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간함양 창간15주년 기념 특집 - 함양농업을 이끄는 젊은 농부들, 농촌의 희망을 묻다우리의 부모님들은 그랬다. 힘들고 돈도 안 되는 농사일을 자식에게까지 물려주지 않겠노라고. 땅 팔고, 소팔아 그렇게 공부시키고 자신들은 못 배워 농사짓지만 자식들만큼은 농촌을 벗어나 도시에서 살아가라고.아직까지 `농업은 힘들다`라는 공식 아닌 공식이 남아있지만 세월의 흐름에 따라 농촌에 대한 인식도 많이 변했다. 특히 농업을 천직으로 알고 농촌에 정착한 젊은 농부들은 농업을 통해 새로운 미래를 꿈꾼다. 농업의 장래성을 주목하고 자신의 고향인 이곳 함양에 정착해 농업을 천직으로 택한 이들. 농부가 되겠다는 꿈을 일찍부터 실현해 자기 길을 꿋꿋하게 지켜나가는 젊은이들이 희망을 밝혀 준다. 함양의 농업을 이끄는 젊은 농부들의 이야기를 전하려 한다.
20대의 젊은 농부 정현기씨(23). 자신의 꿈을 좇아 20대라는 젊은 나이에도 당당하게 농부의 삶을 살아간다.
지곡면 덕암마을. 정현기씨의 꿈이 영글어가는 고향 마을이다. 그는 이곳에서 130마지기의 쌀농사를 짓는다. 양파도 20마지기 가량이다. 일반적으로 생각하기에 엄청나게 많은 농사를 짓는다. 이제 갓 군대를 제대하고 한창 대학을 다니며 즐거운 생활을 할 나이지만 그는 농부를 택했다. “그냥 제가 공부를 잘하지 못해 농사를 택했어요” 단순하게 대답하는 그지만 미래에 대한 많은 고민을 통해 내린 결론이 바로 농부다. 그는 자신의 꿈을 위해 고등학교를 졸업한 이후 한국농수산대학에 식량작물학과에 진학했다. 대한민국 농업을 이끌어갈 인재를 양성하는 농수산대학에서 자신의 꿈을 키웠다. “농사일은 고등학교 때부터 생각했던 곳이기도 해요. 농사를 짓는 것이잖아요”
학교를 졸업하고 곧바로 농업에 뛰어든 정현기씨. 당당한 영농 후계자의 한 사람으로서 지난해부터 아버지 정우식(62)씨와 함께 농사를 짓기 시작했다. 대학에서 식량작물학과를 졸업했지만 농부로서는 초보다. 그래서 지난해까지 아버지께 월급을 받으며 일을 거들었다. 그렇지만 올해는 아버지로부터 독립했다. 아버지와 일을 같이하고 수익을 나눈다. 올해 수익을 3000만원 정도 보고 있다. 아직 젊은 그는 욕심을 내지 않는다. “주변에서도 욕심 내지 말고 천천히 하나씩 만들어가라고 조언하세요. 아직 젊으니까 배울 것도 많잖아요”
특히 젊은 나이에 농사에 뛰어든 것에 대해 주변에서도 대견스러워한다. “잘 만 하면 돈 된다고 주변에서도 잘했다고 하세요” 언제부터인가 농사일이 하찮게 여겨지지만 그에게는 농사가 그의 미래를 이끌어 갈 소중한 꿈이기도 하다. “30살 이전에 1억을 버는 것이 꿈이에요. 충분히 할 수 있을 것이라 믿어요”
5월은 어쩌면 함양에서는 가장 바쁜 농번기다. 양파도 캐야 하고, 모내기를 위한 논 장만에 엄청나게 바쁜 시기다. “아버지는 많이 반대하지 않았지만 어머니는 조금은 탐탁지 않게 생각하셨어요. 그래도 아들이 한다고 하니 어쩔 수가 없었지요” 아직도 열심히 배우는 20대 초반의 젊은 농부. 농사일이 힘에 부칠 만도 하지만 “사실 힘든 것은 잘 모르겠어요. 대부분이 기계로 하잖아요.” 학교에서 배운 이론과 실제는 너무 많이 달랐다. 이제는 농기계도 익숙하게 다루고 농사일도 척척이다. “아버지께서 5년 안에 손을 놓으신다고 하셨어요. 아버지 그늘에서 벗어나기 전에 최대한 농사에 대해 배워야 해요”
현기씨가 농부로서의 길을 선택한 것도 아버지의 영향이 상당히 크다. 가장 중요한 것이 농사 기반을 아버지가 다 닦아 놓은 것이다. “농기계 가격이 상당하잖아요. 이미 아버지께서 갖춰놓은 것이 많아 누구 보다 쉽게 농사를 선택할 수 있었던 것 같아요”
농사일에도 이제는 이력이 붙었다. 열심히 해야 할 때는 최선을 다하고 쉴 때는 여느 친구들처럼 신나게 논다. “일할 때는 일하고 놀 때는 놀 수 있는 것이 농업이잖아요. 그리고 일한 만큼의 성과도 나오는 것이 농업이구요” 친구들도 열심히 일하는 그를 부러워하는 경우도 있다. 특히 힘든 사회생활을 하고 있는 친구들에게는 어떤 경우 동경의 대상이 되기도 한다.
2년 후에는 결혼까지 생각할 정도로 그의 인생설계에 맞춘 계획들을 차근차근 이뤄 나가고 있는 정현기씨. “농사는 많은 메리트가 있는 것 같아요. 아직 젊잖아요. 열심히 일한 만큼 돌아오는 것이 농사예요. 자신만 부지런하면 무엇이던 가능한 것 같아요” 함양 농업을 이끌 20대의 젊은 농부의 희망찬 농업이 기대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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