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형 유통업체의 위세에 밀려 이미 ‘한물갔다’는 인식에서 벗어나 전통과 추억이 살아 쉼 쉬는 저잣거리로 되돌려 놓겠다는 의지가 불타오르는 함양중앙시장. 극심한 소비위축으로 위기에 몰린 재래상권을 되살리기 위해 가장 적극적으로 살길을 모색하고 있는 함양중앙시장 손상길 회장은 “상인들도 시장을 살려보자는 의욕이 어느 때보다 강해 전망이 매우 밝다”고 전했다.
손상길 회장은 지난 2013년 5월1일부터 함양중앙시장상인회 회장을 맡아 많은 변화를 모색했었다. 특히 여느 재래시장에서 들을 수 있는 서비스 문제는 그에게 큰 고민거리로 다가왔다. “재래시장의 서비스가 대형 마트와 같이 할 수는 없지만 그래도 친절한 이미지를 줄 수 있는 방법을 많이 찾았습니다.” 그의 고민은 단박에 해결됐다. 올해 함양중앙시장 상인대학이 처음으로 개설되면서 시장 내 상인들에게도 변화의 바람이 일기 시작한 것이다. 상인대학에 참여하는 상인들의 친절 마인드도 몰라보다 달라졌다. 상인대학 개강하던 날 정원이 40명이었으나 60명이 참여하며 대성황을 이루기도 했다. 상인대학은 중소기업청의 지원을 받을 수 있는 돌파구이기도 하다. “상인대학을 개설하지 못하면 중기청의 재래시장 지원을 받지 못합니다. 상인대학 개설 자체에 대한 가산점이 많기 때문입니다. 특히 중기청은 개선의 여지가 있는 재래시장에 지원을 하고 있어 함양시장에 대한 지원을 기대하고 있습니다.” 많은 기대 속에 시작된 상인대학은 상인의 자질 향상을 목적으로 지난 5월부터 시작해 매주 수요일과 목요일 하루 2시간씩 20일 40시간 과정으로 운영됐다. 상인대학을 통해 상인들의 자생력 확보와 최신 마케팅 정보 공유와 함께 상인 서로간의 정보교류를 통해 한 단계 도약할 수 있는 발판을 마련했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또한 서로 같은 시장 안에서 일을 하면서도 장사에 바빠 얼굴 맞댈 기회가 별로 없었던 상인들로서는 상인대학을 통해 친목을 다지는 좋은 계기도 마련됐다.
함양중앙상설시장의 역사는 지난 1983년으로 거슬러 올라간다. 그 이전의 5일장도 인근 지역에서 가장 큰 시장으로 명성이 높았으며 정식 등록과 이후 현대화사업이 펼쳐지면서 여느 재래시장 못지않은 모습으로 변모했다. 그러나 대형마트 등 상권이 재래시장을 잠식하면서 침체일로를 걸었다. 현재 시장은 미곡전과 시장으로 나뉘어 미곡전의 점포 50개 중 48개에서 32명의 상인이 영업을 하고 있으며, 본시장 121칸에는 62명의 상인들이 활발하게 영업 중이다. 모두 169개의 점포에서 97명의 상인, 그리고 정확하게 파악은 되지 않지만 50개 이상의 노점들이 중앙시장 곳곳에 포진해 영업을 하며 대규모 상권이 형성한다. 하루 이용객은 얼마나 될까. 2일과 7일 장날이면 시장 안쪽은 발 디딜 틈조차 없을 정도로 문전성시를 이룬다. 하루에 1500명 이상이 장날을 이용한다. 그러나 평일에는 조금은 썰렁한 분위기가 연출되어 재래시장의 침체기를 단적으로 보여준다.
함양시장은 올해 ‘고객과 함께하는 놀이한마당’이라는 특별 이벤트 행사를 진행 중이다. 2만원 이상 구매고객에게 응모권을 주어 오는 9월 경품 추첨행사를 진행하기로 했다. 경품 규모가 큰 만큼 참여하는 이들도 많고 상인회의 기대도 크다. 손 회장은 “이번 행사를 통해 효과가 좋으면 내년에도 계획하고 있다”며 “계속적으로 이벤트를 만들어 소비자들이 지속적으로 찾을 수 있도록 만들 것”이라고 밝혔다.
이처럼 많은 사업들을 통해 재래시장 활성화를 이뤄내려 하고 있지만 개선해야 할 부분도 적지 않다. 함양중앙시장은 전국에 내세울 것이 없다는 것이다. 뚜렷한 특산물도 없을 뿐 아니라 소비자들을 끌어들일 아이템이 없어 외면을 받고 있다. 한해 100만 명 이상이 방문하는 상림공원이 가까이 있지만 시장은 외면 받는다. 또한 시장을 지탱하고 있는 상인들이 60~70대가 대부분이라 세대교체도 불가피하다. 이를 극복하기 위해 다양한 방법들을 연구 중이다. 중앙시장 권역 밖에 있는 지역 상인들도 편입시켜 함께 성장할 수 있는 방안을 마련하고 있다. 아울러 어지러운 난전을 깔끔한 좌판으로 바꿔 깨끗한 이미지를 만들어 나갈 계획이다. 특히 지리적으로 지리산을 내세울 수 있는 방법도 모색하고 있다. “‘지리산시장’이라고 하면 전 국민이 알 수 있지 않겠습니까. 무언가 차별화된 이미지를 심어 찾아올 수 있게 만들어 나가겠습니다.”
손상길 회장은 “함양중앙시장의 새롭게 변모된 모습은 앞으로 우리 함양 지역경제의 밝은 미래”라며 “시장 환경과 마케팅을 개선, 현대식 마트 못지않은 고품격 서비스를 제공하는 재래시장의 역동적인 참모습을 보여주는 데 최선을 다할 계획”이라고 말했다.강대용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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