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뭄에 지친 농심이 그 동안 애써 키워 온 작물을 갈아엎는 상황까지 벌어졌다. 지난 6월16일 오전 수동면 도북리 권승현(69)씨는 한 달여 동안 키워온 옥수수 밭 900여평을 트렉트를 이용해 갈아엎었다. “전국적으로 큰 일이다. 계속 비가 안 왔다. 도저히 이대로는 안 돼서 갈아엎고 벼를 심으려 한다” 옥수수를 심은 지 한 달여가 지났지만 20cm 정도 밖에 자라지 않아 이대로는 제대로 수확조차 기대할 수 없는 상황이다. 그는 “임대를 해서 옥수수를 심었는데 가물어서 자라지 못했다. 수시로 물을 줘야 하는데 힘에 부치고 이대로는 종자 값도 건질 수 없어 어쩔 수 없는 선택이다”라고 설명했다. 모 심기에 조금은 늦었지만 관정 등에서 물을 끌어들여 모를 심을 계획이다. 도북마을 권길현 이장은 “마을에 사과밭이 30만평 정도 되는데, 곳곳에 관정이 많아 물이 풍부하고 물 걱정을 안했었다. 저수지 2개 중 1개는 바싹 말랐고 물 때문에 싸움도 있었다. 그러나 어쩔 수 없는 상황인 것 같다. 더 심각한 마을도 있는 것으로 안다.”라고 가뭄의 심각성을 설명했다. 곳곳에서는 목마른 작물들이 타들어가고 있어 가뭄의 심각성을 보여 주었다. 수동면 효리마을에서 들깨를 심고 있던 농가도 가뭄의 심각성이 말했다. “어쩔 수 없이 때가 되니까 심는 것이지 잘 될 거라는 기대는 하지 않는다. 그나마 밭 옆에 관정이 있어 물을 길어오기 편한데 조금 더 심해지면 이것도 할 수 없을 것이다. 하늘에 맡기는 수밖에 없다” 콩, 들깨, 고추 등 많은 밭작물들이 가뭄에 지쳐 말라죽고 있었다. 가뭄은 수동면 앞을 지나는 남강도 말라붙게 만들었다. 평소 깨끗한 물이 흐르던 강물이 가뭄으로 작은 시냇물 줄기처럼 변해 있었다. 행정에서는 가뭄대책을 세우고 있다지만 농가에서 겪고 있는 실질적인 가뭄에는 역부족인 것 같다.강대용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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