯 반질반질하다. “나이 들면 뭔가 할 것이라도 있어야지 생각했어요. 하루라도 빨리 시작하자. 물론 상인회장님의 권유도 있었고, 산삼엑스포도 있어 함양군과 발맞춰 산삼 홍보도 하구요” 그녀의 가게는 자그마하다. 호떡을 만드는 불판, 가게 옆 간이테이블과 3평반 정도의 테이블 2개 정도가 전부인 작은 홀이 전부다. 그녀는 이 공간이 지리산 함양시장을 오가며 잠깐 들러 피로도 풀고 모여 수다도 떠는 그런 사랑방 역할을 했으면 한다. 겨울철 한정 커피 공짜라는 메리트는 이곳을 즐겨 찾는 단골들만 아는 비밀 아닌 비밀이다. 재래시장의 특성상 오전 7시에 문을 열고 오후 6시쯤에는 문을 닫는 그녀. 최근에는 시장을 찾는 이들의 발길이 끊어지며 더욱 한산해졌다. “외지인들이 왔을 때 함양가면 변강쇠 산삼호떡은 꼭 먹어봐야 한다는 그런 말이 나왔으면 해요” 작은 공간이지만 함께 모여 전통시장의 정(情)을 느낄 수 있는 김은정 대표의 변강쇠 호떡이다.강대용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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