함양군에서 지원하고 자부담금(1가족 5만원)을 들여 함양군 다문화가족들이 매년 문화체험을 하고 있는데요. 올해는 ‘대전 오~월드’ 등으로 가기로 했답니다. 차량 2대에 약 90명이 가게 되는데 선착순 신청이어서 신청 공문이 나가면 2일도 되지 않아 마감이 된다고 하네요.
다문화가정연합회장을 맡고 있는 남편 이야기로는 올해도 90명 정원에 신청 인원만 130명이 넘어서 선착순 신청 입금 원칙이 적용된다고는 하여도 예산 문제로 가고 싶어도 가지 못하는 동료들이 많아 안타까운 현실이라고 합니다.
순번에 밀렸지만 같이 가고 싶다고 이야기하는 다문화가정 동료들의 아픈 사연을 전하는 남편 마음만큼이나 저도 씁쓸하네요. 제가 무슨 힘이 있다고 저에게도 전화가 오고... 부탁을 하고... 원칙대로 하지 않으면 욕을 먹게 된다고 고집하는 남편의 마음인들 편하지만은 않다는 것을 누구보다도 잘 알거든요.
근데 다른 행사들도 많고 여행도 많을텐데 왜? 다문화가정연합회에서 주관하는 문화체험에만 유독 많은 신청자가 몰릴까요? 그것은 아마도 동료들과 함께 할 수 있어서가 아닐까요? 결혼 이주여성들의 함께 할 수 있는 시간. 출신 국적이 같은 사람도 있고 다른 사람도 있고. 차량 배정을 보면 같은 국적 위주로 양쪽 차량에 탑승하고, 그 외의 기타 국적들이 골고루 배정된 것을 알겠더라고요.
필리핀, 네팔, 베트남, 중국, 캄보디아, 태국, 일본, 러시아 등 출신 국적도 다양하지만 모두가 같은 처지의 같은 심정인 사람들. 문화적 차이에서 오는 갈등을 해소하기 위한 체험 공부의 자리인데 어찌보면 여행의 느낌도 들고 즐겁고 행복한 느낌도 든답니다. 다양한 국적별로 함께 하루를 보내다 보면 서로에게서 문화적 차이가 뭔지, 나와는 어떤 점이 다른지를 느끼게 되더군요.그리고 한국에 대해 서로가 이야기를 많이 하게 된답니다. 한국은 필리핀과 어떤 점이 다르다. 한국은 네팔과 어떤 점이 비슷하다. 한국은 어떤 점이 나쁘고, 어떤 점이 좋고, 어떤 점이 배울게 있고, 어떤 점이 어렵고 등등. 약속을 중요시하고 시간을 잘 지켜야하고 다양한 먹거리, 풍족한 물자, 편리한 교통, 돈을 벌 수 있는 일자리의 다양함. 특히 빨리빨리가 한국에 대한 공통된 인식인거 같더군요.
이번에 가게 된 ‘대전 오 월드’에는 장미 축제가 열리더군요. 수많은 장미꽃을 이쁜 우리 아기와 함께 볼 수 있고 사진도 찍을 수 있다고 생각하니 너무 기대가 되네요. 버스를 타고 이동하며 볼 수 있는 사파리(사자, 호랑이 등을 보는)와 다양한 종의 조류를 볼 수 있고, 신나는 물놀이와 각종 놀이 기구들. 아들(7세), 딸(3세)이 너무나 좋아할 것 같아요.
직장 다니는 사람도 있고, 저처럼 농사일을 하는 사람도 있을텐데 이번 문화체험이 생활의 재충전의 기회와 활력이 될 거라고 믿고 싶습니다. 가정과 일터에서의 힘든 일들이 오죽 많을까요? 가족과의 갈등, 직장에서의 힘겨움, 문화 차이에서 오는 스트레스 등.
이번 문화체험에서는 즐겁고 기쁜 가운데 힘든 모든 것을 벗어버리고 문화차이를 좁히고 극복하는 계기가 되어서 부디 오뚝이처럼 씩씩하게 힘차게 살아가는 우리 다문화가정이 되길 소망해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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